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

[스크랩]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 (bgm)

황령산산지기 2014. 11. 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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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 님을 위한 노래




어두운 벼랑 위에서

찬 이슬 맞으며

동백꽃처럼 타다

떨어지는

꽃이나 될까

가신 님의 무덤가에

쓸쓸히

나 홀로 피어서

외로움을 달래주는

한송이 꽃이나 될까

석양이 피어나는 하늘에

우리 님 그리며

외로움을 달래어 주는

한송이 꽃이나 될까

내가 꽃이 되고

산새가 날아들면

우리 님의 사랑도

넋으로 되살아나

꽃으로 될까

외로운 산 속에다

홀로 누운 님을 두고

돌아서 내려오는 산길에

때 아닌 비가

내 어깨를 적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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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린, 세월




마냥 그대로인 것만 같더니

어느새 이즘 지나온 세월아

미처 깨닫지 못한 시간일랑

빼 주려마

정말 잠시였는데

어느새 돌아보니 긴 세월아

미처 흘려 보낸 시간일랑

보태어 주렴

아무래도 어제가오늘 같은데

어느새 가 버린 아까운 세월아

미처 놓쳐 버린 세월일랑

물어 주렴아

어제가 아쉬웁고 오늘이 바빠

허둥대다 가 버린 세월아

미처 알지 못한 세월만큼은

봐 주렴

어제는 오늘만을 보다가 오늘은 내일만을 보다가

그만 긴 세월을 놓쳐 버린 세월아

미처 보지 못한 세월만큼은

되돌려 주렴아







 


박만엽, 가장 부끄러운 사랑



가난하다고
사랑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난하지만 삶을 넉넉하게 살면서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배우지 못했다고
사랑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배운 것은 없지만 서로 알아가면서
사랑을 슬기롭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장 부끄러운 사랑은
남에게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다가
사랑이란 주는 것이라는 기쁨도 모른 채
자기 육신을 땅에 묻어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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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이

꺽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는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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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화,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




네가 빛나기 위해서
수억의 날이 필요했다는 걸 나는 안다
이 밤 차가운 미루나무 가지 사이
아픈 가슴을 깨물며
눈부신 고통으로 차 오르는 너

 

믿음 없인 별 하나 떠오르지 않으리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하고
기다림 없는 들판에서는
발목 젖은 풀 뿌리 하나에도
별빛 다가와 안기지 않으리

 


어둠 속 무수히 흩어지는 발자국
별 하나 가슴에 새기고 돌아가
고단한 하루에 빗장을 지를 때
지친 풀잎 허리 기댄 언덕 위로
너는 꺼지지 않는 등을 내다 건다

 

너와 내가 하나의 강으로 닿아 흐르기까지
수천의 날이 또 필요하리라
이 밤 네가 빛나기 위해
수억의 어둠을 뜬눈으로 삼켜야 했듯
그 눈물 어리어 흘러가는 강을 나는 본다





 




 









출처 : 이종격투기
글쓴이 : ★특별한회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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