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나누지 못한 말
그날 저녁, 세상 지친 얼굴에 서로 미뤄두었던 말이 있네
그말, 나누지 못하고 우리는 헤어졌네
내 몹시 사랑하던 사람, 그 밤에 문득 떠나고 말았네
돌아오지 못할 줄 알았으면 밤 하얗게 지새웠을 텐데
사랑과 칭찬, 고마움 털어 놓았을 텐데
먼 길 떠나는 줄 알았으면 다 주었을 텐데
모두 용서했을 텐데. 어깨 움찔대도록 받들었을 텐데
몹시도 사랑하던 사람을 나는 무심히 떠나보내고 말았네
내 몹시 사랑하던 사람과 미처 나누지 못한 말이 있네
그 어두운 새벽, 자네는 영영 입을 닫아버리고
꿈속에서도 만날 수 없게 되었네
사랑한다는 말, 미루어선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어리석게 나는 입을 닫았네
고맙다는 말, 미루어선 안 되는 것 알면서도
아둔하게 나는 침묵했네. 자네도 마침내 입을 닫았네
내 말을 기다렸던가
우리 간직했던 마지막 이야기를 결국 나누지 못하고 말았네
가시 돋친 말은 미루어도 사랑의 말은 미루지 말았어야 했네
오늘 밤, 누군가 또 영영 오지 못할 길을 떠날 것이네
가는 길 외롭지 않게
이승의 생을 즐겁게 추억하도록 사랑의 말
고마움의 말을 전해주어야 하네
누군가는 자신도 모르는 새
지금 머나먼 여행을 준비하고 있을 걸세, 자네가 그랬듯이
보살피지 못한 그 한 번, 그 순간의 어리석음이 평생의 업이 되었네
신좌섭 --.
Le Mantra du Coeur / Michel Pép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