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을 참지 못하는 것 -보살선계경-
모욕을 참지 못하는 것이 번뇌의 원인이다.
나에게 집착하는 온갖 번뇌는 남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내 잘못 때문에 생긴 것이다.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참지 않는다면,
이는 곧 스스로 죄업을 짓는 것이 되고
그 죄업은 다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게 된다
* 모욕을느낀다는 자체가 나를 앞세우기 때문입니다
나쁜 말을 스치는 바람처럼 생각한다면, "그러려니.." 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차려놓은 밥상을 손님이 먹지않으면,
그 음식은 차린 사람이 먹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죽음에 대한 오독 / 이명윤
죽음은 선명한 색채를 띤다
묘비 옆 화병에 이미지로 피어있다,
계절은 죽음 앞에서 얼마나 공손한지
작년 가을에 뿌린 말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죽음을 새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술을 따르고 절을 하는 도중에
어린 조카가 한 쪽으로 치워둔
죽음을 만지작거린다
죽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한 까닭이다
죽음은 세월을 조금 뒤집어썼을 뿐
부릅뜬 웃음은 예전 그대로다
죽음의 눈을 편안하게 감겨줄 수 없어 미안했다
우린 서로 다른 계절을 살고 있으므로
고인의 생전에 대한 이야기 혹은
향기가 사라진 꽃잎들을
주섬주섬 챙겨 떠나는 길
산 중턱 수많은 무덤에는
새롭게 눈을 뜬 죽음으로 화사한데
길 건너편
나이도 추위도 잊은 노파가
죽음 한 송이를 오천 원에 팔고 있다
차창 너머로 마른 과메기 같은 눈과
마주친다,
삶이 죽음을 한 아름 안고 있다
길은, 계절 너머로 접어들고 있었고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다시 읽어가야 했다.
- 희선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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