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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가끔 딸에게 말한다. “일찍 일찍 다녀라” “결혼하면 이제 우리 식구 아닌거다” 애지중지 키웠으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매몰차게 해 버린다.
아버지의 화법은 그랬다. 살가운 대화법을 배우지 못해서 그랬고, 그것이 아버지의 사랑법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랬다. 아버지는 외롭지만 외롭다고 말하지 않고, 미안하지만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한다. 아버지의 마음은 그래서 늘 숨겨져 있고 아주 가끔 언뜻언뜻 비칠 때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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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게 가족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연기 생활 30년 만에 처음 주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연극은 30년간 단역만 해온 배우의 이야기, ‘삼류배우’다. 30년간 원했던 ‘햄릿’을 맡게 됐지만 공연 직전 역을 뺏기고 ‘배우1’역으로 밀려난 주인공은 공연 뒤 가족을 위한 눈물의 연극을 펼친다.
실제 배우 자신의 이야기가 겹친 까닭에 연극 ‘삼류배우’는 조영선씨 가족에게도 깊은 감동을 줬다. 평소 남편 연극을 잘 보러 오지 않던 부인 백현옥(49)씨는 이 극을 보고 눈물을 펑펑 쏟았고, 평소 얼굴만 비치고 가던 두 아들도 아버지를 꼭 껴안아줬다. 배우 조영선은 30년 만에 찾아온 이 기회를 통해 가족들의 피부에 가 닿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가 한국의 아버지를 대신해 대화컨설턴트 이정숙(‘유쾌한 대화법’ 저자)씨에게 ‘대화법’을 전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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