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가 람-
님이 피우던
영혼의 불꽃은 꺼졌습니다
영정 앞의 향은 타고 있는데
시간은 멈춰 있고
바람도 잠을 잡니다
창공을 날으는 연줄 끊어지듯
목숨줄 놓고 피안에 드셨는데
저승으로 가시는 뒤안길에
남은 미련은 무엇인지 말이 없었습니다
살아온 세월의 옹이 속에
희노애락은 누구를 위한 것이 였으며
일생을 접고 가는 길과
그 연장선에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입니까
영혼은 가도 꽃들은 피어나고
삶을 지키는 나무 위엔
새들이 둥지를 틀고 푸른 잎이 나겠지요
님은 가고 다시 아니 오시기에
님을 따르던 시간들은
살아 있는 자들의 숙제 입니다
영면의 시간도
살아 있는 자들의 몫 입니다
출처 : 치악산 가람마을
글쓴이 : 산너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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