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산(崔猊山) : 예산은 고려 말의 문인 학자인 최해(崔瀣)의 호인
예산농은(猊山農隱). 가세가 빈한하여 만년에는 사자갑사(獅子岬寺)에서 밭을 빌려
농사를 지으며 저술에 힘썼다.
저서에 《졸고천백(拙藁千百)》ㆍ《동인지문(東人之文)》이 있다.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최예산(崔猊山) 이익재(益齋 李齊賢)의 시권(詩卷)을 모두 먹칠해
지우고 猊사자 예 1. 사자(獅子) 2. 부처가 앉는 자리
다만,
紙被生寒佛燈暗 얇은 이불에 한기(寒氣) 나고 불등은 흐릿한데
沙彌一夜不鳴鍾 상좌중은 한밤 내내 종 울리지 않는구나
應嗔宿客開門早 아마도 자고 난 손 문을 일찍 열고 나서
要見庭前雪壓松 뜰 앞에 눈 덮인 솔 보라 할까 꺼렸겠지
라는 시 하나를 남겨두자,
익재가 크게 탄복하며 지음(知音)으로 여겼다고 하나 이는 모두 과장된 이야기다.
익재의 시에는 좋은 작품이 매우 많으니
화오서곡(和烏棲曲)과 민지(澠池) 등의 고시(古詩)는 모두 옛 시에 핍근하고
여러 가지 율시(律詩)들 또한 홍량(洪亮)하다. 澠고을 이름 민
젊을 적에 지은 영사시(詠史時)에
誰知鄴下荀文若 뉘라서 알리오 업하의 순문약이
永愧遼東管幼安 길이 요동의 관유안에 부끄러울 줄
이라는 것이나,
순문약(荀文若) :
문약은 후한(後漢) 시대 사람 순욱(荀彧)의 자.
절개를 굽혀 조조(曹操)의 막하(幕下)로 들어가 분무사마(奮武司馬)를 지냈다.
《三國志 卷10 荀彧傳》
관유안(管幼安) :
유안은 후한 관녕(管寧)의 자.
천하가 어지러워지자 절개를 지키며 산속에 묻혀 살았다.
《三國志 卷11 管寧傳》
또
不解載將西子去 서시(西施)를 배에 싣고 떠날 줄 몰랐다면
越宮還有一姑蘇 월궁에는 도리어 고소대(姑蘇臺) 하나가 있었으리
라는 작품과,
서시(西施)를……떠날 줄 :
서시는 춘추(春秋) 시대 월(越) 나라의 미녀(美女).
월왕(越王) 구천(句踐)이 회계(會稽)에서 오왕(吳王) 부차(夫差)에게 패하자,
범려(范蠡)가 서시를 취하다가 오왕 부차에게 바쳐 그의 마음을 황란(荒亂)하게 만들어서
오 나라를 패망시켰는데, 그 후 서시는 끝내 범려를 따라 배를 타고
오호(五湖)로 떠났다는 고사이다.
稽상고할 계
1. 상고하다(詳考--), 조사하다(調査--) 2. 헤아리다 3. 논의하다(論議--),
4. 묻다, 점을 치다 5. 셈하다, 세다 6. 견주다 7. 맞다, 서로 같다
蠡좀 먹을 려
1. 좀 먹다 2. 좀 먹어서 말라드는 모양 3. 나무좀 4. 달팽이 5. 사람 이름
고소대(姑蘇臺) :
춘추 시대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월(越) 나라를 격파하고
미인 서시(西施)를 얻어 그를 거처하게 하기 위해 건축한 대(臺) 이름.
또
劉郞自愛蠶䕺國 유랑이 잠총국만 사랑하고 있었다면
故里虛生羽葆桑 옛 동리에 우보상은 부질없이 생겼을 걸
䕺떨기 총
1. 떨기 2. 풀이 더부룩이 나는 모양 3. 그루 4. 수루터기
葆더부룩할 보
1. (풀이)더부룩하다 2. 보전하다 3. 칭찬하다(稱讚--) 4. 뿌리 5. 움돋이
이라는 등의 작품들에 이르러서는 모두 규모에 들어맞고
이전 사람들이 미처 발(發)하지 못했던 것이니 어찌 낮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이는 역시 영웅이 범인을 무시한 격이라 다 믿을 수는 없다.
유랑(劉郞)이……생겼을 걸 :
잠총(蠶叢)은 촉왕(蜀王)의 선조.
촉주(蜀主) 유비(劉備)가 어렸을 때 중종(中宗)의 아이들과 뽕나무 아래서 놀 때에
농담으로 “내가 반드시 이 뽕나무처럼 생긴
우보개거(羽葆蓋車)를 타게 될 것이다.” 한 고사를 가리킨다.
《三國志 卷32 劉備傳》
익재의 장인은 곧 국재공(菊齋公 權溥 의 호)인데 부부가 함께 94세까지 살았으나
부인이 공보다 먼저 죽었다.
익재공이 장인을 애도한 만시(挽詩) 한 연(聯)에
姮娥相待廣寒殿 항아는 광한전에 님 오시길 기다리나
居士獨歸兜率天 거사는 다만 홀로 도솔천에 돌아가네
라고 했다.
권공(權公)이 부처를 좋아했기에 낙천도솔(樂天兜率)에 비유한 것은 무방하겠으나,
항아가 약을 훔친 것은 자고로 시인들이 속세로부터 선계(仙界)로 올라간 것을 비유함이
상례였는데, 이를 장모에게 쓴 것은 온당치 못할 듯하다.
이 문정(李文靖 李穡 의 시호)의 ‘어제 영명사에 들르다[昨過永明寺]’라는 작품은
별로 수식하거나 탐색한 흔적 없이 저절로 음률에 맞아서 읊으면 신일(神逸)하다.
허영양(許穎陽)은 이를 보고 ‘당신네 나라에도 이와 같은 작품이 있소.’라고 했다.
그의 부벽루(浮碧樓) 시는 대편(大篇)인데 거기에
門端尙懸高麗詩 문 머리엔 고려 시가 상기도 걸렸으니
當時已解中華字 당시에도 이미 중화 문자 깨쳤다네
라고 했으니,
비록 우리나라 사람을 깔보기는 했으나
또한 문정공의 시에는 감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문정공,이색은 원(元)에 들어가서 제과(制科)에 합격하니
응봉한림(應奉翰林) 구양규재(歐陽圭齋) 이름은 현(玄)ㆍ 우도원(虞道園)
집(集)의 무리가 모두 추장(推獎)하였다.
규재는 탄복하면서
“우리의 의발(衣鉢)은 마땅히 해외로 그대에게 전해지리라.”
하였다. 그 후 문정공이 고려조 말에 곤궁해져서 이리저리 옮기며 쫓겨 다닐 적에,
문하생과 옛 동료 관리들도 모두 배반하여 돌을 던지니,
공이 시를 지어
衣鉢當從海外傳 의발은 마땅히 해외로 전하리란
圭齋一語尙琅然 규재의 한 말씀이 아직 귀에 낭랑한데
近來物價俱翔貴 근래의 물가 모두 날개 돋혀 올라가나
獨我文章不値錢 호올로 내 문장은 한 닢 값이 안 나가네
라 했는데, 대개 좋은 시대를 만나지 못한 것을 스스로 슬퍼한 것이다.
琅옥돌 랑
1. 옥돌(玉-) 2. 금옥(金玉) 소리(쇠와 옥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
翔날 상
1. 날다, 빙빙 돌아날다 2. 돌다 3. 돌아보다, 바라보다
4.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5. 상서롭다(祥瑞--) 6.(값이)오르다
直곧을 직,값 치
1. 곧다, 굳세다 2. 바르다, 옳다 3. 굽지 아니하다 4. 기울지 아니하다
5. 부정(不正)이 없다, 사(私)가 없다 6. 펴다, 곧게 하다 7. 꾸미지 아니하다
8. 온순하다(溫順--)
値값 치
1. 값, 값어치, 가격(價格) 2. 가치에 상당하다(相當--), 가치가 있다, ~할 만하다
3. 걸맞다 4. 가지다, 지니다 5. 만나다, 때를 맞이하다, 즈음하다
6. 당하다(當--), 당번(當番)이 돌아오다
鉢바리때 발
1. 바리때(승려의 밥그릇) 2. 사발(沙鉢: 사기로 만든 국그릇이나 밥그릇)
3. 대대(代代)로 전하는 것
獎권면할 장
1. 권면하다(勸勉--: 권하고 격려하여 힘쓰게 하다) 2. 돕다 3. 칭찬하다(稱讚--)
靖편안할 정
1. 편안하다(便安--) 2. 평안하다(平安--) 3. 꾀하다 4. 다스리다
5. 진정시키다(眞情---) 6. (질서를)안정시키다(安定---) 7. 평정하다(平定--) 8.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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