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

황령산산지기 2020. 5. 10. 07:12
  
파라다이스

     




마조대사는 수수께끼 같은 방식으로 급소를 찌르는데 결코 기회를 놓치는 법이 없다.

심지어는 임종을 앞두고 중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근황을 묻는 제자에게 유명한 대답을 남겼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 이것은 선에서 유명한 구절이다.

삶을 의미하는 태양을 마주 보고 있든, 또는 죽음을 상징하는 달을 보고 있던

그대의 불성에는 아무 차이도 없다.

그대가 어둠 속에서 있든, 밝은 빛에 있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대의 불성은 항상 변함이 없다.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

  마조대사는 죽어가는 순간에도 이 짧은 말로 제자들을 가르친다.

 “아무 변화도 없을 것이다. 다만 해가 지고 달이 뜨는 것뿐이다.

나는 영원하다. 하늘에 해가 떠 있건, 달이 떠 있건 하늘은 변함이 없다.

그렇듯 나는 항상 여기에 있다.”

스승은 죽음이 없음을 안다. 그는 영원을 안다.




  어느 날, 마조대사는 절 가까이에 있는 석문산에 올랐다. 그는 얼마 동안 숲속을 거닐면서 명상했다.




  고타마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보드가야(Bodhgaya)에 가면 그의 깨달음을 기념해 세운 절이 있다.

그리고 절 옆으로는 돌들이 한 줄로 길게 깔려 있는데, 그 돌들이 절 뒤로 이어진다.

절 뒤에는 그가 앉아서 명상했던 보리수가 서 있다.

고타마 붓다의 명상은 두 가지 자세로 행해졌다. 앉는 것과 걷는 것이다.

그는 한 시간 동안 사념을 주시하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다음에는 한 시간 동안 천천히 걸으면서 다시 사념을 주시했다.

그렇게 그는 앉아서 하는 명상과 걸으면서 하는 명상을 교대로 반복했다.


  그것은 아름다운 경험이다. 곧 그대는 앉든 걷든 상관없이,

잠자든 활동하든 상관없이 그대 안의 어떤 것은 항상 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앉아 있든 걷고 있든 간에 달라지지 않는다. 잠자고 있을 때조차 변하지 않는다.

촛불처럼 타오르는 내면의 빛은 잠 속에서도 결코 꺼지지 않는다.

드디어 그대의 각성은 하루 24시간 지속된다. 그것이 완벽한 깨달음이다.




  그러다가 동굴이 무너져 평평해진 것을 보고 동행한 시자(侍子)에게 말했다.

 “다음 달, 나의 육신은 땅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는 산에서 돌아와 곧 몸져 누었다.

다음 달은 24, 그는 목욕을 마치고 결가부좌를 한 채로 입적(入寂)했다.




  스승은 각성된 의식으로 산다. 죽을 때에도 그의 의식은 깨어 있다. 죽기 한 달 전에,

그는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투명한 눈으로 모든 것을 꿰뚫어 본다.

그는 제자에게 자신의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어디에 무덤을 만들 것인지 알려주었다.

죽음은 그저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옮겨 가거나,

또는 육체에서 벗어나 거대한 우주의 대양으로 돌아가는 게임일 뿐이다.




<선 빈거울에 담긴 노래: 마조> - 오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