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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지폐 속에서 예술 찾기

황령산산지기 2007. 2. 1. 11:06


한국은행 (1959), 박상옥(朴商玉 1915~1968) 작
캔버스에 유채, 50.2×75.8 cm, 한국은행 소장


    돈이란 무엇일까요? 흔히 교환의 매체(medium of exchange), 가치척도의 수단(unit of account) 등등이라고 하죠. 하지만 “문화를 읽는 코드”일 수도 있습니다 - 한국은행의 새 전시회 타이틀대로 말이죠. ^^

    한국은행에 화폐금융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도 많지만 아직 모르시는 분들도 많더군요. 이들은 한국은행 본관에 있답니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단연 눈에 띄는 그 고색창연한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 말이죠. (사실 한국은행의 주요 부서들은 그 뒤로 우뚝 솟은 신관에 있습니다.) 이 본관의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오늘부터 재미있는 전시회를 한다는군요.

    1층 박물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화폐 중에서 그 나라의 대표적인 문학가와 음악가가 나오는 화폐를 전시한답니다. 예를 들어 “어린 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의 모습이 들어있는 50프랑 짜리 프랑스 지폐나 “핀란디아”를 작곡한 시벨리우스가 나오는 100마르카 짜리 핀란드 지폐 같은 것들 말이죠.

    그런데 제게는 2층 갤러리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여기서는 각국의 대표적인 미술작품이 담겨있는 화폐가 전시된다고 합니다. 이 이탈리아의 지폐를 보세요. 앞면에는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라파엘로의 자화상과 그의 작품 “갈라테아의 승리”가, 뒷면에는 역시 그의 작품인 “아테네 학당”이 나와있군요.



갈라테아의 승리 (1511) by 라파엘로 산치오 (Raffaello Sanzio 1483-1520)
프레스코, 295 x 225 cm, 파르네시나 별장, 로마


아테네 학당 (1510-11) by 라파엘로 산치오 (Raffaello Sanzio 1483-1520)
프레스코, 바티칸 박물관, 로마

    그리고 이 벨기에 지폐를 보세요. 앞면에는 이 나라 출신으로 초현실주의 미술의 대가인 마그리트의 모습이, 뒷면에는 그의 작품 “골콘다”가 그려져 있네요. 이 지폐는 도안이 특히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김홍도나 이중섭, 김환기 같은 거장들의 작품이 그려진 화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골콘다 (Golconda 1953) by 마그리트 (Rene Magritte 1898-1967)
캔버스에 유채, 31 1/2 x 39 1/2 inch, 메닐 컬렉션, 휴스턴


    이 갤러리에서는 우리나라 화폐에 등장하는 학이나 무궁화 등등을 주제로 한 그림들도 전시가 됩니다. 맨위에 소개한 한국은행 건물 그림도요. 이런 국내 그림들은 모두 한국은행의 컬렉션이죠. 한국은행이 1950년 설립 당시부터 정기적으로 미술작품을 사들여왔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이런 활동은 특히 전후에 어려웠던 국내 화가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전시회들은 공짜라는 것! ^^ 그리고 전시 첫날인 오늘은 특별히 밤 10시까지 개장한다고 합니다. 오늘부터 이 르네상스 양식의 본관 건물에 외부 조명이 밝혀지는데 그 점등식을 겸해서 말이죠. 직장이 근처에 있는 분은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지금 한국은행 기자실에 나와있습니다. 오늘 통화정책방향회의가 있었거든요 (콜금리는 동결되었답니다.) 그런데 막상 박물관 가까이 있지만, 오늘 전시회에 갈 틈이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ㅠㅠ 

    Moon의 이번 전시회 관련 기사 - Money and art set as partners at bank museum (2005.6.9.)
    Moon의 한국은행 미술품 수집 관련 기사 - Good gray central bank shows off art collection (2002.8.20.)

출처 :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글쓴이 : Moo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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