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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비 분별 놓아버리고 / 대인춘풍(待人春風)

황령산산지기 2016. 6. 8. 08:51

 

 

눈으로 보되 보는 바 없으면 분별이 없고
귀로 듣되 소리가 없으면 시비가 끊어지네.
시비와 분별을 모두 놓아버리고
다만 마음이 부처임을 보아 자신에게 귀의하라.

목무소견무분별(目無所見無分別)
이청무음절시비(耳聽無音絶是非)
시비분별도방하(是非分別都放下)
단간심불자귀의(但看心佛自歸依)

- 부설거사


어떤 것이 보는 눈과 듣는 귀입니까?

이렇게 물으면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자기 얼굴 위에 붙어 있는

눈을 가리키고 귀를 가리킵니다.

쓰고 있으면서도 알지 못하고 분별을 따라 죽은 고깃덩이만 쫓아갑니다.

금방 숨이 끊어진 사람도 눈과 귀가 있건만 어찌하여 보지도 듣지도 못합니까?

볼 수 있는 것이 진짜 눈이고 들을 줄 아는 것이 진짜 귀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진짜 보는 눈과 듣는 귀입니까?

어떤 것이 보이는 모습이고 들리는 소리입니까?

이렇게 물으면 사람들은 바깥의 사물이나 소리를 가리킵니다.

한통속 안에 있으면서 스스로 허망한 시비 분별에 떨어져

자기를 잊어버리고 경계를 쫓아갑니다.

모든 모양이 모양 없는 것 안에서 드러나고,

모든 소리가 소리 없는 것 안에서 나타납니다.

보는 자과 보이는 모습이 둘이 아니고,

듣는 자와 들리는 소리가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진짜 보이는 모습이고 들리는 소리입니까?

악! 일체의 시비 분별을 놓아버리십시오!

다만 보는 자와 보이는 것이 모두 마음이고,

듣는 자와 들리는 것이 모두 자기 성품임을 보십시오.

이것이 육신에 한정되지 않은 본래 마음이요, 이것을 일러 부처라 하며,

이것이 진정한 자기 자신입니다.

마치 꿈속 세상에서 오가는 주인공만 나인 줄 알았다가 꿈을 깨고 보니

꿈속 세상 전체가 바로 내 마음의 작용이었음을 깨닫듯이,

바로 지금 이대로가 하나의 마음이 꾸는 꿈과 같은 것임을 깨달으십시오.

참된 자기에게 귀의하십시오.

 

- 몽지님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 -채근담(菜根譚)-

 

남을 대 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기에게는 가을의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하라

 

 

채근담은 중국 명대(明代) 홍응명(洪應明)이 지은

삼교일치(三敎一致)통속적인 처세 철학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좌우명이기도 하였고,

요즘 수사권문제로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사실은 그렇지 못하면서 포장(包裝)용으로도 곧잘 쓰는 

이 글은 참으로 훌륭한 글이다.

 

모든 과실은 다른이에게 돌리기 일쑤이고 남의 말보다는

자신의 말만을 변명하는  나 역시나 이 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기 합리화에 강해진 상당수의 현대인들이

그 반대의 자세로 살아가지 않는가 하는 생각인데

남의 탓으로 잘 돌리고 자기의 과실에 대해서는 곧잘 합리화를

시키는 우리에게 생각을 해보게 하는 이 글이 아닐까 싶다.

 

以責人之心責己 以恕己之心恕人(이책인지심책기 이서기지심서인)이라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망하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는 말에 자신을 돌아보며 소개해 본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유당(幽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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