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

[스크랩] 인간백년은 천상의 하루

황령산산지기 2018. 4. 14. 09:05


인간백년은 천상의 하루





 

 

인간들이 태어나 겨우 백년을 사는데,

빈둥거리며 방일하게 보낸다면, 언제

그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겠습니까?”

법구경 인연담에 나오는 말입니다.

 

인간백년은 천상의 하루입니다.

천하를 호령하는 영웅호걸,

천상과 같은 복락을 누리는 부자도

길어야 인간백년을 살 뿐입니다.

 

인간의 삶은 불확실합니다.

이전에 지은 업이 있어서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인간은 업생(業生)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나의 삶은 불확실하지만

나의 죽음은 확실합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면서

천년 만년 살 것처럼 즐기며 삽니다.

여기 법구경 인연담을 보면

삶이 얼마나 짧은지 알 수 있습니다.

 

한때 서른 셋 신들의 하늘나라에

말라바린(Malabhalin)이라는

하늘아들이 천명의 성도들에게

둘러싸여 정원에 들어갔다.

 

오백 명의 선녀들이 꽃을 따서

던지면 오백명의 선녀들이

꽃을 주어 하늘아들을 치장했다.

그런데 한 선녀가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몸이 등불처럼 꺼져서,

싸밧티 시의 한 고귀한 가문에 태어났다.

 

그리고는 그녀는 태어나면서부터

전생을 기억했고, ‘하늘아들

말라바린의 아내이다.’라고

회상하며, 자라서는 꽃공양과

향공양을 하면서 전 남편의 곁에

다시 태어나기를 기원했다.

그래서 그녀의 남편을

공경하는 자라는 의미에서

빠띠뿌지까(Patipujika)라고 지었다.

 

그녀는 열여섯에 다른

가문에 시집을 갔다.

그리고 그녀는 수행승들에게

식권으로 먹는 음식과 보름의

음식과 우기의 음식을 공양하며

천상의 남편과 만나길 발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열달 후에

한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이 걸을만하자

두 번째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이 걸을만하자

또 다른 아들을 낳고 해서

어느덧 네 아들을 낳았다.

 

어느 날 그녀는 공양을 올리고

공덕을 수행승들에게 화창하고

가르침을 듣고 계행을 지키고는

그날 저녁에 갑자기 질병으로

죽어서 다시 천상계에 화생했다.

 

천상계에서는 여전히 선녀들이

말라바린에게 꽃을 장식하고 있었다.

하늘아들 말라바린이

오늘 아침부터 당신이 안보이던데,

어디 갔다 왔소?’라고 물었다.

여보, 저는 죽었습니다.’

 

무슨 소리요?’

주인님, 사실입니다.’

어디서 태어났소?’

싸밧티 시의 한가문에 태어났습니다.’

 

'얼마나 그곳에서

오랫동안 지냈습니까?’

주인님, 열달만에 저는 어머니의

태에서 나와 열여섯 살에

다른 가문에 시집가서

네 아들을 낳아 기르며,

수행승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시중을 들며 다시 돌아오기를

서원하여 당신 곁에 온 것입니다.’

 

인간의 수명은 얼마나 됩니까?’

주인님, 백년입니다.’

그렇게 짧습니까?’

주인님, 그렇습니다.’

 

인간들이 그렇게 짧은 시간

태어나서 산다면, 시간을 빈둥거리며

방일하게 보냅니까?’

주인님,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인간들은 늙음과 죽음이 없이

무수한 세월을 사는

것처럼 방일합니다.’

 

그러자 말라바린은 크게 동요하며,

'당신이 말한 대로 인간들이

태어나 겨우 백년을 사는데,

빈둥거리며 방일하게 보낸다면,

언제 그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겠습니까?’ (Dhp.48, 인연담)

 

 

인연담에서 인간의 백년은

서른 셋 신들의 하늘나라의

하루 밤낮에 해당합니다.

신들의 수명은 천상년으로 천년이고,

인간년으로 환산하면,

3 6백만년에 해당합니다.

 

인생이 한번뿐이라면

어떤 삶을 살아 갈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자들은 대개 즐기며 살 것입니다.

 

인생이 단지 원타임에 불과하다면

굳이 공덕을 지을 필요가 없을겁니다.

수행을 하여 청정한 삶을

살아갈 의미도 발견하지 못할겁니다.

 

몸과 마음은 서로 의존합니다.

몸이 죽으면 마음도 따라 죽습니다.

사대로 흩어지면 자연으로 돌아가고

그래서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게 됩니다.

또한 무아(無我)이어서 윤회주체도 없습니다.

단멸(斷滅)론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여기서 명백히 드러난 것만

믿는 자들이 있습니다.

업과 내생을 부정하는 자들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삶만 강조할 뿐입니다.

 

인생이 한번뿐이라면

굳이 공덕지으며 수행하며

힘들게 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고 안락하게

재미있게 즐기며 살다 가면 그뿐입니다.

 

인간백년은 훌쩍 지나갑니다.

지금 노년에 이른 자는

지난 날이 꿈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아무리 84천대겁을 산다는 천신도

지나간 세월은 순간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백년은 천상의 하루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은 천년 만년 살 것처럼,

더구나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감각적 쾌락을 즐기며 살아갑니다.

 

 

오로지 꽃들을 따는데,

사람의 마음이 빼앗기면,

욕망이 채워지기 전에

악마가 그를 지배한다.”(Dhp.48)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

 

 

 

2018-04-0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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