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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재 애널리스트의 탐욕과 몰락

황령산산지기 2006. 4. 14. 12:38




하버드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유진 플로트킨은 바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증권사인 골드만삭스에 들어갔다. 본사가 있는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에서 채권 리서치 업무를 하던 플로트킨의 승승장구 인생은 그러나 오래 가지 못했다.

올해 26살인 플로트킨은 수백억 달러 규모의 "광범위한 국제 내부자 거래"를 한 혐의로 11일 미국 연방검찰에 붙잡혀 기소됐다.

세계 최대의 증권사인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스태니슬라브 슈피글맨(23세)도 함께 수갑을 찾다. 플로트킨의 직장 동료인 공범 데이비드 팟신(29세)은 이미 지난해 11월에 증권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음모는 지난 2004년 11월 월스트리트 부근의 어느 러시안 사우나에서 시작됐다. 플로트킨은 골드만삭스 동료인 팟신을 메릴린치의 슈피글맨에게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골드만의 2인조는 투자은행 부서에서 일하던 슈피글맨으로부터 메가톤급 M&A 정보를 얻었다. 이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프록터 앤 갬블(P&G)의 질레트 인수 건.

물론 플로트킨의 골드만 2인조는 슈피글맨에게 현금을 건네주며 향후 투자이익금을 나눠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플로트킨 등은 M&A 발표가 나오기전에 미리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엄청난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이들은 이렇게 모두 여섯건의 M&A 정보를 슈피글맨으로부터 사들여 선취매에 나섰고, 이 정보를 유럽의 지인들이나 가족들에게 재판매해 가외 수입까지 얻었다. 총 640만달러의 돈을 벌어 들인 이들은 스위스 은행에 비밀계좌를 틀 궁리까지 했다.

돈과 정보에 굶주린 플로트킨 등은 멀리 위스콘신주 하트포드로까지 손을 뻗쳤다. 미국의 대표적 경제 주간지인 `비즈니스 위크`지를 인쇄하는 곳.

인쇄소 직원 둘을 매수한 이들은 최신호에서 어느 종목이 추천되는 지를 잡지 발간 전에 미리 알아낼 수 있었고, 모두 스무개 종목을 미리 사들임으로써 34만달러의 매매차익을 챙겼다. 비즈니스 위크지의 `인사이드 월스트리트` 칼럼이 호평한 종목이 크게 오른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

수재 아들을 뒀던 플로트킨의 아버지 미카일 플로트킨(49세) 역시 아들이 구해온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기소됐다.




안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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