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권세가 절정일 때는 닉슨 행정부 시기(1969~74년)였다.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은 헨리 키신저.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과 그의 능력, 야망 앞에 국무부는 속수무책이었다. 닉슨이 취임 한 달 후 아나톨리 도브리닌 주미 소련대사를 처음 만날 때
배석자는 키신저였다. 윌리엄 로저스 국무장관은 끼지도 못했다. 이후 키신저-도브리닌 채널이 구축된다. 도브리닌은 키신저로부터 로저스와는 부차적
문제만 다루라는 주문을 받는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주요 국빈 방미 때도 키신저만 얼굴을
내밀었다.
키신저의 NSC는 대통령을 내세워 외교안보 정책은 물론, 주요 전문(電文)까지 통제했다. 12명에서 34명으로 불린 참모진은 그의 안테나였다. 키신저는 감투도 여럿이었다. NSC 관계 6개 위원회 장(長)을 맡았다. 제왕적 보좌관이었던 셈이다. 그의 화려한 데탕트 외교에 가려진 얘기들이다(NSC 웹사이트).
73년엔 로저스가 물러난 국무장관직도 겸직했다. 미 역사상 처음이었다. 그의 영향력은 포드 행정부(74~77년) 초기까지 이어진다.
키신저의 아성은 백악관 내부의 견제로 무너진다. 이른바 '헨리 사냥'이다. 그 주역은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도널드 럼즈펠드(현 국방장관)와 비서실 차장 딕 체니(현 부통령) 콤비. "왜 소련과 거래하고 타협해야 하는가." 키신저 외교에 대한 회의(懷疑)는 둘 간의 접착제였다.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방부 차관보는 당시의 럼즈펠드를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키신저를 철저히 짓밟았다."('불칸집단의 패권형성사') 키신저는 훗날 럼즈펠드를 두고 "행정부에서 만난 가장 무례한 사람"이라고 혹평한다. 반면 럼즈펠드는 신화를 만들었다. "그는 결코 지지 않는다"는.
키신저의 전횡은 반작용을 불렀다. 카터 행정부(77~81년) 때 NSC는 기능 부전에 빠졌다. 카터는 NSC 시스템에 기대지 않았다. 재임 기간 중 10차례 회의를 열었을 뿐이다. 대신 그 구멍을 NSC 멤버들과의 금요 조찬모임으로 메웠다. NSC는 정책을 추인하는 고무도장으로 전락했다. 화요 오찬모임이 정책을 쥐락펴락했던 존슨 행정부(63~69년) 때처럼.
청와대 NSC가 내부 문건 유출로 난기류에 휩싸여 있다. 노무현 정부 들어 미국식 제도를 많이 받아들인 조직이다. 지난달 조직 개편에 이어 후속 인사가 진행 중이다. 누가 대통령 귀를 먼저 잡을 것인가. 또 다른 싸움의 막이 올랐다.
키신저의 NSC는 대통령을 내세워 외교안보 정책은 물론, 주요 전문(電文)까지 통제했다. 12명에서 34명으로 불린 참모진은 그의 안테나였다. 키신저는 감투도 여럿이었다. NSC 관계 6개 위원회 장(長)을 맡았다. 제왕적 보좌관이었던 셈이다. 그의 화려한 데탕트 외교에 가려진 얘기들이다(NSC 웹사이트).
73년엔 로저스가 물러난 국무장관직도 겸직했다. 미 역사상 처음이었다. 그의 영향력은 포드 행정부(74~77년) 초기까지 이어진다.
키신저의 아성은 백악관 내부의 견제로 무너진다. 이른바 '헨리 사냥'이다. 그 주역은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도널드 럼즈펠드(현 국방장관)와 비서실 차장 딕 체니(현 부통령) 콤비. "왜 소련과 거래하고 타협해야 하는가." 키신저 외교에 대한 회의(懷疑)는 둘 간의 접착제였다.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방부 차관보는 당시의 럼즈펠드를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키신저를 철저히 짓밟았다."('불칸집단의 패권형성사') 키신저는 훗날 럼즈펠드를 두고 "행정부에서 만난 가장 무례한 사람"이라고 혹평한다. 반면 럼즈펠드는 신화를 만들었다. "그는 결코 지지 않는다"는.
키신저의 전횡은 반작용을 불렀다. 카터 행정부(77~81년) 때 NSC는 기능 부전에 빠졌다. 카터는 NSC 시스템에 기대지 않았다. 재임 기간 중 10차례 회의를 열었을 뿐이다. 대신 그 구멍을 NSC 멤버들과의 금요 조찬모임으로 메웠다. NSC는 정책을 추인하는 고무도장으로 전락했다. 화요 오찬모임이 정책을 쥐락펴락했던 존슨 행정부(63~69년) 때처럼.
청와대 NSC가 내부 문건 유출로 난기류에 휩싸여 있다. 노무현 정부 들어 미국식 제도를 많이 받아들인 조직이다. 지난달 조직 개편에 이어 후속 인사가 진행 중이다. 누가 대통령 귀를 먼저 잡을 것인가. 또 다른 싸움의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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