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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 날이 오면 / 심 훈(沈 熏)

황령산산지기 2017. 2. 18. 08:48

                                          


   











그 날이 오면 / 심 훈(沈 熏)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 (鍾路)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 (頭蓋骨)은 깨어져 산산 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 (恨) 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 (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란(蘭)꽃의 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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