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증후군...전화 증후군이란 단어는 내가 만들어낸 신종어다 아마 나의 이 증세가 공항장애의 증상과 별반 다르지 않을까 싶다.
처음 수행처는 동두천이라는 이곳을 무일푼으로 오게 되어 어렵사리 부처님 한분만 조성해놓고, 아침 저녁으로 지극정성 기도올려도 6개월동안 오는 사람 눈을 씻고 찾아볼래도 찾아볼수가 없었던 황무지 보릿고개 수행처가 떠오른다
전기세 밀리고, 월세도 밀리고...어느날 보니 먹을 쌀도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니,.. 조석예불 기도는 걱정과 공상으로 집중도 안되고....그렇다고 내 스스로 뾰족히 내 세울 부처님 껍데기나 방편도 없기에..괴롭기만 한 수행기간이었었다.
곳간에 쌀이 떨어질때쯤 어느날 착하게 생긴 보살님이 오셔서 마침 점(?)보러 왔지만 인생상담하러 왔을때 나는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보살님 걱정마세요..부처님께 기도 열심히 하면 다 소원성취됩니다.. 나를 믿어보세요..매매성취요..? 1주일안에 해결할께요...." 그리고 해결안되면 이 기도비 도로 가져가세요..!"
나는 나도 모르게 부처님 이름을 팔아서 눈에 힘을 주고 거기에 목소리까지 힘을 가세해서 큰 소리를 탕탕 치고 기도불공비 거금 20만원을 받았는데,... 생각해보니 죄의식이 거의 없었다.
다행히 연이 닿았는지 그분 소원성취가 1주일만에 이루어 졌기 망정이지 그때 그 20만원의 무게는 나에게 엄청난 감사와 뻔뻔함..그래서 결국 가장 먼저 급한불부터 먼저 껏지만 역부족... 나의 수행생활은 별반 나아지지가 않았고 늘 거지신세...
어느날인가는 서울에서 모처럼 지인이 오셨길래 주머니에 돈도 없고,..버스타고 시장에 가야 하는데 버스비도 달랑 달랑... 찬거리 살 돈도 없던터..난감하여 야산을 둘러보니 4월이라 여기저기 산 미나리, 쑥들이 보였다..
생전처음으로 낫을 들고 쭈그리고 않아서,..몇시간을 쑥과 나물을 캐서, 쑥은 쑥국을 끓이고 나물은 데쳐서 고추장에 설렁 설렁 무치고... 묵어서 시어빠진 김장김치에다 소찬 3가지로 공양대접해서 정말 초라하게 미안해하면서 함께 빙그레 불쌍하게 웃으면서 먹었던 적도 있었다..
1년동안 법당에 연등 올린것이 그당시 8개 정도 되었을까..? 그도 그럴것이 말 그대로 내가 수행하는 수행처가 소위 시쳇말로 문중들 무덤산 바로 아래 움푹 들어간 비닐하우스였으니까..
무덤만 보이는 그곳에서 아침마다 기도를 시작했었으니까
그야말로 부처님 이름팔아서 연명하고 나 하나 성불하면 그뿐이었던 소승불교였지 싶다.. 나만 편하면 되고 나만 성불하면 되고 나만 부처되기 위하여 기도한다고 법당에서 좌복깔고 않아서 청을 하면 내 목소리를 내가 들어도 왜 그리 을씨년 스럽고 외로운지..
기도하는 손위로 쥐새끼 한마리가 간질 간질 간지럼도 태워서 옴마야~화들짝 놀란적도 있었으니까..ㅎㅎ
동네에 인적이 드문곳에서 오고 가면서 사방에 목탁소리가 울리니.. .중인지, 무속인인지.. 오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한나절 주먹밥을 해서 오늘은 산이나 타러 가야지...
고대산, 마차산, 소요산, 칠봉산을 타고 약초를 익히면서 슬금 슬금 오르내렸었던 그 시절 보릿고개..
부처님께 기도 열심히 하면 다 먹고 살게 해준다는 사실을 그때 어렴풋이 깨달았다. 아니다..정확하게 애기하자면 세상사 절실하면 절실할수록 결국 다 통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는것이 더 정확하다..
절실하면 눈물도 안나오고 웃음도 안나오고,..도둑질도 할수 있을것만 같았던 그때.. 그때 그 시절 보릿고개를 겪고, 남에게 비난과 멸시를 받고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그저 수행자라는것에 내 자신 만족하며 살아갔었던 그때...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여법한 지금의 이 산꼭대기로 수행도량을 옮겨와서 또다시 기도와 포교를 한지 어언 이곳에서 7년째.. 이젠 중고차지만 휙휙휙 오고 가는데 걸림없는 멋진 차도 생겼고 곳간에 쌀도 절대 떨어지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전화도 없이 슥슥 지 멋대로 쳐들어오는통에 어느새 나도 모르게 찾아와서 도진 병...
대인 공포증....그리고 전화증후군... 이 상황을 바꾸어야 하는데 나의 현 여건이 그럴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체 유심조라고 내 마음 하나 먹기 나름일텐데,..다 포기하고 집착을 벗고 떠나면 그뿐이고,..돌아와서 다시 수행하면 그뿐일텐데 그 또한 쉽지가 않는것은 어느새 주인이라는 책임감..그리고 내 본성이 눈물 콧물도 많고 여리고 여린 성품탓이지 싶다
남에게 No를 절대 못하는 내 성격탓으로 오고 가는 불자님들에게 뒤통수(?)도 참으로 많이 맞고 여기까지 왔다.
항상 부족한것이 나의 24 시간이고 나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공양주한테도 여러차레 뒤통수(?)을 얻어맞은 전과도 있으니까..그럴까? 아니다..내 성격탓으로 내 마음에 안맞아서 미덥지도 않고, 응당 댓가를 주어도 남에게 신세지기 싫어지는 내 옹골찬 성격탓이 정확하다
이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사람들이 두렵다 왜 그럴까를 곰곰히 생각해본다..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인연들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인연들을 익히 알기에 짐작이 되기에 지금도 가슴앓이를 한다 나의 역할이 너무 많아졌고..관리를 전혀 할수도 없고 사실 정작 사람들을 믿을수가 없다.
그리고 고생을 하여본 경험이 있기에 부처님 시줏돈을 내 맘대로 펑펑 쓰지도 못하겠다.. 나는 대인공포증 공황장애 환자다. 사람들이 웅성웅성 차 마시러 왔다고 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손발이 떨린다
...공황장애...
공황장애는 내 스스로 부처님이 만사형통으로 늘 거짓말을 한 업보이다
"내가 해결해 줄테니 걱정말고 기도비 올리고 초하룻날 꼭 오셔" 어느날 인근 천년고찰 조계종 어른스님을 뵈러갔을때내 귀에 들리는 음성보다 스님의 천연덕스런 미소띈 얼굴속에 입모양만 정확하게 보았다..
그때부터 나도 저 스님과 똑같이 " 보살, 처사님 다 해줄께..걱정마.. 구업을 짓는 공황장애 환자스님 되어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와서 보라... 와서 보라...참으로 멋진말이다 대승불교는 신해행증이고 근본불교는 문사수(聞思修)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
생사해결처럼 절실한 문제가 있을까..
솔향기 그윽한,..마차산 우리절... 광명스님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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