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은 버리고 가야만 하는 배 다 헤진누더기를 걸치고 야윈몸에 앙상한 힘줄이 드러나 있고 홀로 숲 속에서 명상에 잠겨 있는 이 그를 일러 수행자라 한다 . 被服弊惡 躬承法行 (피복폐악 궁승법행) 閑居思惟 是謂梵志 (한거사유 시위범지)
무엇이 삶이고,무엇이 늙음이고 ,무엇이 죽음인가요? 현재의 행복 에 최선을 다함이 삶이요,이러한 삶이 오래되어 편해짐이 늙음이요, 영원히 쉬는 것이 죽음이라면 틀린 말일까요? 사람들은 모든 면에서 양면성을 지녔습니다 .생과 사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또 어떤 이들은 쉽게 죽어버리려고 합니다 .젊은이들은 젊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 며 ,늙고 쭈글쭈글하고 볼품없는 것은 싫어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 는 언젠가는 늙고 병들어 죽게 마련입니다 . 벼 이삭도 쌀을 맺으면 그 줄기와 이파리는 누렇게 시들고 볼품없 어집니다 .사과나무도 사과를 영글게 할 무렵이면 그 이파리는 벌레 먹어 흉한 모습이 됩니다 .사람도 이와 같이 그 열매,곧 아들과 딸을 장성시키면 늙고 병들어 볼품없는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 이러한 형상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며 우리는 그와 같은 모습에 오히려 존경심을 가져야 합니다 .늙고 추하게 변해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죽음을 두려워해서도 안 됩니다 . 죽는다는 것은 있던 것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영혼과 육체가 분리 되어 더 편히 쉬게 되는 것입니다 . 인생은 배를 타고 강을 건거가는 것과 같으면,강 저편에 닿으면 배를 버리고 뭍으로 올라가서 마을로 걸어 들어가는 것입니다 .육신 은 버리고 가야만 하는 배요 ,영혼은 마을로 들어가는 나그네입니다 . 그 나그네는 거기서 영원히 사는 계속적인 존재입니다. -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 / 김윤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