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송 달송

카타콤바의 비밀암호

황령산산지기 2006. 5. 18. 20:26
 
로마제국의 지배자들로부터 잔인한 탄압을 받아야 했던 초기 기독교시절 , 카타콤바의 상징들은 그들의 신앙을 숨기기 위한 비밀스러운 암호와 같은 것이었다.

키로
지금은 세계의 주요한 종교전통 중 하나로 확고한 위치를 가지고 있지만, 초기 2세기-4세기 무렵 기독교는 금지된 신앙공동체였다. 그래서, 로마병사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그들은 비밀스런 방법으로 그들의 신앙을 유지해 가야했다.

카타콤바는 초기 그리스도 신도들의 지하묘지로서, 2세기부터 5세기초까지 사용되었다. 흔히 카타콤이라고 알려져있다. 카타콤바(Catacomba)는 본래 고대로마에서 그리스도인과 히브리인이 함께 사용하던 지하묘지를 가리킨다. 특히 카타콤바는 그리스도교가 극심한 박해를 받던 시절, 임시피난처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카타콤바에는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의 강렬한 신앙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카타콤바에 나타난 이런 신앙의 증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징들이다. 이 상징들은 신앙을 그대로 드러낼 수 없었던 박해가운데서 그들의 신앙을 은밀하게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벽과, 무덤을 봉하는 비석 등 카타콤바의 여러 곳에는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모노그램, 물고기, 닻, 알파와 오메가, 착한 목자, 기도하는 사람, 비둘기 등 그리스도교인들의 신앙을 담은 여러 상징들이 발견되며, 이들 상징은 지금까지도 그리스도교의 중요한 상징으로 쓰여진다.

■ 그리스도의 모노그램(The Monogram of Christ)

지금도 그리스도교인들에게는 낯익은 상징이 된 이 모노그램(Monogramma)은 '그리스도(Christus)'를 발음하는 그리스어 단어 'ΧΡΙΣΤΟΣ'의 첫 두 글자인 'X(키)'와 'P(로)'를 합친 것이다. 곧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 모노그램이 무덤에 새겨졌다는 것은 묻힌 사람이 그리스도교인임을 나타냈다.

■ 물고기(ICHTOUS)

물고기는 최고신으로 믿어지는 <예수 그리스도(Jesus Christ)〉를 표시하는 가장 널리 알려진 상징으로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담은 징표라고 할 수 있다. 물고기가 그리스도를 나타내게 된 것은 그리스어로 '예수(Iesous) 그리스도(Christos) 하느님의(Theou) 아들(Uios) 구세주(Soter)'의 다섯단어 중 머릿글자를 합치면, 그리스어로 물고기를 의미하는 '익투스(Ichthus)'와 철자가 같기 때문이다. 바빌론 유수 시절부터 이 물고기는 히브리인들이 기다려 왔던 '구세주'를 상징했다고 한다. 그리고 2세기와 3세기, 이 카타콤바에서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비밀스런 장식무늬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이 물고기는 초기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마치 상형문자처럼 사용되었다.

■ 닻(Anchor)

초기기독교 시대에, 닻은 '구원'을 상징하는 비밀스런 암호였다. 닻의 모양이 세계를 구원하고자 예수그리스도가 못박힌 '십자가'의 모양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닻은 기독교에서 험한 인생의 바다를 무사히 항해한 후 항구에 돌아와 안식에 접어든 구원받은 영혼을 상징하기도 한다. 닻이 가지고 있는 안전, 안정의 의미를 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에서 구원자인 '그리스도(Christ)'는 험한 인생이란 바다의 닻에 비유되기도 한다. 고통스런 삶으로부터 구원해서, 새로운 희망과 평안을 준다는 의미에서라고 합니다.

■ 알파와 오메가(The Alpha and the Omega)

그리스어 알파벳의 첫번째 글자와 마지막 글자와 그리스도의 모노그램이 합해진 이 상징은, 그리스도교의 구원자인 예수 그리스도가 우주만물의 처음이며, 끝임을 의미하는 상징이다. 우주만물의 처음이며 끝이라는 것은, 우주만물을 창조했으며 모든 존재일체를 주관하여 지배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 피닉스(불사조, Phoenix)

그리스도교에서 피닉스는 궁극적인 구원을 위한 신체의 '부활'을 상징한다. 피닉스는 고대 이집트신화에 등장하는 상상의 영조(靈鳥)이다. 아라비아사막에 살며 500년마다 한번씩 태양신의 도시인 헬리오폴리스에 나타난다. 피닉스는 죽을 때가 되면, 향나무가지로 둥지를 틀고 거기에 스스로 불을 붙여 타죽는다. 그리고 그 재 속에서 새로운 피닉스가 태어난다. 그래서, 종교예술이나 문학 속에서 불사조는 불멸 또는 재생(再生)의 상징이다.

■ 착한 목자(The Good Shepherd)

목자가 양을 어깨에 매고 있는 모습으로서, 구세주 그리스도와 그가 구원한 영혼을 상징한다. 벽화에 특히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 기도하는 사람(The Orante)

이 상징은 하느님의 안식에 들어간 구원받은 영혼을 나타낸다. 보통 두 팔을 벌려 들어올린 형상이다.

■ 비둘기(the Dove)

입에 올리브가지를 물고 있는 이 비둘기상징 역시 하느님이 베푼 평온한 안식에 든 구원받은 영혼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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