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송 달송

보티첼리 그림에도 '코드'가 숨어있다

황령산산지기 2005. 10. 17. 21:00
 


이탈리아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1444-1510)의 그림에 정치적 코드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티첼리는 르네상스(문예부흥) 시대에 활동하면서 '비너스의 탄생'과 '프리마베라(봄)', 수태고지', 성모대관', '신비의 강탄'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이 가운데 '프리마베라'는 8명의 인물과 큐피드를 묘하게 배치한 구도가 전문가들의 탐구욕을 자극, 지난 수십년간 다양한 해석이 쏟아져왔다.

통설은 맨 오른쪽의 인물은 2월이며, 9월을 상징하는 맨 왼쪽의 인물까지 월력의 순서로 배치됐고, 인물들이 저마다 취하고 있는 포즈는 인생과 미(美)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

그러나 로마에 자리잡고 있는 라 사피엔차 대학의 엔리코 기도니 교수는 최근 펴낸 해설서에서 보티첼리가 당시 이 그림을 제작할 당시 누구에게 고용돼 있었는지를 안다면 의문을 자연히 풀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티첼리는 르네상스의 융성에 크게 기여한 피렌체의 군주 '로렌초 디 메디치'의 조카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었고 '프리마베라'는 바로 '로렌초'의 정치적 이상을 형상화했다는 것이 기도니 교수의 설명이다.

'로렌초'는 피렌체를 장기간 지배한 '메디치' 가문의 실력자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로, 일명 '로렌초 일 마니피코'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이는 '위대한 로렌초'라는 뜻.

기도니 교수는 8명의 인물과 큐피드는 피렌체를 포함해 15세기의 이탈리아의 정치역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도시국가들을 상징한다고 단언한다.

통상 '플로라(꽃의 여신)'로 해석되는 여인은 피렌체를 가리키고 큐피드는 '아모르(사랑)'의 신으로 로마에 해당하며 오른편의 넘어지는 여인은 '베르(봄)'라는 이름에서 보듯 베네치아로 유추할 수 있다는 것.

기도니 교수는 왼편에 모여있는 3명의 여인은 당시 해상권을 놓고 경쟁하던 피사와 나폴리, 제노바라고 해석했다.

한편 맨 왼쪽의 강인해 보이는 인물은 군비면에서 막강했던 밀라노, 중앙에 배치된 인자한 모습의 여인은 만투아이고 맨 왼쪽에서 '베네치아'를 밀고 있는 인물은 지도상으로 베네치아의 동북쪽에 있던 볼차노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것.

군사적으로 약체인 피렌체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부심한 로렌초는 도시들간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데 주력했고 결혼과 기타 책략을 통해 피렌체와 만투아, 로마를 잇는 동맹을 구축하고 다른 도시들을 합류시킴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했다.

기도니 교수에 따르면 당시 화가들에게서는 상징적 언어와 신화적 인물을 통해 고용주의 정치적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면서 메시지는 고용주의 책사들과 화가가 사전에 의논해 결정하곤 했다는 것.

보티첼리는 한때 메디치 가문을 위해 일했지만 수도사 출신으로서 메디치가의 이교주의적 정책과 피렌체의 퇴폐적 세태를 격렬히 공격한 '지롤라모 사보나롤라'가 등장하자 그에게 경도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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