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중엽 이탈리아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우주중심이 아니라 태양을 돈다고 말하였고,19세기 중엽 영국 박물학자 다윈은 인간이 신의 직접 창조물이 아니라 하등 영장류로부터 진화되었다고 주장하였다.
20세기 초 프로이드는 영적 개념인 정신작용이 신이 아니라 잠재된 무의식에 의하여 이해된다고 발표하였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았지만,이 이론들은 서구문명을 기독교의 틀에서부터 벗어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 현상을 중요시하는 자연과학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과학과 종교의 문제는 종교 영향 하에 자란 천재들에게 난처한 주제였던 듯하다.
뉴턴은 과학이 신의 뜻을 파악하는 한 형태의 숭배의식이라는 관점을 공적으로 표명하였지만 교리에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은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고,과학 없는 종교는 장님이다"라거나 "신이 어떻게 이 세계를 창조했는지 알고 싶다"고 한 말에서 보면 절대적 존재에 대한 믿음이나 또는 그것이 자연의 원리라는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강연하였던 스티븐 호킹은 우주의 역사에서 신의 지문을 발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우주가 창조하여 지금까지 진화되어 오는 동안 결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이 개입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주가 무에서 우연히 저절로 창조되었다는 현대 우주론에서는 초자연적 존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특히,우주는 시공간이므로 창조 이전에는 시간을 포함하여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
그렇게 우주에 내재하는 신은 우주 창조 후에야 존재 가능함을 알아서인지 그리스 신화에서는 신은 우주 창조 후에 3세대로 태어난다.
이에 반하여 "태초에 신은 하늘과 지구를 창조했다"로 되어 있는 기독교의 구약 첫 문장은 우주 창조 이전에 신이 존재한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
그 점에서 보면 현재 기독교와 현재 과학은 상치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세계에서는 진기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제 힘으로는 튀어나오지 못하는 울타리 안에 갇혀서 움직이던 물체가 어느 순간 밖으로 나오거나,또는 아무 것도 없는 에너지 영인 상태에서 같은 크기의 양과 음의 에너지로 나누어지는 현상들이 일어난다.
이런 예는 보통 불가능하다고 여겨지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으로,방사성원소로부터 알파 입자 방출과 우주의 창조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들이 발생하는 요인이 20세기 후반에 진공요동으로 밝혀졌다.
진공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인줄 알았는데,더 들여다보니 아무 것도 없는 상태라기보다는 아주 짧은 순간,순간 존재하는 가상입자들의 바다이었다.
그 결과 진공 에너지는 평균값이 영이지만,아주 짧은 시간 동안 양으로 음으로 요동하기도 한다.
진공요동 효과를 물리학자 캐시미르가 예언하고,스파르나니가 그 효과를 측정하여 실체를 증명하였다.
최근 진공 에너지는 우주의 가속팽창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제 5원소와 연관되어 우주비밀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계산에 의하면 진공 에너지는 우주에 존재하는 전체 질량의 에너지보다 10의 120승배만큼 크다.
엄청나다.
인류는 그 엄청난 진공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을까. 캐시미르 효과 실험에 의하면 진공 에너지의 이용이 열역학 법칙에 어긋나지 않은 듯하지만,그래도 그 사용은 우주생성과 구조의 규명에 해당되는 것이므로 먼 미래의 일인 듯하다.
사실 우주 규명은 어떤 우주인가를 넘어서 우주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까지 해결하는 문제이며 인류의 우주지배에 관련된 것으로,과학의 최종 과제일 듯하다.
현재 과학은 강력한 레이저나 또는 캐시미르 장치로 진공요동을 변형시켜 음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즉,인류문명이 음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초기 단계에 있다.
음의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만들면 우주구조를 임의대로 변형하여 시간과 공간을 빛보다 빠르게 넘나들 수 있다.
우주여행도 가능하고 시간여행도 가능하다.
진공 에너지의 이용도 가능할 듯하다.
그런 날이 오면,과학의 도전이 마지막 장인 신의 영역까지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