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소요유(逍遙遊)
삶은 소풍이다
ㅡ갈 때 쉬고
ㅡ올 때 쉬고
ㅡ또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고
장자 사상의 중요한 특징은 인생을 바쁘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하늘이 내려준 하루하루의 삶을 그 자체로서 중히 여기고 감사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야지, 하루하루를 마치 무슨 목적을 완수하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기계적 소모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자는 우리에게 인생에 있어서 ‘일’을 권하는 사람이 아니라
‘소풍’을 권한 사람이다.
우리는 ‘일’하러 세상에 온 것도 아니고, ‘성공’하려고 온 것도 아니다.
그런 것은 다 부차적이고 수단적인 것이다.
우리 모두는 과거 생에 무엇을 잘했는지 모르지만,
하늘로부터 삶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이 우주에는 아직 삶을 선물로 받지 못한 억조창생의 ‘대기조’들이
우주의 커다란 다락방에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당신과 나는 이 삶을 하늘로부터 선물 받아
이렇게 지금 지구에 와 있지 않은가!
삶을 수단시하지 마라. 삶 자체가 목적임을 알라.
이 삶이라는 여행은 무슨 목적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이다.
그러니 그대여 이 여행 자체를 즐겨라.
장자가 말한 ‘소요유(逍遙遊)’란 바로 이런 의미이다.
인생이란 소풍이다.
무슨 목적이 있어서 우리가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소풍을 보내면서 단지 열흘짜리 휴가증을 끊어 주신 건데,
하느님이 사는 중심 우주와 우리가 사는 외곽 우주가 서로
흐르는 시간대가 달라 그것이 백 년이 된 것뿐이다.
장자가 말한 ‘소요유(逍遙遊)’에는 글자 어디를 뜯어봐도
바쁘거나 조급한 흔적이 눈곱만큼도 없다
‘소(逍)’자는 소풍간다는 뜻이고, ‘요(遙)’자는 멀리간다는 뜻이며, 유(遊)자는 노닌다는 뜻이다.
즉, ‘소요유’는 ‘멀리 소풍가서 노는 이야기이다.
‘소요유(逍遙遊)’는 묘하게도 글자 세 개가 모두 책받침 변(辶으)로 되어 있다.
책받침 변(辶)은 원래 ‘착(辵)’에서 온 글자인데, ‘착’이란 그 뜻이 ‘쉬엄쉬엄 갈 착(辵)’이다.
그러니 ‘소요유’를 제대로 하려면 내리 세 번을 쉬어야 한다.
갈 때 쉬고,
올 때 쉬고,
또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고!
참 기막힌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장자, 영혼의 치유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