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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소요유

황령산산지기 2022. 6. 12. 10:58

장자의 소요유(逍遙遊)

 

삶은 소풍이다

ㅡ갈 때 쉬고

ㅡ올 때 쉬고

ㅡ또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고

 

장자 사상의 중요한 특징은 인생을 바쁘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하늘이 내려준 하루하루의 삶을 그 자체로서 중히 여기고 감사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야지, 하루하루를 마치 무슨 목적을 완수하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기계적 소모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자는 우리에게 인생에 있어서 ‘일’을 권하는 사람이 아니라

‘소풍’을 권한 사람이다. 

 

우리는 ‘일’하러 세상에 온 것도 아니고, ‘성공’하려고 온 것도 아니다.

그런 것은 다 부차적이고 수단적인 것이다.

 

우리 모두는 과거 생에 무엇을 잘했는지 모르지만,

하늘로부터 삶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이 우주에는 아직 삶을 선물로 받지 못한 억조창생의 ‘대기조’들이

우주의 커다란 다락방에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당신과 나는 이 삶을 하늘로부터 선물 받아

이렇게 지금 지구에 와 있지 않은가!

 

삶을 수단시하지 마라. 삶 자체가 목적임을 알라.

이 삶이라는 여행은 무슨 목적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이다.

 

그러니 그대여 이 여행 자체를 즐겨라. 

장자가 말한 ‘소요유(逍遙遊)’란 바로 이런 의미이다. 

 

인생이란 소풍이다. 

무슨 목적이 있어서 우리가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소풍을 보내면서 단지 열흘짜리 휴가증을 끊어 주신 건데,

하느님이 사는 중심 우주와 우리가 사는 외곽 우주가 서로

흐르는 시간대가 달라 그것이 백 년이 된 것뿐이다.

 

장자가 말한 ‘소요유(逍遙遊)’에는 글자 어디를 뜯어봐도

바쁘거나 조급한 흔적이 눈곱만큼도 없다

 

‘소(逍)’자는 소풍간다는 뜻이고, ‘요(遙)’자는 멀리간다는 뜻이며, 유(遊)자는 노닌다는 뜻이다.

즉, ‘소요유’는 ‘멀리 소풍가서 노는 이야기이다. 

 

‘소요유(逍遙遊)’는 묘하게도 글자 세 개가 모두 책받침 변(辶으)로 되어 있다. 

책받침 변(辶)은 원래 ‘착(辵)’에서 온 글자인데, ‘착’이란 그 뜻이 ‘쉬엄쉬엄 갈 착(辵)’이다.

그러니 ‘소요유’를 제대로 하려면 내리 세 번을 쉬어야 한다. 

 

갈 때 쉬고, 

올 때 쉬고, 

또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고! 

참 기막힌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장자, 영혼의 치유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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