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

정글의 법칙

황령산산지기 2021. 8. 8. 06:53

키리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처음으로 오른 사람은 전 세계에 잘 알려진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분명히 안다.

처음으로 그곳에 도달한 진정한 사람을 세상은 거의 알지 못한다. 그는 단지 짐꾼이었다.

그의 이름은 텐싱Tensing이었고, 네팔의 가난한 짐꾼이었다. 그가 그곳에 처음으로 도달했다.

그곳은 매우 위험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달하려고 애쓰다가 목숨을 잃었다.

 

에베레스트는 그냥 높은 봉우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등정을 준비하고 투자한 사람은

처음 주자가 되려고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다. 단 한 사람만 그곳에 서 있을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잠깐 동안만 가능하다. 바람이 너무 거세고 고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불쌍한 짐꾼이 먼저 시도했다. 그리고 그곳이 안전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는 바로 돌아왔다.

그 다음으로 에베레스트에 도달한 ‘첫 번째’ 인간, 에드먼드 힐러리가 사진을 찍기 위해 자세를 취했다.

 

그는 영국, 인도, 네팔의 국기를 세웠다. 세 나라 모두 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그곳에 세 국기를 남겨두었지만, 힐러리 자신은 그곳에 단 10분 정도만 서 있었다.

그곳에 오래 서 있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곳에 처음 도달한 그 불쌍한 짐꾼을 역사는 거의 언급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힐러리는 그를 입막음하기 위해서 그에게 충분한 돈을 지불했다.

힐러리는 큰 규모의 연구소를 세웠고, 산악인들을 위한 훈련기관의 소장으로 텐싱을 임명했다.

 

하지만 비밀은 지켜질 수 없었다. 그곳에는 텐싱 뿐만 아니라 적어도 50명의 짐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가 누가 가장 먼저 올랐는지 목격했다.

그들 모두가 뇌물로 매수되었지만, 50명의 사람들이 그런 장면을 보았다면 소문이 퍼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나는 그 팀원들 가운데 한 명을 만났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진실은 이렇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고 그저 짐꾼에 불과합니다.

양쪽의 군대가 서로 싸울 때 군인들이 서로 죽이는 것과 같습니다.

한쪽이 이기면 다른 쪽이 패합니다.

 

하지만 승자의 이름은 늘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병사들 뒤에 멀찍이 숨어서 위험한 상황이 되면

언제든지 가장 먼저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령관에게 돌아갑니다.

자신의 부대가 승리하면, 그는 승리의 메달과 모든 것을 얻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법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고 불만이 없습니다. 그가 우리에게 돈을 많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더 높고 특별하고 우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온갖 술수를 동원한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정치이다. 내가 보기엔 평범한 사람들만이 정치에 관심을 둔다.

지성을 가진 사람들은 더 중요한 일을 갖고 있다.

지성은 삼류의 추한 정치, 더러운 정치와 싸우기 위해서 자신을 허비하지 않는다.

 

삼류의 사람들만이 대통령이나 총리가 될 수 있다.

지성은 갖춘 사람은 아무데도 갈 곳이 없는 사막에 이끌리지 않으며, 오아시스에도 현혹되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본능적인 단계에서 정치는 단지 ‘힘은 옳다.’를 외친다.

정글의 법칙이 그 원리이다.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보나파르트, 알렉산더, 타멀레인과 같은 사람들 모두가 인간이기보다는 야생늑대에 더 가깝다.

우리가 이 세상에 진정한 인간성을 바란다면, 이런 사람들의 이름을 완전히 지워버려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것마저 잊어버려야한다. 그들은 그저 악몽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역사는 이런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 오쇼의 <권력이란 무엇인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