종교 323

해탈의 맛은 왜 모두 한 맛일까?

“오! 자유! 정말로 나는 완전히 벗어났다.” 이 말은 뭇따장로니가 한 말이다. 장로니는 세 가지 굽은 것에서 벗어 났다고 했다. 그것은 절구, 절구공이, 그리고 마음이 비뚤어진 남편이라고 했다. 한 번역서만 보아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 또 다른 번역서를 참고해야 정확히 알 수 있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 회장은 “세 가지 굽은 것으로부터, 절구로부터 공이로부터 그리고 곱사등이 남편으로부터 벗어나 잘 해탈되었고 훌륭하게 해탈되었다.”(Thig.11)라고 번역했다. 번역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앞서 일아스님은 ‘마음이 비뚤어진 남편’이라고 번역했으나 전재성회장은 ‘곱사등이 남편’이라고 번역했다. 빠알리 원문을 찾아보았다. 찾아보니 “patina khujjakena”에 대한 것이다. 여기서 ‘khu..

종교 2020.09.20

아! 머지않아 이 몸은

아! 머지않아 이 몸은 “우린 이제 어쪄죠?” “나도 모르겠소.”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본 대사이다. 지바고는 라라를 만나 하루 밤을 보낸다. 러시아 벌판 늑대가 울어대는 눈내리는 농장에서 추운 밤을 함께 보낸 것이다. 흔히 ‘내로남불’이라고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이다. 영화에서 지바고와 라라의 행위는 좋게 말하면 로맨스이고, 나쁘게 말하면 불륜이다. 일은 벌어졌다. 남자옆에 머리를 대고 누워 있는 여자는 “우린 이제 어쪄죠?”라고 말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럴 때 남자는 “나도 모르겠소.”라고 말했다. 최근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보았다. 무인도를 빠져 나온 주인공에게 미..

종교 2020.09.12

고귀한 길은 거듭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고귀한 길은 거듭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불교의 목적이 있다. 그것은 해탈과 열반의 실현이다. 이것 외 다른 것은 없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세상사람들과 반대로 살아야 한다. 세상사람들이 탐욕과 분노와 미혹으로 살 때, 수행자들은 불탐과 부진과 무치의 삶을 살아 간다. 세상사람들과 반대로 수행자들은 흐름을 거슬러 산다. 마치 연어가 산란기가 되면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다. 그런데 역류의 삶을 사는 것은 상처투성이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부처님은 역류의 삶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했다. “수행승들이여,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이란 누구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어떤 사람이 감각적 쾌락의 욕망에 빠지지 않고, 악한 업을 저지르지 않고, 고통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완전한 청정한 삶을..

종교 2020.09.06

거침없이 흘러 가는 시간속에서

거침없이 흘러 가는 시간속에서 ‘오체불만족’이라는 책이 있었다. 신체장애를 겪은 사람의 책제목이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불만족스럽다. 이를 ‘과거불만족’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을 가능하면 삼간다. 심지어 7080콘서트에 나오는 노래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쏘아져 버려진 화살처럼 사람이 지나간 과거에 살면 늙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또 현재가 불만족스럽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법구경에는 “젊어서 청정한 삶을 살지 않고 재산도 모으지 못했으니, 쏘아져 버려진 화살처럼, 누워서 옛날을 애도한다.”(Dhp.156)라고 했다. 쏘아져 버려진 화살이 될 순 없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숲 어딘가에 떨어지면 재사용되지 않는다. 인생은 화살과도 같은 것이다. 숲 어딘가에 떨어졌을 때 ..

종교 2020.09.06

어떻게 나 자신을 수호할 것인가?

어떻게 나 자신을 수호할 것인가? 저 세상에 갈 때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할까? 내세와 윤회를 믿는 불자로서 저 세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저 세상은 기대수명 연령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밤일 수도 있다. 아니 한시간 후일 수도 있다. 한시가 급한 것이다. 일주일전 이사를 했다. 집 없이 산지 이십년 만에 비교적 작은 평수인 스물 세평 아파트로 이사했다. 집없이 산지 이십년만이다. 이를 작은법회모임 동기카톡방에 올렸더니 어느 법우님이 “부자되세요.”라고 했다. 이에 “감사합니다. 정신적 부자 되려고 합니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부자가 되면 불행해지기 쉽다 누구나 물질적 부자가 되려고 한다.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부동산투기 하는 것이다. 경매 물건을 잡아서 은행대출을 받는 식으로 재산을 증..

종교 2020.08.29

극히 적은 수의 사람들만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극히 적은 수의 사람들만이 저 언덕(해탈의 경지)에 이른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윤회에 빠질 뿐. 훌륭하게 잘 설명된 담마를 진지하게 제대로 수행하는 사람들은 마침내 저 언덕에 이른다. 그리하여 아주 건너기 어려운 염마의 왕국을 통과하게 된다... 절에 오는 불자님들중에 아주 적은수의 사람들만이 자신의 가장 소중한것을 저 많은 사람들을 위해 보시하면서도 홀로 빙그레 웃고 있습니다 맑고 향기롭게는.. 결코 부처님이 주시는 선물이 아니라 바로 내가 짓는 복밭이기 때문이겠지요 살아가면서 역경이 와도 슬퍼하지 않고 순경이 와도 그리 기뻐하지 않습니다 늘 한결같이 평화스럽게 살아갈수 있는것 또한 절간에서만 노랑 부처님이 있는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행주좌와 어..

종교 2020.08.23

그들이 다 천도되면 좋을 텐데…

파라다이스 그들이 다 천도되면 좋을 텐데… 질문 요즘은 수많은 사건 사고와 바이러스 등으로 인하여 한순간에 많은 생명들이 사라져 가는 일이 자주 생기는데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들이 다 천도가 되면 좋을 텐데 사실 너무 극악한 마음으로 살았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마음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 분별심도 놓아야 하겠지만 여하튼 저같이 모자란 사람의 마음도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큰스님 말씀 그래서 이 천도라는 것이 별거 아니라고 아는 사람은 별거 아니라고 하더라도, 모르는 사람은 죽어도 모르고 살아도 몰라요. 그래서 벗어날 길이 없는 거죠. 한 찰나면 사람이 저 삼천 년 전으로도 뛰고 삼천 년 후로도 뛰고 일 초 전으로도 뛰고 일 초 후로도 뛸 텐데, 이건 생무지니까 말입니다. 마음이 항상 살던 습..

종교 2020.08.23

우상숭배를 막은 건 불조(佛祖)의 본래 뜻이다

유당(幽堂) 우상숭배를 막은 건 불조(佛祖)의 본래 뜻이다 '일승'(一乘)의 본분납자(本分衲子)는 이미 '시간 없는 법문'(無時之門)에 들었으므로 시대의 변천 따위는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붓다가 '정법시대'(正法時代)나 '상법시대'(像法時代) '말법시대'(末法時代)를 말한 것은 어디까지나 무명중생을 건지기 위해 방편으로 시설한 말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은, '온갖 형상'(諸相)을 세우는 것이 곧 '정법'(正法)을 등지는 일이 된다는 것을 천명한 게 바로 붓다의 본 뜻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고로 「만약 온갖 상(相)이 '상'이 아닌 줄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고 한 게 아니겠어요? 「이 '마음'이 그대로 '부처'요, 이 '마음'이 그대로 '법'인 겁..

종교 2020.08.23

업(業)의 가르침도 진리가 될 수 있을까?

업(業)의 가르침도 진리가 될 수 있을까? 파스칼의 내기가 있다. 파스칼의 내기(Pascal’s wager)는 기독교적 변증법을 말한다. 이는 신론에 대한 것이다. 신의 유무에 대한 논쟁에서 신이 있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말한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 반반의 확률이라면 그래도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말이다. 파스칼의 내기는 죽었을 때 적용된다. 평소 신이 없다고 믿었던 사람이 죽었을 때 신이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이럴 경우 차라리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이 반반의 확률에서 이득이 됨을 말한다. 반반의 확률이라면 불교에도 파스칼의 내기와 유사한 가르침이 있다. 맛지마니까야에 실려 있는 ‘논파할 수 없는 가르침에 대한 경’(M60)을 말한다. 시기적으로 불교가 먼저 성립되었기 때문에 원조라고 ..

종교 202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