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유배지에서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며

황령산산지기 2022. 4. 24. 05:52
 



聊將月老訴冥府  來世夫妻易地爲
료장월로소명부  래세부처역지위

我死君生千里外  使君知有此心悲
아사군생천리외  사군지유차심비 

-金正熙, 
<配所輓妻喪 유배지에서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며> 


애로라지 월하노인 통해 저승에 하소연하여 
내세에는 우리 부부 바꾸어 태어나기를…,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 천리 밖에서 
그대로 하여금 이 슬픔 알게 하리니.  


 

                                                                        
세한도 화폭 속을 불어가는 찬바람을 끄집어내어
글자 속에다 잔뜩 부어놓은 것만 같은 시.

그 쓸쓸하고 매서운 생의 찬바람 속에서
언제나 마음 한편 가장 따뜻한 불씨가 되었을 사람.

그 사람이 천리 밖에서 죽어갔건만 
곁에서 한 순간도 지켜주지 못했으며 

또 그 죽음 앞에서도 
한 번 찾아가 보지도 못하는 죄인의 신세. 

그 심정이 어찌 말로 표현될 것이며, 
그 울음이 어찌 울음으로 다 울어질 것이겠는지요. 

하여 모든 말을 접고서 다만 바라옵는 것은 
부부의 인연을 맺어주는 월하노인에게 부탁하여, 
다음 생엔 서로 바꾸어 태어나기를… 

그리하여 내가 죽고 그대가 살아 
이 마음 알게 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그렇게 따로 곡성을 아니 담았어도 
시 속엔 가슴 저미는 통곡 소리가 가득한 듯합니다.

절절한 통곡
울어지지 않는 울음
죽음이 갈라놓는 이별

그 슬픔 견디기 힘들 것 같아
내 먼저 먼길 떠나며 그대의 전송을 받아야할까.

그대가 슬픔에 젖어 있을 것이 걱정되어
그대 먼저 보내야 마음이 편할까.

죽은 사람 불쌍타 옛말 있으나
사랑하는 사람 떠나보낸
남은 자의 슬픔을 어찌 표현할까요.

부모 앞서는 자식의 죽음
아직이라 말하고 싶은 남편 혹은 아내의 죽음

가까운 지우의 떠남
피할 수 없는 일들..

곁에 있을 때 더 보듬어 주고
표현하는 사랑으로
절절한 통곡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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