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323

욕망을 추구한 대가로 우주적 스케일의 고통을

욕망을 추구한 대가로 우주적 스케일의 고통을 "도는 세샹 속에 있다." 이렇게 썼더니 어느 스님이 "도는 세상 속에도 있고 산중에도 도가 있다."라며 댓글 달아 놓았다. 도는 저자거리에도 있고 심산유곡에도 있다. 그럼에도 사람 사는 곳에 도가 더 있기 쉽다. 왜 그런가? 희로애락이 있기 때문이다. 도란 무엇일까? 도가도비상도 할 때 그런 도일까? 도는 다름 아닌 법이라고 본다. 도는 담마이다. 고유한 성질과 보편적 성질을 갖는 구경법이 도인 것이다. 이는 오온, 십이처, 십팔계 세상에서의 도를 말한다. 유튜브에서 어느 스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기를 보아주었는데 두 시간 만에 그만 두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기 키우는 고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스님은 유튜브에서 현재 자신의 삶이 매..

종교 2022.01.02

인생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하지만

인생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하지만 십이연기분석경(S12.2)을 외우고 있다. 십이연기를 해석한 경을 말한다. 그런데 각 연결고리에 대한 분석을 보면 역순으로 되어 있다. 자라마라낭(늙음-죽음)에서부터 분석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십이연기에서 환멸연기에 대한 것은 소멸구조에 대한 것이다. 반대로 십이연기에서 순환연기에 대한 것은 발생구조에 대한 것이다. 발생연기에 대한 것을 보면 무명에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난다. 그런데 빠알리 십이연기를 보면 붙는 것이 있다. 그것은 괴로움과 관련된 것이다. 인생은 괴로움의 다발 반야심경에서 십이연기는 노사로 끝나 버린다. 그러나 십이연기 정형구에서는 노사 다음에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과 죽음, 슬픔, 비탄, 고통, 근심, 절망이 생겨난다. 이 모든 괴로움의 ..

종교 2021.12.12

태어남을 왜 재생이라고 하는가?

태어남을 왜 재생이라고 하는가? 고요한 새벽이다. 잠은 잘 잤다. 새벽에 무엇을 해야 할까? 경전 외우기만한 것이 없다. 십이연기분석경(S12.2)에서 자띠(태어남)을 외워야 한다. "자띠 산자띠 옥깐띠 닙바띠 아비닙바띠 칸다낭 빠뚜바뵤 아야따나낭 빠띨라보" 자띠와 관련된 핵심게송이다. 전송과 후송은 있으나 반복구문이므로 생략했다. 키워드는 빠뚜바뵤와 빠띨라보이다. 잘 안 외워지는 것이다. 빠뚜바뵤(pātubhāvo)는 'Appearance'의 뜻이고, 빠띨라보(paṭilābho)는 'Obtaining'의 뜻이다. 오온이 나타나고 감각처소를 얻는다는 뜻이다. 태어남을 뜻하는 자띠에 대한 게송에 대한 번역은 다음과 같다. "출생하고 탄생하고 강생하고 전생하고 모든 존재의 다발들이 나타나고 감역을 얻는다."..

종교 2021.12.12

죽는 순간까지 호흡을 볼 수 있다면

죽는 순간까지 호흡을 볼 수 있다면 마라나눗사띠(maraṇānussati), 죽음을 계속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한자어로는 사수념(死隨念)이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는 ‘죽음에 대한 새김’으로 번역했다. 영어로는 ‘recollection of death’이다. 죽음명상이라고 한다. 11월 두 번째 금요니까야모임에서 죽음명상에 대한 경의 합송이 있었다. 이는 ‘죽음에 대한 새김을 어떻게 닦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된 경이다. 앙굿따라니까야 ‘죽음에 대한 새김의 경1(Paṭhamamaraṇassatisutta)’(A6.19)이 이에 해당된다. 나에게 오늘 하루만 주어졌다면 죽음명상을 어떻게 해야 할까? 경에서는 죽음명상하는 방법에 대하여 설명되어 있다. 모두 여섯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첫번째 방법을 보면..

종교 2021.12.04

인생은 존재인가 사건인가

인생은 존재인가 사건인가? 조금만 방심해도 자만에 빠진다. 자만에는 태생의 자만, 배운자의 자만, 부자의 자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젊음의 교만, 건강의 교만, 삶의 교만도 있다. 자만을 뜻하는 빠알리어는 마나(mana)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내가 있다'는 것에 기반한다. 그래서 대체로 "내가 누군데!"라며 자신을 내세운다. 여기서 우월적 자만이 생겨난다. 우월이 있으면 열등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라는 연기법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우월적 자만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열등적 자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잘 되는 자, 잘 나가는 자를 시기하고 질투한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는 열등적 자만이기 쉽다. 상대방의 성과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성공과 번영..

종교 2021.11.21

진리를 위해서라면 이 한몸 기꺼이

진리를 위해서라면 이 한몸 기꺼이 죽음명상 다섯 게송을 모두 다 외웠다. 오늘 새벽 잠에서 깨어 앞서 외운 네 개의 게송을 암송했다. 먼저 외운 것을 확인하고 그 다음 게송 외우기로 들어가야 한다. 시간은 몇시인지 모른다. 경행하듯이 좁은 방을 왔다갔다 하면서 기억을 되살렸다. 실마리만 찾으면 그 다음은 자동이다. 게송의 첫단어만 떠올리면 그 다음은 줄줄이 나오게 되어 있다. 죽음명상 네번째 게송은 법구경 마음의 품에 있는 41번 게송과 병행한다. 바로 이전에 외웠던 것으로 거저 먹기가 되었다. 법구경 41번 게송이 왜 죽음명상 4번 게송에 위치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아마도 우리 몸이 결국 죽음으로 끝나버릴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아! 머지않아 이 몸은 아! 쓸모없는 나무조각처럼 ..

종교 2021.10.30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두 가지 삶이 있다. 하나는 감각의 삶이고 또 하나는 비감각의 삶이다. 감각은 오욕의 삶이다. 오욕락을 추구하는 삶을 말한다.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후각적으로, 미각적으로, 촉각적으로, 즐거움을 추구하는 삶을 말한다. 이를 갈애의 삶이라 말할 수 있다. 비감각의 삶은 무엇일까? 감각을 떠난 삶이다. 감각적 욕망에서 쾌락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 욕망을 여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삶이다. 어떤 것이 있을까? 나에게 있어서는 글쓰기가 이에 해당된다. 이렇게 스마트폰 자판을 엄지로 치고 있을 때 살아 있는 것 같다. 육십비인생(六十非人生)이라는 말이 있다. 육십이 되고 보니 이전에 살았던 삶이 모두 다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속아서 산 것이다..

종교 2021.10.23

열반

키리에 붓다는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비영속적이고, 모든 것은 항상 변하고 있다. 이것을 이해하게 되면 그대는 해방을 얻게 될 것이다. 명심하라. 다른 사람들이 해방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은 자아를 위한 해방을 이야기한다. 붓다가 해방을 말할 때, 그는 자아로부터의 해방을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대단히 급진적인 입장이다. 그대가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그대 자신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붓다가 진정한 자유라고 말하는 유일한 자유는 그대 자신으로부터의 자유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대의 마음은 계속 장난을 칠 것이다. 마음은 새로운 캔버스에 새로운 욕망들을 그려 넣을 것이다. 그러면 아무것도 변하기 않는다. 그대는 캔버스를 갈아치울 수 있다. 시장바닥에서 나와 사원으로 들어가 앉..

종교 2021.10.03

존재는 왜 오고 가는가?

존재는 왜 오고 가는가? 이 세상에 먹고 사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을까? 그래서 “요즘 어떻게 사십니까?”라고 물으면 “먹고 살지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본다면 먹는 것은 사는 것이 된다. 요즘 유튜브에서 새에 대한 것을 보고 있다. 부화해서 비상하기까지 과정에 대한 것이다. 놀랍게도 2주 안에 모두 끝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눈도 못 뜨는 시뻘건 것이 2주 후가 되면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새 다큐에서 텅 빈 둥지를 보면 무상을 느낀다. 분명히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생명이 꾸물거렸는데 때가 되었을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마치 일장춘몽처럼 여겨진다. 사람도 그런 것 아닐까? 새끼새의 성장속도는 경이롭다. 하루가 다르게 그야말로 폭풍성장 한다. 이는 아기가 태어났을 때 백일도 되지 않..

종교 2021.09.11

도마복음서

닉내힘 도마복음서(Gospel of Thomas) ‘이 가르침은 살아있는 예수께서 하신 비밀의 말씀이며 디디모스 유다 도마가 기록한 것이다.’ 로 시작하는 도마복음은 이집트의 나그함마디에서 1945년에 발견되었다. 도마복음은 영지주의 복음서로 알려졌으며,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로 공인된 후 정경화 작업에서 이단으로 배제되어 수도사들에 의해 감추어 졌다가 1600여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지나 발견된 것이라 한다. 원래 정경화 작업 이전에는 수십 종류의 복음이 있었으나 정경화된 복음과 맞지 않는 듯한 복음은, 혼란을 피하고 통일된 경전의 정치적 필요성이나 이해할 수 없음으로 이단 또는 위경이라는 이유를 붙여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내용상으로 보면 도마복음이 보다 더 진리를 정확히 표현한 것으로 지금의..

종교 2021.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