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

인연에 따른다

황령산산지기 2019. 10. 12. 12:30

유당(幽堂)

    

인연에 따른다 / 가을날


인연에 따르다




인연 따라 묵은 업을 녹이며 형편 따라 옷을 입는다.

걷게 되면 걷고 앉게 되면 앉는다.

한 생각도 부처가 되려는 마음이 없다.


隨緣消舊業  任運着衣裳  要行卽行

수연소구업    임운착의상   요행즉행

要坐卽坐  無一念心  希求佛果

요좌즉좌    무일념심   희구불과


- 임제록 

 

  

* 깨달은 사람(보살도)의 삶은 인연따라 조작없는 삶이다

걷게 되면 걷고 앉게 되면 앉으며 졸리면 잠을 잔다

부처가 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이미

부처가 되어있는데 다만 모르고 살 뿐이다 / 유당 



 

가을 날 - 김 현성


가을 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 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 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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