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

생의 교차로에서

황령산산지기 2020. 1. 27. 10:04

五龍(오룡)/김영근


    


        생의 교차로에서 五龍/김영근 지는 해는 애수(哀愁)의 곡조를 닮았네. 기쁨보다는 슬픔이 많은 것이 인생이기에 생의 교차로에 서면 만 가지 생각 속에 허무와 회한이 겨울바람처럼 영혼을 시리게 하네. 평안함과 만족함만으로 생의 종점을 찍는 이 얼마나 될까. 레테의 강을 건너며 이승의 삶을 잊어버리면 망각 속에 향기로운 천국의 꽃이 피어날까. 떠나는 자는 잊지 말라고 슬픔을 선물하고 남겨진 자는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그리움을 가슴에 담고 회고의 삶을 사노니 이것이 인생이다. 인간은 몇 번이고 태어남과, 죽음을 반복하노니 가까운 곳에 생명의 탄생이 있으면 함께 태어나고, 지인이 떠나면 영혼의 일부가 함께 떠나니 생멸의 순환 속에서 짧고도 긴 호흡을 하네. 이승의 삶은 여름 한때의 소나기와 같고 겨울 한때의 눈 내림과 같으니 비와 눈이 그치면 촌각의 시간 속에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으리. 생의 교차로에 서면 다양한 신호등이 인간을 기다리며 길을 선택하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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