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보다 가는 실… 극세사 인기 오는 25일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 허현정(27·KMTV 편성PD)씨. 뒤늦게 살림장만을 시작한 그녀의 눈에 ‘극세사(極細絲·microfiber)’라는
생경한 단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TV홈쇼핑에선 “극세사 침구세트, 오늘만 이 가격!”을 외치고, 인터넷과 할인점에선 수건과 행주, 목욕가운에 안경닦이수건까지 모아놓은
‘극세사 기획상품전’이 한창이다. “도대체 극세사가 뭐길래?” 그녀가 궁금해하는 7가지를 실타래 풀듯 풀어봤다.
극세사란 굵기가 0.5데니어(실의 굵기를 나타내는 단위) 이하인 실을 말한다. ‘머리카락(60~80데니어)의 100분의 1’보다도 가는 셈. 폴리에스테르와 나일론을 약 7대3 비율로 섞어 가늘게 뽑은 뒤 기계로 정교하게 8분할 해서 만든다. 0.1데니어보다도 가는 실은 ‘초(超)극세사’라고 부르는데, 기능적으로 극세사와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머리카락 5000분의 1’
같은 광고에 속지 말 것.
2 실이 가늘면 뭐가 좋을까? 지름이 100㎜인 실 1가닥과 지름이 1㎜인 실 100가닥을 물에 담그면 어느 쪽이 더 많은 물을 흡수할까? 단연 100가닥 쪽이다. 전체
지름은 같아도 표면적이 훨씬 넓다. 면소재보다 흡수율이 2~5배 높아 스포츠 타월(땀 닦는 수건) 소재로도 유용하다, 머리를 감은 경우에도
극세사 수건으로 닦으면 훨씬 빨리 마른다. 한국섬유공학회 정성훈 총무이사(한양대 섬유공학과 교수)는 “기능면에선 극세사가 면(綿)보다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3 먼지는 왜 잘 닦이지? 극세사의 묘미는 ‘꼬임’. 몇 가닥씩, 어떻게 꼬느냐에 따라 직물의 질감과 용도가 달라진다. 밀대(걸레)나 행주 같은 청소용품은 끝단에 꼬임을 줘서 먼지가 잘 붙도록 만든 제품. 표면적이 넓어 유리·타일 같이 미끄러운 재질도 잘 닦이고, 표면에 흠집이 나지 않는다. 미국·영국 등 47개국에 극세사 제품을 수출하는 은성코퍼레이션(www.sesa.co.kr)의 유용성 과장은 “세제를 많이 묻히지 않아도
먼지가 잘 닦여 세제사용에 엄격한 유럽에서 특히 인기”라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 ‘G마켓’의 김현준 과장은 “극세사 걸레·행주세트가 하루
150~200개씩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얼룩이 잘 안 지워지는 면에 비해, 극세사 제품은 빨랫비누로 가볍게 문지르거나 가루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담가두는 것만으로도 때가 쉽게
빠진다. 기름때를 자주 닦는다면 특수가공처리를 한 한국쓰리엠(3M) 스카치브라이트 프리미엄 행주가 편하다. 단, 극세사는 세탁시 표백제나
섬유유연제를 넣으면 잔여물이 실 사이에 달라붙어 흡수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할 것.
5 무자극 때수건? 자극 없이 각질만 제거된다고 해서 극세사 때 수건으로 때를 미는 게 한참 유행했다. 그러나 드림피부과의 이호균 원장은 “피부 표면이 유리처럼 매끈한 것도 아니고, 극세사가 필요한 각질과 불필요한 각질까지 구분해 갈아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극이 없을 순 없다”고 말한다. 특히 힘을 주어 ‘박박’ 문지르는 것은 금물. 거품으로 때를 녹여내는 쪽이 피부에는 더 이롭다. 6 아토피·천식 환자에 좋다? 털이 잘 빠지지 않는 극세사 카펫, 러그도 인기품목. 극세사 침구는 ‘아토피나 천식, 비염 환자에게 좋다’고 알려져, 지난 겨울 CJ홈쇼핑에서 18분 방송하는 동안 4500세트가 팔려나갔다. 극세사 섬유조직은 빈 공간이 10㎛(1㎛=1/1000㎜)이하일 만큼 촘촘하게 직조되기 때문에, 크기가 100~300㎛인 진드기가 파고들지
못한다는 것. 그러나 조직 속엔 진드기가 없다 해도 이불 표면에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햇볕에 널어 살균해야 한다.
실이 충분히 가늘지 않거나, 꼬임이 부족하고 조직이 느슨한 ‘이름만 극세사’ 제품들이 있다. 염색이 고르지 않아 세탁 후 변색되기도 한다. 육안으로는 구별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원사를 8분할하고 꼬임을 넣는 등의 공정에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는 점. 따라서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구입할 때는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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