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

[스크랩] 마음에 와 닿는 네편의 상념...

황령산산지기 2018. 9. 22. 09:17









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삶에서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류시화 님의 시..









노을과 갈대









침묵에게..
 
내가 행복할 때에도
내가 서러울 때에도
그윽한 눈길로
나를 기다리던 너..

바위처럼
한결같은 네가    
답답하고 지루해서
일부러 외면하고
비켜서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
네 어깨너머로 보이는
저 하늘이 처음 본 듯
푸르구나.

너의 든든한 팔에 안겨
소금처럼 썩지 않는
한 마디의 말을
찾고 싶다.
언젠가는 네 품에서
영원한 잠을 자고 싶다.
침묵이여..
 
이해인님의 시.. 








노을과 갈대









새는 날며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류시화님의 시..











소중한 사람..
 
내가 부를 수만 개의 이름 중에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을
부름 하나가 있다면 그건 당신입니다..
 
 내가 그릴 수만 개의 그림 중에
죽는 날까지 고이 간직할 얼굴 하나가
 있다면 그건 당신입니다..
 
내가 만들 수만 개의 추억 중에
두고두고 가슴에 사무치는
 기억 하나가 있다면 그건 당신입니다..
 
내가 담아낼 수만 개의 사랑 중에
 되뇌고 또 되뇌어야 할 입버릇 같은
 정분 하나가 있다면 그건 당신입니다..
 
 내가 찾을 수만 개의 진실 중에
가슴을 치며 소중히 해야 할
고마움 하나가 있다면 그
건 당신뿐입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
당신뿐..
 
이준호님의 시..








노을과 갈대








[Yuki Kajiura]Grandpa's Violin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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