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탄생과 동시에 함께 시작된다.
이런 현상을 깊게 들여다보면, 죽음이 잉태와 함께 시작된다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그대가 태어났을 때 이미 그대는 9개월 동안 죽어있던 것이다. 9개월 동안 그대는 자궁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잉태의 순간으로부터 시작된 그 9개월은 분명히 죽음을 향한 여정에 포함된다. 그대는 태어났을 때 이미 9개월 동안 늙어있는 것이다. 그 정도의 노쇠함이 그대를 장악했다. 사실 그대의 본질이 자궁에 들어간 순간에 그대의 탄생이 시작한다. 그 순간은 바로 죽음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대는 매일 죽어가고 있다. 죽음은 그대의 삶이 끝날 때 일어나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다.
죽음은 기적이 아니다. 죽음은 마술도 아니다. 죽음은 그저 하나의 긴 과정이다. 그대는 매일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매우 느리게 죽어가고 있으며, 마침내 죽음의 과정이 멈추는 날이 올 것이다. 죽음은 이 과정의 마지막 장면이다. 죽음은 시작한 것의 마지막 끝이다. 그것은 거의 7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지속되었다!
죽음을 면하고 싶다면, 다른 자궁에 들어가는 것부터 면하려고 노력하라. 다른 자궁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면 자기 내면으로 더욱 깊게 들어가라. 이렇게 함으로써 그대는 삶과 죽음의 진정한 예술에 눈을 뜨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삶과 죽음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자궁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모든 욕망과 열망을 스스로 버려야 할 것이다.
죽어가는 노인-죽음의 경계에 있지만 아직 목숨이 붙어있는 노인-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에게 시간에 조금만 더 있었다면, 못다 이룬 내 꿈들을 모두 완성할 수 있을 텐데. 아직 내 집도 다 짓지 못했고, 내 아들의 결혼도 보지 못했다.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이 너무 많다. 나는 이제야 그것들을 조금씩 이루기 시작했다.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끌려 나가는 것이 공정하고 적절한 일인가? 최근에서야 세상일을 더 잘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휴가를 보낼 계획이었다. 아이들은 자라서 자기 삶을 일구기 시작했다. 나는 교회에 가서 찬송가를 부르며 신을 숭배하며 여생을 바칠 생각이었다.”
죽음이 다가오면 인간은 늘 ‘나에게 시간이 더 있다면 신을 모시는 데 그 시간을 쏟았을 것이다. 신이 내 꿈을 모두 이루도록 배려하지 않은 채로 내 생명을 빼앗아가는 것은 너무나 부당해 보인다.’라고 말한다.
죽음의 순간에 인간이 겪는 어려움이 바로 이것이다. 인간의 열망이 충족되지 않은 채로 육체가 그를 떠나려고 한다. 그런 미완성의 열망들은 곧바로 새로운 탄생을 찾아갈 것이다. 그것들은 성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세상으로부터 자유롭게 벗어나지 못한다. 좀 더 살고 싶은 그대의 열망이 또 다른 탄생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죽음은 사실 자궁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자궁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미 시작된다는 점을 깊게 이해하라. 이런 죽음의 순환은 그대가 전생의 죽음에서 더 살고자 하는 열망을 가졌을 때 이미 시작된 것이다. 그대가 그 현상을 더욱 깊게 들여다보면, 그 열망들이 바로 계속 이어지는 죽음들을 연결시키는 고리라는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젊은이나 늙은이나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여러 탄생과 여러 죽음의 원인이 된다. 붓다는 여러 번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열망으로부터 자유로워져라. 그러면 삼사르samsar, 즉 속세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
따라서 그 어떤 열망도 마음에 품지 말라. 그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만족하라. 그러면 그대에게 또 다른 탄생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목표에 이미 도달하여 더 이상의 여정이 필요 없고 아무데도 갈 필요가 없는 것처럼 그저 지금의 삶에 만족하라. 무얼 성취하던지 간에 그것은 이미 충분함을 넘어선다.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것 이상으로 뭔가를 성취하려는 생각을 모두 버려라.
이런 일이 그대에게 일어난다면, 과연 그대가 어떻게 다시 태어나겠는가? 그대는 완전하게 만족한 상태로 죽을 것이다. 완전히 만족한 상태로 죽는 사람은 다시 세상으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 그런 사람은 죽음의 예술을 이미 안 것이다. 무욕의 상태로 죽는 사람은 죽음의 예술을 깨달은 것이다.
오쇼의 <초월의 명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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