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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서왕의 명검 엑스칼리버 2002.2.20.

황령산산지기 2007. 2. 1. 11:24


엑스칼리버를 취하다 The Taking of Excalibur (1897)
by 던컨 John Duncan (1866-1945)
캔버스에 유채, 25 x 36inch
에든버러 시 박물관 겸 미술관, 에든버러



    그래서 그들은 어떤 호수에 닿을 때까지 말을 몰았다. 그 호수는 물이 맑고 넓었다. 아서는 그 호수 한가운데 하얀 비단을 걸친 팔 하나가 훌륭한 검 한 자루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보십시오!" 멀린이 말했다. "저기 제가 이야기한 그 검이 있습니다."
    그때 호수 위로 한 아가씨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저 아가씨는 누구입니까?" 아서가 물었다. "호수의 여주인입니다," 멀린이 대답했다. "저 호수에 바위가 있고 그 바위에는 지상의 어느 궁전보다도 아름다운 궁전이 있죠. 곧 저 아가씨가 왕께 올 것이니, 정중하게 그녀에게 검을 달라고 하십시오."
    곧 아가씨가 아서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했고 그는 답례했다. "아가씨," 아서는 말했다. "저기 저 팔이 물위로 들고있는 것은 어떤 검입니까? 제 것이었으면 좋겠군요. 저는 검이 없으니까요." "아서 경, 왕이시여," 아가씨가 말했다. "저 검은 제 것입니다. 그리고 왕께서 제가 청하는 한 가지 선물을 주신다면 그 검을 드리겠습니다." "맹세코," 아서가 말했다. "아가씨가 청하는 것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아가씨가 말했다. "저기 있는 배를 타고 노를 저어 검에게 다가가서 검과 검집을 모두 잡으세요. 저는 때가 되면 선물을 청하겠습니다."
    그래서 아서와 멀린은 말에서 내려 말을 나무에 묶은 후 배를 탔다. 그들이 검을 들고 있는 팔로 다가갔을 때 아서는 칼자루를 잡아 그것을 가졌다. 그러자 그 팔은 물속으로 사라졌다.


비어즐리, 엑스칼리버
◀ 호수의 여주인이 아서에게 엑스칼리버에 대해 말하다
by 비어즐리 Aubrey Beardsley (1872-1898)
1893-94년에 런던에서 출판된 "아서왕의 생애
Birth Life and Acts of King Arthur"의 일러스트레이션


    So they rode till they came to a lake, the which was a fair water and broad, and in the midst of the lake Arthur was ware of an arm clothed in white samite, that held a fair sword in that hand. Lo! said Merlin, yonder is that sword that I spake of.
    With that they saw a damosel going upon the lake. What damosel is that? said Arthur. That is the Lady of the Lake, said Merlin; and within that lake is a rock, and therein is as fair a place as any on earth, and richly beseen; and this damosel will come to you anon, and then speak ye fair to her that she will give you that sword.
    Anon withal came the damosel unto Arthur, and saluted him, and he her again. Damosel, said Arthur, what sword is that, that yonder the arm holdeth above the water? I would it were mine, for I have no sword. Sir Arthur, king, said the damosel, that sword is mine, and if ye will give me a gift when I ask it you, ye shall have it. By my faith, said Arthur, I will give you what gift ye will ask. Well! said the damosel, go ye into yonder barge, and row yourself to the sword, and take it and the scabbard with you, and I will ask my gift when I see my time.
    So Sir Arthur and Merlin alighted and tied their horses to two trees, and so they went into the ship, and when they came to the sword that the hand held, Sir Arthur took it up by the handles, and took it with him, and the arm and the hand went under the water.

                   토머스 맬러리 경 Sir Thomas Malory (1408-1471) 의 "아서왕의 죽음 Le Morte D'Arthur (1470년 경 완성)" 중



와이어스, 엑스칼리버
엑스칼리버가 호수에서 솟아오르다 ▶
by 와이어스 Newell Convers Wyeth (1882-1945)
1917년에 뉴욕에서 출판된 "소년을 위한 아서왕 이야기
The Boy's King Arthur"의 일러스트레이션


     아서왕 전설 Arthurian Legends 의 집대성인 토머스 맬러리 경의 "아서왕의 죽음"에서는 아서왕이 그의 보검 엑스칼리버를 얻는 장면이 이렇게 담담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넓은 호수 한가운데 솟아있는 신비한 팔이 한 자루의 검을 들고 있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멋집니다...호수가 한낮의 햇빛으로 은빛 물결을 일으킬 때든, 일출이나 일몰에 붉은 빛과 황금빛으로 물들 때든, 아니면 달빛에 서늘하게 빛날 때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서왕이 엑스칼리버를 얻는 장면에 대한 그림은 많지가 않습니다. 아서왕 전설을 다룬 그림 자체가 그리스/로마 신화나 성서 이야기을 다룬 그림에 비해서 훨씬 수가 적습니다. 그래도 19세기 중반 이후에 상징주의 화가들이 다양한 신화전설에 눈을 돌리면서, 특히 영국의 라파엘 전파 Pre-Raphaelite Brotherhood 화가들이 아서왕 전설에 대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이상하게도 엑스칼리버를 얻는 장면을 그린 작품은 제가 아는 한 별로 없습니다. (저는 그게 참 불만입니다. -_-)

    많지 않은 엑스칼리버 그림들 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바로 위의 던컨의 그림입니다. 엑스칼리버가 솟구치는 물뱀의 머리와 같은 방향으로 뻗으며 박력있게 나타나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은 제가 상상하는 장면과는 많이 다릅니다...

    제가 상상하는 장면에 좀더 가까운 그림은 오른쪽 와이어스의 삽화이지만...이 그림 역시 제게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습니다. ( ^^;;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취향일 뿐입니다.) 어쨌든 저는 아서왕 전설, 특히 엑스칼리버 이야기를 아주 좋아하는데 그만큼 마음에 드는 그림을 아직 못 찾았습니다... -_- 


래컴, 엑스칼리버
◀ 아서가 처음으로 그의 검 엑스칼리버를 뽑다
by 래컴 Arthur Rackham (1867-1939)
1917년에 뉴욕에서 출판된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
The Romance of King Arthur and His Knights of the Round Table"의 일러스트레이션


    아서왕 King Arthur 은 6세기경 영국의 선주민족인 켈트족 Celts 의 영웅입니다. (현재의 영국인들은 앵글로색슨족이 더 많고 아일랜드인들이 켈트족이죠.) 그가 역사적으로 실재한 인물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린다고 합니다.

    아서왕 전설은 영국뿐만 아니라 켈트족이 분포한 프랑스, 독일 일부지방에서도 전해 내려왔고 각종 서사시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러한 전승과 기록들이 15세기 말 영국의 기사 토머스 맬러리 경에 의해 산문 소설 "아서왕의 죽음”으로 집대성되었는데, 이것이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아서왕 이야기죠.

    "아서왕의 죽음"은 아서왕의 탄생, 왕위 계승, 침략자들과의 전투. 정복 활동 등을 축으로 해서, 이러한 과정에서의 마법사 멀린 Merlin 의 도움과 랜슬롯 Lancelot, 개웨인 Gawain, 퍼시벌 Perceval, 갤러해드 Galahad 등 원탁의 기사들 the Knights of the Round Table 의 활약, 그리고 이들 기사들의 개인적인 모험과 사랑 이야기들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절정에 이르러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에 사용하였다고 하는 성배 the Grail 를 찾기 위한 기사들의 모험, 왕국의 파멸의 씨앗이 된 랜슬롯과 왕비 귀니비어 Guenevere 의 사랑이 펼쳐지고, 아서왕의 조카 모드레드 Mordred의 반란과 아서왕의 마지막 전투로 끝이 납니다.

    아서왕 전설은 언뜻 보기에는 전형적인 그리스도교적 중세 기사 이야기인 것같지만, 잘 보면 고대 켈트 신화의 영향이 강합니다. 사실 아서왕을 포함한 원탁의 기사단이 존재했다는 6세기는 영국에 그리스도교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이랍니다. 마법사 멀린이나, 인간이라기보다는 요정에 가까운 호수의 여주인 the Lady of the Lake, 그리고 이계 Otherworld 인 애벌론 Avalon 등은 켈트 신화의 일부라고 많은 학자들이 보고 있습니다.

    신화학자 프레이저 James G. Frazer (1854-1941) 의 저서 "황금가지 The Golden Bough (1890-1915)"에 따르면 아서왕 전설 중에서 특히 중요한 성배 이야기 역시 그리스도교적 의미가 부여되기 전에는 원래 켈트족의 종교적 의식과 관련있는 전설이라고 합니다.

    성배 찾기 모험을 비롯한 아서왕 전설의 풍부한 에피소드들은 후대의 인문학과 예술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서왕 전설에는 재미있고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저도 앞으로 자주 소개해드리게 될 것입니다. ^^


크레인, 엑스칼리버
돌에서 엑스칼리버를 뽑는 아서 ▶
by 크레인 Walter Crane (1845-1915)


    아서왕 전설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것이 바로 그의 보검 엑스칼리버 Excalibur 죠. 전설의 처음 부분에서, 아서는 아직 소년이었을 때 바위에서 엑스칼리버를 뽑아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또 전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아서가 조카의 반란을 토벌하다가 치명상을 입고 다른 세상인 애벌론으로 떠날 때 기사를 시켜 엑스칼리버를 호수에 던지게 합니다.

    그런데 이 처음의 엑스칼리버와 마지막의 엑스칼리버는 같은 검이 아닙니다. 사실 아서왕 전설에 나오는 엑스칼리버는 하나가 아니라 두 개랍니다.

    소년 아서왕이 바위에서 검을 뽑았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죠. 그는 이 검을 가지고 반란자들을 굴복시키고 침략자들을 무찌르며 큰 무공을 세우지만, 그후 펠리노 왕 King Pellinor 과의 싸움에서 이 검을 부러뜨리게 됩니다. 그러자 마법사 멀린이 그를 호수의 여주인에게 데리고 가서 새로운 엑스칼리버를 얻게 합니다. 이 장면이 바로 제가 맨위에 소개한 장면입니다.

    맬러리의 "아서왕의 죽음"에서는 돌에서 뽑은 검은 엑스칼리버라고 부르지 않고 호수에서 얻은 검만을 엑스칼리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의 서사시들에서는 돌에서 뽑은 검의 이름이 엑스칼리버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둘다 엑스칼리버라고 해야겠지요.

    아래의 사진들은 현대에 재현된 엑스칼리버들입니다. 검 수집가들을 위해 고대의 검들을 재현해 판매하는 웹사이트들을 우연히 발견해서 거기서 퍼왔답니다. ^^ 저는 검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재현된 엑스칼리버들의 모습이 다 비슷한 걸로 봐서 아마 어떤 고증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트를 보고 안 것인데, 맨위 던컨의 그림에 나오는 엑스칼리버의 모양은 켈트족의 검의 모양을 따른 것이더군요!

    그러면 아서왕의 탄생부터 돌에서 엑스칼리버를 뽑아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해 놓은 것을 한번 보세요.


엑스칼리버1    아서는 브리튼의 왕 유서 펜드래곤 Uther Pendragon 과 왕비 이그레인 Igraine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그레인은 원래 콘월의 공작 the Duke of Cornwall 인 골로이스 Gorlois 의 아내였는데, 유서는 이그레인에게 매혹되어 그녀에게 접근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유서는 골로이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고, 골로이스가 전투에 나가있는 동안 자신이 이그레인과 동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그의 조언자인 마법사 멀린에게 부탁하였다.
    멀린은 도움은 주겠으나 유서가 이 일의 댓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후, 마법으로 유서의 모습을 바꾸어 골로이스처럼 보이게 하였다. 그러한 모습으로 유서는 쉽게 골로이스의 성에 들어가서 이그레인과 동침하였다. 이때 이그레인은 아서를 잉태하게 되었고 그사이 골로이스는 전투에서 죽음을 맞았다. 그러자 유서는 곧 이그레인과 결혼하였다.
    아서가 태어나자, 멀린은 유서에게 나타나, 그가 이그레인과 동침하도록 도운 댓가로 아서를 자신에게 줄 것을 요구하고, 아서를 데려갔다. 멀린은 아서를 엑터 경 Sir Ector에게 맡겨 키우도록 했다. 세월이 흘러 유서는 전투 도중 죽음을 맞았고, 브리튼의 제후들이 서로 왕위를 계승하려고 함에 따라 한동안 혼란이 계속되었다.
엑스칼리버2    캔터베리 대주교 the Archbishop of Canterbury 는 멀린의 조언에 따라 모든 제후와 기사들을 소집하여 왕이 될 사람을 가리기로 하였다. 이때 대성당 앞마당에 신비한 검이 꽂혀있는 거대한 돌이 갑자기 나타났는데, 검 둘레에는 황금 글씨로 엑스칼리버를 바위에서 뽑아내는 자가 진정한 브리튼의 왕이 될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거기 모여있던 많은 제후들과 기사들이 시도해 보았으나 모두 실패하였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일단 모든 기사들이 참가하는 토너먼트를 열 것을 제의하였고, 여기에는 아서의 양아버지인 엑터 경과 기사가 된지 얼마 안 된 그의 아들 케이 경 Sir Kay도 참가하였다. 케이 경은 토너먼트에 참가하러 가다가 검을 집에 두고 온 것을 깨닫고 동생인 아서에게 검을 가져다 달라고 하였다. 아서는 집에서 검을 찾지 못하자, 대성당에서 우연히 본 적이 있는, 돌에 꽂혀있는 검을 떠올리고는 성당으로 달려가서 힘들이지 않고 그것을 뽑아 형에게 갖다주었다.
    그 검이 엑스칼리버인 것을 알아본 케이 경과 엑터 경은 아서가 새로운 브리튼의 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아서에게 그의 친부모가 누구인지를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후와 기사들은 십대 소년이 엑스칼리버를 뽑았다는 사실을 의심하였기에 검을 다시 돌에 꽂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뽑도록 하였다. 수많은 제후들와 기사들이 다시 시도하였으나 모두 실패하였고 아서는 다시 힘들이지 않고 검을 뽑았다. 그들은 마침내 아서를 새로운 브리튼의 왕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많은 제후들이 16살도 채 안된 소년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을 거부하였고 마침내 반란을 일으켰다. 첫 전투에서 멀린은 아서에게 거의 패배하는 순간이 올 때까지 엑스칼리버를 칼집에서 뽑지 말라고 조언하였다. 전투는 적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고 마침내 아서는 포위 상태에 이르렀다. 이때 아서는 엑스칼리버를 뽑아 치켜들었다. 엑스칼리버의 칼날에 반사된 눈부신 빛이 적들을 혼란시켰고 그 순간부터 전투는 아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렀다. 그날이 끝나기 전 적들은 마침내 물러갔다.


캐멀롯 Camelot (1984) by 앨런 리 Alan Lee (1947-)


    톨킨 아티스트로 유명한 앨런 리의 그림입니다...

    이번 업데이트는 많이 늦었죠... ^^ 거의 2주일만이네요.
    다음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늦어도 1주일 안에 업데이트시키겠습니다! ^o^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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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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