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립으로 빌은 쌀 떡으로 빗어
내림굿 제단위 신 앞에 올리며
기구한 운명을 거스를수 없어
여인의 가냘픈 몸에 무당의 업을이고
부채를 펴 방울일랑 받아들어
물동이 위 일월대 모셔들고 성신맞이
솟을굿 마당에 머리풀어 다시 올리며
신어머니 부등켜안고 한사코 우시는 구려
귀鬼의 눈으로 본 것을 입으로 전해주고
신神의 귀로 들어 손으로 어루만져 주며
청룡도 휘둘러 응어리진 것 끊어내 주고
삼지창 내질러 액 을 물려 주었어도
뭇 사람들 눈길에 냉가슴을 앓고
산천기도 드릴때는 몸살을 앓으며
백팔염주 목 에 걸고 공수를 받아
서발염주 손 에 걸어 바라춤을 추며
나 로 살아갈수 없는
신 딸
신 의 모습으로
마디마디 굽이지는 사연을 담아
불사거리 올릴때 남쾌자에 흰 고깔
오른쪽에 홍철릭 왼 어깨에 청가사
마마가 돌아다니는 별상거리 굿판에
시퍼런 작둣날 위에올라 만신이 되시었소 그려
출처 / 김해인시집 '세상에 나'
출처 : 여민락(與民樂)
글쓴이 : 김해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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