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송 달송

다양성과 바넘효과(Barnum Effect)

황령산산지기 2020. 7. 26. 11:00

19세기의 서커스단에서 일했던 바넘은, 몇 마디의 대화로 사람의 성격을 맞추는 것으로 유명했다.

볼거리가 많지 않았던 그 시절에, 그의 출연으로 곡예단의 인기가 더욱 상승했다고 한다.

그러나 1950년대 심리학자 포러(Forer)의 연구에 의하면, 같은 설문지의 내용에 대하여 각 피실험자들은 모두가

자기의 성격을 그대로 묘사를 했다고 여겨서, 바넘효과는 포러효과라고도 불리운다.

 

마치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이 정해진다는 생각을 연상하게 한다.

전 세계에서 거의 일본과 한국만이 혈액형별 성격에 대한 믿음이 유행한다.

이것은 일본의 문화가 한국에 거의 그대로 수입되는 것에 기인한다고 여겨진다.

혈액형에 따라서 성격이 정해진다는 생각은, 필자가 어렸을때도 유행했고 요즈음 신세대들 사이에서도 믿어진다.

 

필자는 초등학교 중, 저학년 까지 혼자 생각하고 책 읽기를 좋아했다.

외톨이로 지내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어머니가, 이웃의 같은 학년 급우를 간식으로 포섭(?)하여

집으로 데려 올 정도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친구라고는, 이사 간 아파트에서 같은 동에 사는 둘 밖에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의 인도로 점차로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이런 성향이 있는 나에게 다음과 같은 설문지가 왔다.

"당신은 외향적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진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내향적이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척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설문은 나에게 꼭 들어맞는 문항으로 여겨진다. 다음과 같은 설문은 어떨까?

"당신은 내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항상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고 싶어하며, 인간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당연히 이 문항도 맞다고 하겠다. 또, 모든 이에게 맞는 문항이다.

 

그래서 심리검사를 할 때는, 바넘효과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문항작성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대부분의 점성가, 무당, 역학(사주)인들은 바넘효과를 적절하게 이용한다.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불안해 하는 것은 사람의 경우에 너무도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역학인 등에게 좋은 말을 들으면 안심하고, 나쁜 말에는 돈과 정성을 쏟는다.

종교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종교인들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바넘효과를 응용한다.

 

"신과 동물 사이에 사람이 위치한다."

인간이 중간적인 존재라는 것이 아니고, 신에게 이를 수도 있고 동물처럼 살 수도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주어진 본능대로 살면 동물이나 짐승이 되고, 내가 이미 `완전한 자`라는 자각이 있으면 신이 된다.

미래는 정해져 있지만, 내가 미래를 정하면 다시 새로운 미래가 펼쳐진다.

물론, 원하는 미래를 허용해야 하고, 은연중에 생기는 부정의식이 없어야 함은 당연하다.

 

역사가 펼쳐지는 것도 마찬가지로 보여진다.

기본적으로는 변증법(정-반-합)으로 전개되지만, 추진력은 집단적 의식이나 무의식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미래는 개인적으로나 전체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또한, 정해질 수가 있는 것이다.

각 자에게는 많은 가능성과 함께 다양성도 같이 존재한다.

 

혈액형에, 사주팔자에, 타로점에, 용한 무당이나 이름 뿐인 신에게 맡길 정도로 한정된 것이 인간이 아니다.

주어진 관습이나 본능에 몸을 맡기면 동물에 이르고, 가능성과 다양성을 발견해서 나아가면 신에도 이를 수 있다.

결정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젖어 들겠는가 아니면, 나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