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름
김수인
이제는 머무르고 싶다.
종달새 지저귀는 찬란한 아침에
보내는 자의 촉촉한 눈망울 같이 젖은 이슬을 보며
눈물의 세월을 푸르른 대지 아래에 묻고
세상을 향해 열린 조그만 창이 달린 오두막을 만들어
그 안에 행복을 담아 머무르고 싶다.
이제는 머무르고 싶다.
가을밤을 노래하는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하얀 메밀꽃밭에 누워 바라보는 저 하늘이
내게 더 이상 새로운 이정표가 되지 않을 때
별을 따라 걷던 방랑의 세월을 하늘로 보내고
정겨운 메밀꽃의 향기를 가슴속에 담아 머무르고 싶다.
이제는 머무르고 싶다.
가는 것은 끝이 없음을 알고
돌아서는 것이 또 다른 시작임을 느낄 때
조용히 부르는 바람의 애원을 뒤로 한 채
푸른 하늘 아래 서 있는 하얀 초원의 집에서
소녀 같은 당신과 이제는 머무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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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순수순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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