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

[스크랩] 그것이 아니라, 그것을 견딜 수 없는 마음이 문제 <전현수 박사>

황령산산지기 2016. 8. 2. 09:30

1.
누가 돈이 없어 힘들다 할 때
그 돈 없는 상태를 견딜 수 없는 마음이 있고,
또 내가 몸이 아파 힘들다 할 때는
그 몸 아픈 상태를 견딜 수 없는 마음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초점을 돈이면 돈, 건강이면 건강..
마음 아닌 대상에 초점을 두고 살아갑니다.
이제 좀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을 강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두고, 거기에서 무언가 변화를 주면
우리의 괴로움은 점점 줄게 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괴롭힐 수 없습니다.
그 모델이 우리 부처님이십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충실히 실천했던 아라한들을 보면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의 몸과 마음을 하고 자연처럼 된 존재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사리불을 보면.. 부처님께 가장 가까이 간 존재인데
사람들이 "사리불은 정말 훌륭한 인격을 가졌다. 절대로 화내지 않는다." 하니까
어떤 사람이 "아, 내가 사리불을 화나게 할 수 있다." 하고서
탁발하러 가고 있는 사리불 뒤에서 등을 세게 때렸습니다.
그러나 사리불은 그냥 그대로 계속 걸어갔습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바로 주먹이 날아가거나, 화를 내거나..
화는 안 내도 최소한 돌아보기는 하겠죠?
그러나 사리불은 그냥 갑니다..
마치 우리가.. 바람 분다고 돌아봅니까?
그냥 '그럴 만한 일이 있겠지~' 하고 그냥 갑니다..
자연으로 되지 않으면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2.
우리 몸은 자세히 관찰해 보면
왕성한 생명활동을 하면서 가만히 있습니다. 마치 자루처럼..
그러니까 뭐 나쁜 짓을 할 수 없겠죠?
그런데 우리 마음은 그러한 몸의 현상에 반응을 합니다.
몸의 왕성한 생명활동에 대해서.. 만약 심장이 쾅쾅 뛰면
무척 불안해 하는 사람이 있거나, 또는 침착하게 병원으로 가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반응에 따라서 중립적인 것이 긍정적으로 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되기도 합니다.

가만히 있는 몸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입니다.
제가 미얀마 양곤에서 수행을 할 때
저를 지도해주시던 스님께서 "손을 들려는 마음을 한번 내봐라."
그래서 손을 들려는 마음을 내니까 손이 바로 움직였습니다.
마음(의도)이 몸을 움직입니다.
몸은 본질적으로 보면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3.
마음이 움직이는 속성을 보면.. 마음은 항상 어딘가에 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저는 마음이 아무데도 안 가 있는데요~" 하지만
'아무데도 안 가 있는' 거기에 가 있습니다 ㅎㅎ
"나는 멍하게 있다~"고 하면 멍하게 있는 거기에 가 있습니다.
마치 밤에 등대 불빛이 어딘가는 비추듯.. 마음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마음은 항상 어딘가에 가서.. 그 영향을 받습니다.
한 번에 한 곳을 가서 영향을 받는데, 한 번에 두 곳은 가지 못 합니다.
그리고 자꾸 가다보면 길이 납니다.

마음의 건전한 대상은 '현재'입니다.
현재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현재로 마음이 가 있는 겁니다.
불건전한 대상은 '과거'와 '미래'입니다.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대개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최악의 경우를 상상)
분노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대개 과거 생각을 많이 하는데
과거에 빠져 있는 것, 과거를 곱씹는 것은 불건전한 것입니다.
그런 불안이나 분노의 생각을 며칠, 몇 달을 하면 마음만 괴로운 게 아니라
뇌의 화학물질, 신경전달물질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정신적 환자들의 공통현상)
이렇게 물질에도 변화가 오면 정말 마음대로 안 됩니다. (악순환)

4.
수행의 핵심은 어떤 수행이든지 다 현재에 집중하는 겁니다. (사띠)
건전한 선법에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면서 불건전한 대상으로 가는 길이 폐쇄되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하든간에 집중하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아는 것이 정념수행입니다.
우리가 괴롭다는 것은 무언가 괴로울 만한 대상을 잡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에 집중하면 괴로운 마음이 없어집니다. (수행은 괴로움 소멸의 길)
그래서 아라한들은 항상 현재에 집중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현재에 집중을 잘할 수 있을까?

<1>생각 안 하면 됩니다. 수행이 얼마나 되었나는 곧 생각이 얼마나 줄어들었나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들 때까지 양치를 하든, 밥을 먹든.. 무엇을 하든 거기에 집중하십시오.
몸에 철저히 집중하다보면.. 생각이 일어나면 탁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생각을 따라가지 마시고 탁 스톱하고 돌아오세요.
부처님께서는 생각을 할 바에는 차라리 자라고 하셨습니다.
자는 것은 별 이득이 없지만, 생각 하는 것은 더 나쁘다고 하셨습니다.
아라한들이 읊은 게송.. 장로게, 장로니게를 보면 이런 말들이 자주 나옵니다.
"나는 생각이 끊어진 경지에 도달했다. 그리고 성스러운 침묵에 있다."


그리고 또 현재에 집중하는 좋은 방법으로는
<2>내 앞에 있지 않은 사람은 가급적 생각하지 마세요.

혼자서 이러쿵저러쿵 생각해 놓고 나중에 만나 다투는 경우도 많습니다.

<3>컵이나 무엇을 들었다 놓든지 소리 안 나게 들었다가 소리 안 나게 놓아보세요.
차이가 무엇입니까? 집중입니다.
소리 안 나게 하루종일 움직여도 집중하게 됩니다.



☞ 알아차림과 '바른 알아차림'은 다르다 <일묵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ZL/340


출처 : 불교는 행복찾기
글쓴이 : 햇빛엽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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