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 했던가 / 受天 김용오
케이크에 촛불을 켜놓고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가족과 둘러 앉아 가족
모두의 건강을 빌며 품은 소박한 뜻이 새해엔 이루어지게 해달라 조촐하게
기도를 드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한 장 남은 달력이 바람을 일으키며 옷깃을
여미는 것을 느끼고서야 그때야 무릎을 탁 쳤다. 그렇다. 다사다난했던 이
한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는 것을 한해를 조용히 뒤돌아보는 시간이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가족이며 지인들에 있어 유무형으로들 진 그 빚들을
갚았는가 생각하고 생각해 보지만 명쾌한 답이 없다 부끄러울 일이다.
작년에도 그랬던 것처럼 금년 세밑도 작년에 와 같이 마음에 진 빚들을 갚지를
못하고서 한해를 또 지나치려 하니 전례 행사처럼 굳어지는 것만 같아 두렵기가
흙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칼바람 속에서 길 한쪽 모퉁이에 켜켜이 쌓여
가는 낙엽인 듯해서 씁쓸한 것들이 유유히 흐르는 것이 한강의 물줄기만 같다.
그 누가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 했을까 금쪽같은 이 어록이 일천한 가슴의
문설주를 잡아당기니 겨울바람에 문풍지이듯 너덜거린 눈빛은 아리아를
노래하는 저 하늘 별들만 바라보네.
★ 노트 :유신庾信(AD513~581) 양(梁)나라의 사람으로서 남북조(南北朝)시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塼)에 통달을 하여 그의 문풍(文風)인 서유체(徐庾體)를
배우려고 후진들이 앞 다투어 찾아왔던 명망이 높은 문인이자 대 시인임
음수사원(飮水思源) : 물을 마시며 “그 물이 어디로부터 오는가, 그 근원을
늘 생각하라는,,,,,,
★ 맨델스존 : 바이올린 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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