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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연 앞에서 / 법정 스님

황령산산지기 2015. 4. 20. 12:30

♧ 자연 앞에서 ♧

고요하고 적적한 것은 자연의 본래 모습이다. 달빛이 산방에 들어와 잠든 나를 깨운 것도, 소리 없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달의 숨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도 이 모두가 무심이다. 바람이 불고, 꽃이 피었다가 지고, 구름이 일고, 안개가 피어오르고, 강물이 얼었다가 풀리는 것도 또한 자연의 무심이다. 이런 일을 누가 참견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만 자연 앞에 무심히 귀를 기울일 뿐.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려면 입 다물고 그저 무심히 귀를 기울이면 된다. 무심히 귀를 기울이라.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영원한 어머니일 뿐 아니라 위대한 교사이다. 자연에는 그 나름의 뚜렷한 질서가 있다. 자연은 말없이 우리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자연 앞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 같은 것은 접어두어야 한다. 그래야 침묵 속에서 우주의 언어를 들을 수 있다. 침묵이야말로 자연의 말이고 우주의 언어이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침묵의 의미를 배워야 한다. 그리하여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달아야 한다.





출처 : 불교와 인생이야기
글쓴이 : 산처럼물처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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