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카 평원
지구 반대쪽 남미 페루의 나스카 평원은 페루 남부의 태평양 연안과 안데스 산맥 기슭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연중 안데스산맥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한류인 홈불트해류가 흐르는 바다에서 습기를 거의 실어 오지 못하기 때문에 열대림이 무성하게 자라기 마련인 위도에 놓여있으면서도 지난 1만년 동안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너무 건조해 매 2년마다 겨우 12.5mm 정도의 비가 내리며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 사막지형이다.
이 나스카 평원에는 벌새, 고래, 원숭이, 거미, 개, 나무, 우주인, 펠리컨 등의 그림이 30개 이상 그리고 소용돌이, 직선, 삼각형, 사다리꼴과 같은 수많은 기묘한 곡선이나 기하학 무늬들이 200개 이상 그려져 있다. 그림 한 개의 크기가 100m에서 300m에 달하는 거대한 것이다. 어떤 것은8km의 직선이 마치 긴 활주로처럼 뻗어 있는 것도 있다. 그림들이 그려진 면적을 모두 합치면 거의 1,300㎢에 달한다. 도대체, 이런 황량한 사막에 누가, 언제, 왜, 어떻게 그린 걸까?
나스카의 토양은 황색의 점토성으로 작은 돌과 화산자갈로 덮혀 있는데 공기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검은색이므로 문양은 돌을 살짝 걷어내고 깊지 않은 골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선명하게 구별된다. 또, 선을 따라 돌을 배치하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치 않는다. 더욱이 이 지역은 매우 건조해서 문양은 오래 보존 될 수 있었다.
이미 16세기 스페인의 연대기 작가인 시에사 데 레온이 '나스카 부근사막에 있는 이상한 부호들'에 흥미를 느꼈지만 과학자들의 본격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1941년부터 였다.
1941년 오후 미국의 역사학자 코삭 부부는 나스카의 평원 위에 신비스런 문양이 수km에 걸쳐 분포한 것을 발견했다. 바퀴나 별 모양, 그리고 삼각형이나 사다리꼴의 기하학적 도형이었다. 항공기의 활주로와 비슷한 모양도 있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문양은 2백개 이상.
코삭 부부는 문양을 발견한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태양이 막 지려는 순간이었다. 태양이 지평선으로 사라지는 순간 우리들이 서있는 기다란 선을 따라 사라지는 것을 알았다. 그때가 바로 6월 22일로서 남반구에서는 일년 중 가장 날이 짧은 동지에 해당했다. 우리는 순간적으로 이 문양들이 뜻하는 수수께끼의 열쇠를 찾았다고 생각했다." 나스카의 문양은 천체의 운동에 관한 정보가 담겨있다는 의미다.
별자리 지도
나스카의 미스터리에 대한 얘기가 세인들의 관심을 끌자 많은 학자들이 현장에 몰리기 시작했다. 어떤 학자는 그림들이 별자리를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새는 재빨리 움직이는 화성과 금성을 나타내며, 원숭이의 그림은 큰곰자리, 사자자리, 작은 사자자리의 별들로 구성된다는 설명이었다.
1968년 천문학자 제랄드 호킨스는 나스카 문양이 천체와 관계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93개의 문양과 하늘에서 가장 반짝이는 45개의 별에 대한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가능한 한 최대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연관성을 찾는 일은 실패였다. 그는 연구를 끝내면서 "천문학적으로 나스카의 문양이 천체와 관련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계인의 우주선 활주로
나스카 문양에 대한 수많은 추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세인의 관심을 가장 크게 끈 사람은 이스터섬이 외계인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 다니켄이다. 그는 나스카 문양이 외계인이 타고온 우주선의 활주로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다니켄에 따르면 외계인은 고원에 도착해 두개의 활주로를 건설했다. 외계인들이 고원을 떠난 후 원주민들은 사라진 신(외계인)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랬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자 원주민들은 새로운 문양을 만들었다. 외계인에 대한 신앙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1968년 이런 내용을 담은 책 '신들의 전차'는 놀랍게도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다. 10년 사이에 3천5백만부가 팔리는 초베스트셀러가 됐다. 더욱이 당시 세계적으로 일고 있던 UFO(미확인 비행물체)의 열기에 편승해 그의 주장은 수많은 호사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다니켄의 설명은 즉시 수많은 반박에 부딪친다. 간단한 예로 나스카는 연하고 모래가 많은 지형인데, 육중한 우주선이 이 지역에 착륙한다면 푹 빠져버릴 것이다. 고도의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하겠는가.
나즈카인의 고대 열기구
하지만 다니켄의 이론은 과거 우주 조종사였던 짐 우드맨의 관심을 끌었다. 우드맨은 1973년 가을 나스카에 도착한다.
그는 작은 비행기로 현장을 탐사한 후 나스카의 문양들이 하늘을 날 수 있는 생명체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고 결론짓는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지 않고서는 그렇게 거대한 문양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대인들이 비행기를 만들었다는 말인가. 실마리는 나스카인 무덤에서 나온 직물에서 풀리기 시작했다. 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당시 직물이 현재 사용하는 낙하산이나 열기구의 소재보다 훨씬 섬세하게 짜여진 점을 발견한 것이다. 더욱이 출토된 도자기에 기구나 연으로 보이는 깃발과 끈을 늘어뜨리면서 비행하는 물체의 그림이 수없이 그려져 있었다. 직물에도 날고 있는 남자의 그림이 발견됐다. 현재 중남미의 오지에 사는 원주민들 사이에는 종교적인 의식을 거행할 때 작은 열기구나 연을 하늘로 띄우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
우드맨을 가장 흥분시킨 것은 문양의 한쪽 끝에서 발견된 '불에탄 구멍'의 존재였다. 지름이 최대 10m나 되는 구멍에 검은돌들이 놓여 있었는데, 이들을 분석한 결과 극심한 열에 의해 검게 변한 것임이 확인됐다. 이는 열기구를 발진시키기 위해 큰 불을 피운 증거가 아닐까. 우드맨은 자신이 직접 의문점을 파헤치기로 결심했다. 그는 고대 나스카인들이 시도했음직한 방법으로 열기구를 만들어 직접 하늘로 올라갈 계획을 세웠다. 열기구의 형태는 직물과 도자기에 그려진 그림을 본땄는데, 피라미드를 엎어놓은 모습이었다. 바나나 모양의 곤도라는 갈대로 만들었다. 며칠 동안 나무를 태워 연기를 보내자 열기구는 완전히 부플어올랐다. 밧줄이 풀리자 열기구는 놀라운 속도로 하늘로 올라갔다. 단 몇초 만에 1백20m나 올라갔다. 3분 후 뜨거운 공기가 식으면서 열기구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열기구의 곤도라가 땅에 닿자마자 두사람이 뛰어내리니 갑자기 가벼워진 열기구는 하늘로 다시 올라갔다. 모두 14 분을 날았다.
이 실험으로 나스카인들이 어떻게 거대한 문양을 그릴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어느정도 풀렸다. 그러나 나스카인들이 정말 그런 방법을 사용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어쩌면 나스카 문양의 비밀은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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