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아이의 시 ‘아빠는 왜?’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예뻐해 주셔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가정의달 5월이라 그럴까. 오늘 인터넷에 ‘아빠는 왜?’라는 시가 또 툭 떠올랐다. 몇 해 전 아홉 살 아이가 지은 시다. 그때.. 비애 2019.05.11
아가야 / 천상병 外 by 천상병 아가야 해뜨기 전 새벽 중간쯤 희부연 어스름을 타고 낙심을 이리처럼 깨물며 사직공원길을 간다. 행인도 드문 이 거리 어느 집 문밖에서 서너 살 됨직한 잠옷 바람의 앳된 계집애가 울고 있다. 지겹도록 슬피운다. 지겹도록 슬피운다. 웬일일까? 개와 큰집 대문 밖에서 유리 같.. 비애 2019.04.27
시간의 보복 “오늘의 불행은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다.”―나폴레옹 자신의 불행을 이처럼 잘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 있을까. 현재 내가 겪고 있는 힘든 사정은 과거의 내가 어느 시간을 잘못 산 대가라는 말이다. 어리석음이 죄라며 과거가 현재에 잘못을 묻는다. 그렇다면 과거의 시.. 비애 2019.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