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덤가에서 울지 마세요 / 매리 프라이 내 무덤가에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고, 잠들지 않았습니다 나는 천 갈래 만 갈래로 부는 바람이며 금강석처럼 반짝이는 눈이며 무르익은 곡식을 비추는 햇빛이며 촉촉히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당신이 숨죽인 듯 고요한 아침에 깨면 나는 원을 그리며 포르르 말없이 날아오르는 새들이고 밤에 부드럽게 빛나는 별입니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습니다. 죽지 않았으니까요
간혹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이별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이제 그 사람을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파서 애절하게 웁니다. 하지만 이 시는 육신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 사람의 몸은 사라져도 자연으로 돌아가 더 아름답게 태어나는 거라고 말합니다. 투명한 햇살 속에 , 향기로운 바람 속에, 반짝이는 별속에, 길섶의 들국화 속에, 그 사람의 영혼은 늘 살아있으니까요 이제 이 세상에서의 아쉬운 작별을 준비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내고 아파하는 분이 있다면, 이 시가 조금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장영희 글) -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