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좋아요....

이순신 프로젝트

황령산산지기 2006. 6. 18. 18:52
지난 1월 중국정부 산하기관인 중국어교육센터는 케냐 나이로비대학에 '공자학원'을 개설했다. 지난해 출범한 이 센터가 전 세계에 100개의 공자학원을 세우기로 한 이후 아시아에 이어 아프리카에까지 발을 뻗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수를 지금의 3000만 명에서 5년내에 1억 명으로 늘려 자국의 문화수출을 확대할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5·4 문화운동 당시 도척보다도 더 큰 해악을 끼친 인물로 전락해 공자묘 대성전의 공자상까지 파괴됐는데 40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중국의 문화코드로 활용되고 있으니 역사적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한술 더 떠 지난 13일 공자의 입체 표준상까지 만들어 국가적인 문화브랜드로 사용하기로 했다. '돈이 되면 공자도 판다'는 그들의 상술에 혀를 내두를 만하다.

'공자 프로젝트'는 스페인의 세르반테스 문화원,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가 자국 문화를 전파하는 첨병이 된 것을 본떠 만들어졌다고 한다. 21세기가 문화의 시대라고 보면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공자와는 차원이 다르긴 하지만 경남도가 추진키로 한 '이순신 프로젝트'도 이목을 끈다. 내년에 시작돼 4년 만에 완료될 이순신 프로젝트에는 체계적인 학문적 연구를 진행할 국제센터와 함께 해전과 관련된 지역에 옛 모습을 복원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조선소와 해군사관학교까지 보유한 지역실정에도 잘 맞아떨어진다.

이순신 장군은 세계 해전사상 최고의 제독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브랜드로 부각시킬 만하다.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23전 전승과 1000척에 육박하는 왜선 격파 전과만도 나머지 세계 3대 해전의 배가 넘을 정도여서 세계적인 인지도도 높다. 이미 중국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에 거북선이 전시돼 있을 정도니 잘만 운용하면 관광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박희봉·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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