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도 힘이다 / 안희선
사라지는 것도 힘이다
세상의 어느 한 곳에도,
날카롭게 부딪히지 않고
심장 부근에는
얼음이 깨지는, 소리
자꾸만, 헝클어지는 인연
아픈 사연도
내리는 비에 씻어,
말없이 흘러가는 강물에
띄운다
그리움의 액자 안에는
표정없는, 얼굴
그때 바람으로 나부끼던,
이승의 힘겨운 사랑도
소리없이 멎기 전에
몇 번인가 더 흔들렸다
북망산(北邙山) 고개 넘는,
영혼의 옷자락이 저러할까
죽음 없이는,
종내 미쳐버리는 삶
이제 아무도 그립지 않아,
비로소 홀가분하다
사라지는 것도 힘이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곳에서
출처 : 그날이 오면.....
글쓴이 : 먼곳에서 원글보기
메모 :
'삼라만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침묵속의 사자후 (0) | 2014.12.18 |
---|---|
별 시답잖은 시(詩) (0) | 2014.12.17 |
[스크랩] 우리 인생 모두다 길 떠나는 나그네 (0) | 2014.12.17 |
[스크랩] 죽음 앞의 생 (0) | 2014.12.17 |
[스크랩] 인생은 바람이고 구름인 것을 (0) | 2014.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