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

[스크랩] 청산에 살다 가리라

황령산산지기 2015. 4. 3. 17:22

 
 

청산에 살다 가리라

 

갓 태어난 인간은 손을 꽉 부르쥐고 있지만
죽을 때는 펴고 있습니다

태어나는 인간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움켜잡으려 하기 때문이고
죽을 때는 모든 것을 버리고
아무 것도 지니지 않은 채
떠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돌아가는 우리 인생
어차피 다 버리고 떠날 삶이라면
베푸는 삶이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당신이 태어났을 때
당신 혼자만이 울고 있었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당신 혼자만이 미소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세요

시간의 아침은 오늘을 밝히지만
마음의 아침은 내일을 밝힙니다

열광하는 삶보다 한결같은 삶이 더 아름답고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것이 아닐까요

저마다 서있는 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그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또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잠 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을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 쪽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린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항상 현재일 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다면,
여기에는 삶과 죽음의 두려움도 발붙일 수 없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텅빈 마음엔 한계가 없다
참 성품은 텅빈곳에서 스스로 발현된다
산은 날보고 산같이 살라하고
물은 날보고 물같이 살라한다

빈몸으로 왔으니 빈마음으로 살라고 한다
집착, 욕심, 아집, 증오 따위를 버리고
빈그릇이 되어 살라고 한다
그러면 비었기에 무엇이든 담을수 있다고 한다

수행은 쉼이다
이것은 내가 했고 저것은 네가 안했고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는 식으로

항상 마음이 바빠서는 도무지 자유를 맛볼 수 없다
내가 내마음을
이것"에 붙들어 매어놓고
저것"에 고리를 걸어놓고 있는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항상 노예로 살 수 밖에 없다

 = 법정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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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화 목 한 사람들
글쓴이 : 강남멋장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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