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이라는 여관에 이슬과 번개같은 몸을 잠깐 의지하였네 삼산(三山)의 대숲에 달이 밝은데 홀로 앉아 비취새 소리를 듣는다
들고 나는 고취(鼓吹)를 이르네 생각마다 무수한 경(經)의 말씀 굴리는데 하필 문자(文字)를 읽으리
일찍이 숲 밑에서 잠자는 것 배웠네 잠이 깊어 점차 혼(魂)과 접하니 변하여 나비날개 되누나
깨어보니 고요할 뿐 아무 일도 없구나 하하하, 입을 열고 한바탕 크게 웃으니 만법(萬法)이 참으로 어린애 장난일세..
<서산대사 선시>
※주: (1)비취새 - 옛 문헌에는 물총새를 비취새, 우리말로는 쇠새로 불렸다. (2)고취(鼓吹) - 높은 벼슬아치가 출입할 때 울리는 음악. 벼슬이 없는 공치규가 뜰의 풀을 베지 않아 비만 오면 개구리가 시끄럽게 울었는데 이것을 보고 공치규가 말하기를 '개구리가 고취를 해주니 벼슬이 아쉽지 않다'고 했다. (3)나비날개 -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 장주(莊周)가 꿈에 나비가 되어 날면서 자신이 장주인 줄 몰랐다가 깨고나서는 장주 그대로이니 '나비가 꿈인가? 장주가 꿈인가?' 하였다. |
출처 :불교는 행복찾기 원문보기▶ 글쓴이 : 햇빛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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