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335

정점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늙는다는 것도 두려움을 낳는다. 늙는다는 것은 죽음을 향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노년의 삶 역시 아름답다. 자신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무르익고 성장하고 성숙하는 기간이다. 순간에서 순간으로의 삶을 살고 삶이 안겨주는 모든 도전을 겪고 삶이 주는 모든 기회를 활용하고 삶이 초대하는 미지의 세계로 도전하는 삶을 살았다면 노년은 곧 성숙미를 얻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노년은 질병이 될 뿐이다.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저 나이를 먹고 늙어가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성숙을 이루지 못한다. 그런 노년은 짐이 된다. 육체는 나이를 먹었지만, 의식은 청소년기에 머물렀다. 육체는 늙었지만 내면의 삶은 성숙하지 못했다. 내면의 빛을 놓친 채로 죽음이 매일 다가오고 있다. 그러면 그대..

죽음이란? 2022.06.12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오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오면 나는 자연스럽게 죽게 되기를 바란다. 나는 병원이 아니고 집에 있기를 바라며 어떤 의사도 곁에 없기를 바란다. 의학은 삶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며 죽음에 대해서도 무지하니까. 그럴 수 있다면 나는 죽음이 가까이 왔을 무렵에 지붕이 없는 툭 트인 곳에 있고 싶다. 그리고 나는 단식을 하다 죽고 싶다. 죽음이 다가오면 음식을 끊고 할 수 있으면 마찬가지로 마시는 것도 끊기를 바란다. 나는 죽음의 과정을 예민하게 느끼고 싶다. 그러므로 어떤 진통제나 마취제도 필요 없다. 나는 되도록 빠르고 조용히 가고 싶다. 회한에 젖거나 슬픔에 잠길 필요는 없으니 오히려 자리를 함께 한 사람들은 마음과 행동에 조용함과 위엄, 이해와 평화로움을 갖춰 죽음의 경험을 함께 나눠 주기 ..

죽음이란? 2022.06.06

유배지에서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며

聊將月老訴冥府 來世夫妻易地爲 료장월로소명부 래세부처역지위 我死君生千里外 使君知有此心悲 아사군생천리외 사군지유차심비 -金正熙, 애로라지 월하노인 통해 저승에 하소연하여 내세에는 우리 부부 바꾸어 태어나기를…,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 천리 밖에서 그대로 하여금 이 슬픔 알게 하리니. 세한도 화폭 속을 불어가는 찬바람을 끄집어내어 글자 속에다 잔뜩 부어놓은 것만 같은 시. 그 쓸쓸하고 매서운 생의 찬바람 속에서 언제나 마음 한편 가장 따뜻한 불씨가 되었을 사람. 그 사람이 천리 밖에서 죽어갔건만 곁에서 한 순간도 지켜주지 못했으며 또 그 죽음 앞에서도 한 번 찾아가 보지도 못하는 죄인의 신세. 그 심정이 어찌 말로 표현될 것이며, 그 울음이 어찌 울음으로 다 울어질 것이겠는지요. 하여 모든 말을 접고서 다만..

죽음이란? 2022.04.24

안락사 결심한 세기의 만남

안락사 결심한 세기의 만남 호주의 저명한 식물학자 데이비드 구달이 104세 생일이던 2018년 4월 4일 “내 삶은 야외 활동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밖에 나갈 수도 없다.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며 안락사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구달 박사는 102세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연구실에 갈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했었다. 집에서 넘어져 다친 이후로 혼자 거동할 수 없게 되긴 했지만 불치병을 앓던 것도 아니었다. 한 달 여 뒤인 2018년 5월 10일, 구달 박사는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는 호주 땅을 떠나 멀리 스위스 바젤에 가서 약물을 투여받고 생을 마감했다. ▶‘세기의 미남’으로 불리며 1960~70년대 스크린을 주름잡던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건강이 더 나빠지면 안락사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

죽음이란? 2022.04.10

"나 어디로 가는 거야?" 안락사 영화 '완벽한 가족'

"나 어디로 가는 거야?" 안락사 영화 '완벽한 가족' 나의 지나 세월을 돌아본다. 한평생 엔지니어로 살았다. 꿈속에서도 회로설계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 중에서 PCB설계는 제2의 천성이 된 듯하다. 직업이란 무엇일까? 반복적 행위의 연속이다. 반복적 행위를 업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습관적 업이 되었다. 죽음에 임박할 때 내생을 결정할 정도로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어제 저녁 케이블채널에서 영화를 봤다. 운 좋게 처음부터 봤다. 영화제목은 '완벽한 가족'이다. 부제로 '어느 가족의 행복한 이별 이야기'로 되어 있다. 안락사에 대한 것이다. 영화 속에서 어머니는 몹쓸 병에 걸렸다. 사지가 마비되어 호스로 된 관으로 연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했다. 인터넷에서 구입한..

죽음이란? 2022.04.03

죽음이 두려운 것은

죽음이 두려운 것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한번도 죽어 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 그러나 주변에서 죽은 사람, 죽어 나가는 사람을 보았을 때 죽음은 항상 가까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한다. 죽기가 죽기보다 더 싫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 밤에 잠을 자면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지 않았으면”라며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흔히 삶과 죽음이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한다. 여기 벽이 하나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죽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 이쪽은 삶이고 문 저쪽은 죽음이라는 것이다. 삶과 죽음이 다른 것이 아니라면 삶과 죽음은 하나일 것이다. 이를 생사일여(生死一如)라고 한다. 놀랍게도 생사일여에 대한 게송을 발견했다. 생사일여..

죽음이란? 2022.03.19

이 생 마지막 길목에서

살아가면서 가장 연연해하는 것은 과거이고, 가장 바라고 소망하는 것은 미래이며, 가장 소홀히 하기 쉬운 것은 현재이다. 그러나 과거는 이미 흘러간 물이니 얽매일 필요가 없다. 미래는 아득하기가 마치 바람 같으니 바랄 수가 없다. 오직 현재 뿐이다. 궁한 처지에 있건 나은 처지에 있건 때를 얻으면 행하고 때를 얻지 못하면 멈추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면서 훗날을 기다리며 다른 사람을 탓하고 세월을 헛되이 보낸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인생 마지막 길목에서 인생 살아온 그 길을 되돌아보는 순간, 장의차에서 시신이 2초 후에는 화로 속으로, 1시간 30분이 지나면 안내판 자막이 뜹니다, ‘잠시 후에는 유골이 수습되어 화장이 끝납니다.’ 한줌의 재 멋있는 당신도 나 같은 사람도 화장장..

죽음이란? 2022.03.13

"죽기 직전 지난 삶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사실

우연히 심장마비로 죽은 환자의 죽기 직전 뇌파 촬영 꿈을 꾸거나 기억을 떠올리는 것같은 패턴과 일치 죽기 직전 지난 삶의 중요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는 말이 사실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과학적 증거가 우연히 포착됐다고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과학자 팀이 뇌전증(간질)에 걸린 87세 환자의 뇌파를 측정하던 도중 이 환자가 예상치 못하게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면서 그의 뇌파가 약 30초 가량 꿈을 꾸거나 기억을 떠올리는 것과 같은 패턴을 따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죽기 직전 지난 삶의 중요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는 말이 사실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과학적 증거가 우연히 포착됐다고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과학자 팀이 뇌전증(간질)..

죽음이란? 2022.02.24

"죽어가는 과정, 이렇게 아름답다니"…수만년 시간 담은 특별한 사진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은 그 존재만으로도 아름답다. 하지만 인간의 짧은 생에서 이들의 탄생과 죽음을 목도하기는 쉽지 않다.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인 항성은 가스, 먼지와 같은 성간 물질에서 만들어지고 성간 물질의 밀도가 높은 영역에서 물질들이 구 형태로 모여 탄생된다. 이렇게 탄생된 별들은 전주계열, 주계열, 후주계열 단계를 거치며 죽음에 이르게 된다. 서울예술대학교 디지털아트과 CT전공 재학생인 정준혁 씨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한 수천 개 별의 광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파동이 변화하는 모습을 데이터 시각화 작업을 통해 표현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열린 기초과학연구원(IBS) 제7회 아트인사이언스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IBS 아트인사이언스는 과학의 ..

죽음이란? 202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