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의 사진을 가능한 가까운 거리에서 찍으려고 그것을 향해 걸어가면 자꾸만 멀어지는 것처럼 생명의 비밀상자를 파헤치려고 노력할수록 그 또한 자꾸만 멀어져만 간다”(이블린 폭스 켈러의 ‘유전자의 세기는 끝났다’ 중에서) 산소가 아주 풍부한,차라리 100% 산소 상태에서 사람이 숨을 쉰다면 얼마나 상쾌할까.이는 ‘상쾌한 오해’일 뿐이다. 실험 결과 100%의 산소 상태에서 6시간동안 호흡할 경우 먼저 호소하는 것은 가슴의 통증이다. 이어서 심한 기침과 기도에 통증이 나타나며 더 시간이 지나면 폐세포가 파괴된다. 조산아들에게서 시력저하현상(섬유증식증)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다름아닌 대기중의 산소량(20.93%)보다 훨씬 산소가 많은 인큐베이터에서 호흡하기 때문이다. 생화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산소는 생명의 근원이지만 많은 양을 들이마시게 되면 죽음의 문턱을 빨리 건너게 하는 ‘노화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이론은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주장이 아니다. 산소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동시에 죽이기도 하는 생명의 이중성을 띠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활성산소(6월27일자 29면 참조)에 비밀이 숨어있다. 호흡을 통해 체내에 유입된 산소 중 75%는 세포속에서 정상적인 산화과정을 거쳐 이산화탄소(CO2)와 물로 만들어져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변하지만 나머지 25%는 정상적인 산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불안전한 산화 등에 의해 크게 4종류의 활성산소로 변종된다. 이들은 짧게는 수천분의 1초 정도만 머무르면서 체내에 들어온 박테리아와 다른 병균을 죽이는 등 인체 방어 및 면역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몸에 상처가 났을 때 옥시풀이라는 소독약을 발라 상처를 치료한 경험을 떠올리면 활성산소의 공격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상처에 떨어뜨린 옥시풀은 거품을 일으키면서 상처 속의 균을 순식간에 죽이지만 동시에 상처 부근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바람에 간혹 상처가 아문 후 흉터가 생기곤 하는데 이 거품이 활성산소의 실체다. 정상적인 호흡을 통해 생성된 25%의 활성산소 가운데 20%는 체내에서 자체 생성되는 내부 항산화제로 불리는 항산화효소(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SOD,카탈라아제,글루타치온 등)와 외부 항산화제로 지칭되는 비타민C나 E,그리고 베타카로틴 등에 의해 무력화된다.그러나 나머지 5%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세포내에서 자체 처리하지 못한 이 잔류 활성산소는 살아있는 균을 수천분의 1초만에 죽이는 강력한 살상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세포막을 찌그러뜨리고 그것도 모자라 생명의 비밀상자로 불리는 DNA까지 손상시킨다. 암의 원인과 노화를 재촉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노화학자들 가운데 강한 어조를 띤 전문가들은 문제의 5% 활성산소 때문에 사람은 늙고 죽는다고 주장한다. 만약 체내에서 항산화효소가 생성되지 않고 밖에서 항산화제가 공급되지 않는다면,그래서 25%의 활성산소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다면 사람의 수명은 30년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괴혈병이 이를 역설적으로 반증하고 있다. 1497년 바스코 다 가마가 동인도로 항해하던 중 대부분 선원은 잇몸이나 구강 점막 등에서 출혈현상을 보이면서 사망했는데 의학계에서는 이를 괴혈병이라 이름했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대표적인 외부 항산화제 중 하나인 비타민C의 공급부족에서 비롯됐음이 훗날 밝혀졌다. 그렇다면 사람도 다른 포유동물과 같이 강력한 항산화제로 꼽히는 비타민C를 체내에서 생합성하는 기능이 있다면 성경이 밝힌 대로 120세(창 6:3)를 무난히 향유할 수 있을 것이란 가설이 성립된다. 자체 생성된 비타민C는 문제의 5% 활성산소를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어 마치 ‘노화방지 보험’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성경을 들여다보면 은혜의 골은 더욱 깊어진다. 노아홍수 당시 노아는 그의 여덟 식구와 함께 방주에서 무려 1년17일을 생활했다. 하지만 한 사람도 괴혈병으로 숨졌다는 기록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성서과학자들을 당혹케 한 창세기 기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생명과학의 발달로 이 문제 또한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닌 기사로 자리매김했다.과학자들은 최근 인류가 간장에서 비타민C를 생합성할 수 있는 유전자의 흔적(포도당을 비타민C로 변화시키는 마지막 단계의 효소)을 방사선 동위원소로 추적,확인했기 때문이다.그들은 유전자의 기능이 상실된 시기를 4000∼5000년전으로 추정했다. 시날평지(지금의 이라크 북부지역)에 교만의 상징이자 언어의 혼합을 불러온 바벨탑이 새워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4000년전이라는 시기와 비타민C를 자체 생합성하는 유전자의 기능이 상실된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노아홍수 이후 교만해진 인류는 바벨탑을 쌓다가 하나님으로부터 체내에서 비타민C를 생합성시키는 ‘유전자의 기능 상실’이란 징벌을 받았다는 것이 성서과학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노아가 방주생활을 할 당시만 해도 노아와 그 가족은 체내에서 비타민C를 자체 생합성할 수 있는 유전자 기능이 있었기 때문에 382일동안 야채나 과일 등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았어도 괴혈병에 걸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900∼600세대까지 장수의 복을 누렸다는 해석이다. 하나님은 교만한 인류에게 비타민C를 자체 생합성시키지 못하도록 간단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자신의 예언을 지금도 성취하고 계신다.“여호와께서 가라사대…그들의 날은 120년이 되리라…”(창 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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