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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위에서 노래하고… 쟁반도 뚝!" 이색 노래방 인기

황령산산지기 2006. 8.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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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5시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P노래방. ‘라일락’, ‘팬지’, ‘골든벨’ 같은 이름의 방들을 지나 복도 끝 ‘실버룸’의 문을 열었다. 폭신한 깃털베개가 머리맡에 놓여진 화려한 침대 위에서 여고생들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새하얀 벽지, 고풍스런 피아노에 장식장까지…노래방이라곤 믿기지 않는다. “앗, 여기는 공주만 들어오는 곳인데!” 한 여학생이 장난스럽게 외쳤다.

노래방도 진화하고 있다. 카페보다 화려한 인테리어는 기본이다. 온돌방, 공기청정기를 갖춘 곳부터 전자피아노와 드럼을 갖다놓은 곳까지 있다. 최근엔 천장에서 쟁반이 떨어지는 곳도 등장했다.


▲ 지난 7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 노래방에서 상명고 여학생들이 최신가요를 부르며 즐거워하고 있다. 방마다 커다란 침대, 화려한 장식장이나 의자를 배치해 색다르게 꾸민 노래방이다.

◆카페ㆍ호텔 같은 노래방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Q노래방은 종업원들이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고 손님을 맞는다. 실내엔 각종 명품가방과 시계로 장식해놨다. “고급 호텔에 들어선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시간 당 이용료는 1만5000원~1만8000원으로 비싼 편. 주인은 “10대~20대 여성이 주 고객층으로, 평일에도 33개의 방이 비어 있을 때가 없다”고 말했다.

노원구에 위치한 P노래방은 27개 방을 모두 ‘공주풍’으로 꾸며놨다. 벨벳의자, 고풍스런 그림, 수가 놓인 레이스 천 커튼에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이 중에서도 여성들만 출입이 가능하다는 ‘실버룸’은 커다란 침대가 놓여져 인기다. 주말 낮엔 손님들이 몰려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한다. 무대와 계단식 좌석, 스탠딩 마이크를 갖춘 콘서트홀, ‘나이트룸’도 있다. 미래산업과학고를 다닌다는 최혜림(18)양은 “친구 생일 파티 때 주로 온다”며 “화려한 인테리어 덕에 이 곳에 오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광진구 건국대 부근에 위치한 M노래방은 각 방마다 산소공급기를 별도로 설치했다. 주인 선두환(28)씨는 “노래방이 지하에 위치해 있어, 산소가 부족할 거라 생각했다”며 “노래를 많이 불러도 지치지 않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신발 벗고 앉아서 노래 부른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노래‘방’도 유행이다. 온돌방, 다다미 노래방까지 생겼다.

노원역의 T노래방과 천호동 B노래방은 각 방을 모두 전통 온돌 난방식으로 만들었다. 온돌바닥 위에 마루를 깔아 겨울엔 뜨끈하게, 여름엔 시원하게 사용한다. 요즘엔 특히 일본풍의 ‘다다미방’이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B노래방을 운영하는 김영기씨는 “중장년층은 아직 신발을 벗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이며 그냥 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오래 앉아 편하게 놀 수 있다는 점 때문인지 젊은 층은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드럼에 쟁반까지, ‘튀는’ 노래방

라이브 클럽 자체를 옮겨놓은 것 같은 노래방도 있다. 홍대 입구에 위치한 Z노래방엔 전자피아노와 드럼 등 각종 타악기가 갖춰져 있다. 노래를 부르면 옆에서 드럼을 치고 북을 두드릴 수 있다. “남들이 노래 부를 때 탬버린을 흔들거나 책만 뒤적이는 시대는 지났다”는 주인의 설명이 자못 거창하게 들린다. 고등학생부터 넥타이를 맨 ‘아저씨’까지 이용객 폭도 넓다.

모 TV 프로그램처럼 천장에서 쟁반이 떨어지는 노래방도 생겼다. 신촌 연세대 근처의 한 노래방은 최근 방마다 쟁반을 설치해 놓았다. 벽에 붙은 단추를 누르면 천장 위의 쟁반이 떨어져내린다.


김수정 인턴기자
박선영 인턴기자
홍신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