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
창(窓)을 흔드는 바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 창문을 열었다
잠들 무렵,
비가 내린 것 같았는데
어느덧 개인 하늘엔
고요한 달빛
밤에도,
기다림으로 일렁이는
촉촉한 공기(空氣)
문득,
그대의 숨결을 느낀 듯 싶어
가슴 안에 담아 두었던
네 모습을 펼쳐 본다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언제나 꿈처럼 느껴지는
그대의 맑은 얼굴
차라리, 먼 곳이어서
더욱 다가서는
그대의 향기
아련하게 남겨진
고운 모습은 어쩌면 한 장의
흑백사진
잠에서 깨어
미처 다 읽을 수 없었던,
꿈을 꺼내어
다시 읽어 본다
비로소 환해지는,
나의 깊은 밤
그리움 출렁이는 시간 속에
그대, 내 곁에 없지만
- 안희선
A Whiter Shade Of Pale - David Lanz
출처 : 시인의 파라다이스
글쓴이 : 솔채 원글보기
메모 :
'비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부를 수 없는 이름 (0) | 2015.04.13 |
---|---|
[스크랩] 바위사랑/류영동 (0) | 2015.04.13 |
[스크랩] 번뇌(煩惱) (0) | 2015.04.04 |
[스크랩] 청산에 살다 가리라 (0) | 2015.04.03 |
[스크랩] 그런데 (0) | 2015.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