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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생명에 감사하다.*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應無所住 而生其心)

황령산산지기 2015. 3. 16. 12:32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應無所住 而生其心)

 

 

 

 

 

생명에 감사하다.

만물은 형상은 달라도 저마다 개성이 있다.
지식은 바로 이런 타고난 개성에서 비롯된다.
세상은 도서관이며, 돌과 나뭇잎, 풀과 개울,
그리고 인간과 더불어 폭풍과 대지의 은총을 나누고 있는 동물들이
모두 이 도서관의 서가에 꽂힌 장서(藏書)다.

우리는 자연의 학생들만이 배울 수 있는 지혜를 배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
우리는 성난 바람과 폭풍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살을 에는 추위와 눈보라를 불평하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인간의 왜소함을 더욱 깊이 깨닫는다.

어떤 가혹한 환경에도 불평하기보다, 필요하다면
더 많은 노력과 열정으로 우리 자신을 맞춰간다.
관찰에는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
관심과 호기심, 경외심이 커갈수록
생명이란 단순히 인간의 등장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는 생명에 감사하게 된다.


나무의 가르침

당신들은 나무가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나무도 말을 한다.
들으려고만 한다면 나무는
당신들에게도 애기를 할 것이다.
문제는 당신들이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말에 귀기울이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처럼,
당신들은 모든 자연의 목소리에 대해 무심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나무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나무는 날씨를 알려준다.
때로는 짐승들에 관해 가르쳐주고,
때로는 위대한 정령의 가르침을 전해준다.


만물의 영혼

아버지는 내게 이런 가르침을 주셨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영혼을 갖고 있단다.
저 하늘도 영혼을 갖고 있고,
저 구름들도 영혼이 있으며,
해와 달도 영혼을 지니고 있단다.
그처럼 모든 짐승들도 나름대로의 영혼을 갖고 있으며
나무와 풀, 물과 돌, 모든 것이 마찬가지란다.”

인디언은 숭배하기를 좋아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주변의 모든 것을 숭배한다.
사람은 어머니 대지의 호화로운 무릎 사이에서 태어나므로,
이 세상 어느 곳도 하찮은 땅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의 큰 기쁨

자연은 나에게 큰 기쁨이다.
그 생김새며, 사시사철 갈아입는 옷들,
눈썹 같은 무지개의 화관(花冠)과
당당하게 솟아오른 참나무,
그리고 고수머리 같은 머리칼을 대지에 드리운 상록수,
그 모두가 자연을 향한 나의 변치 않는 사랑을 자아낸다.

대리석 궁전보다, 금으로 기둥을 세운 궁전보다
이런 곳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나는 너무 기쁘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자연은 자연으로 남겠지만,
궁전은 부서져 폐허만 남을 것이므로.

그렇다, 나이아가라는 수천 년이 흘러도 나이아가라다.
태양이 있는 한, 강물이 흐르는 한 무지개는 다시 떠오른다.
하지만 인공의 산물은 어떠한가?
아무리 조심스레 간수해도 먼지로 부서져 사라지지 않는가!


생명의 리듬

태초에 커다란 북이 있어
세상의 리듬을 만들어냈다.
해변의 모래알이 그리워
꼭 되돌아오고야 마는 파도,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유유히 흘러가는 계절의 변화,

날아온 새들은 반드시 제 집으로 돌아가고,
곰은 추위가 닥치면 반드시 겨울잠을 잔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의문에도,
만물은 가장 완벽한 시간 속에 있다.

네 손목의 맥박을 들어보라.
만약 완벽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면,
생명의 북이 만들어내는
정교한 리듬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빛으로 지은 옷

어머니 대지와 아버지 하늘, 우리는 그들의 자식이다.
우리는 등허리가 지치도록 그들이 좋아할 선물을 준비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우리를 위해 빛으로 옷을 짓는다.

새벽의 흰 빛을 날실로 삼고 밤의 붉은 빛을 씨실로 삼아,
내리는 비로 술 장식을 짓고 화려한 무지개로 테두리를 장식한다.
그렇게 우리를 위하여 빛으로 옷을 짓는다.
그리하여 우리의 걸음걸이는
새들이 노래하는 풍경과 어우러진다.
그리하여 우리는 풀이 새파란 풍경과 하나가 된다.


거룩한 땅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 땅은 우리 백성들을 위해 이곳에 있었다.
우리는 이 땅에서 먹을 것을 얻었고
어릴 때는 이 땅에서 얻은 것으로 요람을 만들었으며,
병이 들면 이 땅의 약초로 치료했다.

그래서 우리는 땅을 우리의 어머니로 여긴다.
우리에게는 이 땅의 물과 공기, 짐승과 풀,
어느 것 하나 거룩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하나하나가 우리 백성의 번성과
모든 후손들의 풍요를 열어주는
성스러운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땅에서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고,
죽어서는 다시 어머니 대지의 품으로 돌아간다.
어머니 대지에게 기도를 드리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잊어버린다면, 우리는 더 이상 인간으로 존재할 수 없다.

 

   

출처 : 화 목 한 사람들
글쓴이 : 민제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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