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요제가 낳은 스타 이상미
최근 대학가요제가 끝나면서 대학가요제에 대한 실망감도 점점 늘어나고 있지요. 하하.
하지만 대학가요제가 낳은 명곡들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해서 기대를 갖게 만듭니다.
우리가 추억 할 수 있는 곡들이 많고 많지만, 이 블로그를 들러주시는 분들을 위한 추천곡을 선정했습니다.
10 전람회 - 꿈속에서 (1993년)
당시 참가자들과의 압도적인 수준차를 보여줬던 김동률의 명작. 비내리는 한밤에 감상하면 딱인 이 노래는 사실 요즘에 발매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의 세련됨을 느낄 수 있다. 사실 대학가요제의 수준은 이 상태에서 정체해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대개 대학가요제 출신 뮤지션들이 이렇다할 장기적인 발전을 하지 못하는데 반해 김동률은 지금까지도 계속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있다.
9 솔레노이드 - 강요 (2003년)
대학의 음악은 이래야 한다! 불평불만이 유난히 많아 보이는 두명의 대학생들은 상당히 공중파 방송에 아슬아슬하게 부적절한 언행들을 전국의 시청자 앞에 내뱉고 있었으니 저들의 입에서 또 무슨말이 튀어나올지 지켜보는 시청자들과 통제실에서 지켜보는 PD와 국장도 아슬아슬 했을 것이다. 이 참으로 지저분하고 직선적인 곡이 자신들의 메세지를 강렬하게 어필하기도 했지만 어설프게 예쁘장한 모던록이나 그런지록을 표방하려 하려고 잔머리를 쓰는 요즘의 젊은 뮤지션들에게 강렬한 일침을 놓아준것 같아 통쾌하다.
8 높은 음자리 - 바다에 누워 (1985년)
부산 출신 듀오답게, 바다와 항구를 가사에 집어넣은 구성진 느낌의 노래. 노래방에서 부르면 절로 어깨춤이 움직여진다. 당시에도 매우 다정해보였고, 중간에 삽입된 동의대 캠퍼스에서의 다정한 모습을 보인 이들은 8년 열애끝에 결혼해 성공한다. 음악으로 맺어진 인연인데 불구하고 신부쪽이 신랑의 음악활동을 격렬히 반대했다는(잡지 루머 문제로 인한)후문. 이들 부부는 사실 양쪽 모두 대학가요제 출연 당시보다 지금의 나이든 외모가 나아보인다.
7 활주로 - 탈춤 (1978년)
그 유명한, 배철수의 단발령이 있었던 명곡이다. 센드페블즈의 성공에 자극받았던 2회 대학가요제는 정말 주옥같은 명곡들을 많이 쏟아냈는데. 탈춤도 그 중 하나이다. 사실 배철수가 추후에 녹음한 곡은 기타리프위주의 록 넘버이지만, 당시 방송된 곡은 신디사이저를 지나치게 강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진보된 사운드를 선보였다. 배철수는 훗날 TV쇼에서 대학가요제에 출연하기 위해 머리를 잘라야 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6 센드페블즈 - 나어떡해 (1977년)
전국민 적으로 굉장히 유명하며 모르면 간첩인 '나 어떡해'는 훗날 산울림의 맴버가 되는 김창훈이 만든곡으로 김창완이 만들어온 산울림의 노래와는 약간의 차이점이 보인다. 사실 김창완도 이때 샌드페블즈 소속으로 출전하려 했으나, 졸업생이라는 신분에 의한 규정에 가로막혀 포기었했다. 하지만 당시 센드페블즈 출신의 선배 이수만이 MC를 봤으니 센드페블즈 자체로써는 기쁨이 두배가 됐으리라... 이후 '나어떡해'는 70년대 말 내내 전국의 바닷가와 휴양지를 휩쓸며 통기타를 들고 여인네들을 꼬시려는 사나이들이라면 거의 마스터 했던 전국구 히트작.
5 샤프 - 연극이 끝나고 난 후 (1980년)
장동건 주연의 영화 친구의 OST로도 유명한 이 곡은 70년대를 갓 벗어난... 즉, 아직까지는 80년대라는게 실감이 안나는 사실상의 70년대 말 분위기에서 나온 곡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감각적인 곡이다. 우울함을 승화시킨 싸이키델릭한 이 곡은 적당한 촌스러움과 정이 담겨있으며 세련됨도 공존되어있다.
4 무한궤도 - 그대에게 (1988년)
처음부터 입상을 위한 치밀한 사전준비가 돋보였던 곡으로, 현재의 마왕을 낳았던 신해철과 함께 90년대 초중반 한국 가요계의 일세를 풍미했던 015B의 조형곤의 풋풋한 모습을 맛 볼 수 있던 곡이다. 신해철은 마감이 임박한 대학가요제 접수를 위하여 가는 버스 안에서 급하게 가사를 지어냈고 결국은 기어이 대상까지 맛보는 영광을 누리며 연예계로 들어선다. 조형곤은 무한궤도의 공중분해 당시 남아있던 정석원 장호일 형제와 함께 015B를 결성하고 활동했지만, 꽤 스타성이 있었던 김재홍은 연예계 대신 치과의사의 길을 갔다. 현재 김재홍씨는 치과의사 밴드로 아쉬운 음악열을 달래는 중.
3 마그마 - 해야 (1980년)
시인 박두진의 명시를 재해석한 마그마의 해야는, 당시 앞서나가는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대세를 이루고 있던 프로그레시브함의 절정을 보여주는 곡이다. 실제로 1980년 대회에서 가장 화끈한 퍼포먼스를 펼쳤던 그룹이 아니었나 싶다. 특히 보컬을 맡고 있던 조하문의 예쁘장한 미모(!)는 TV를 시청하던 뭇 여성들을 설레게 했음이 틀림없다! 현재 조하문씨는 선교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2 심민경 - 그때 그사람 (1978년)
늦게 학업을 시작한 심민경의 화려한 연주가 일품이었던 곡. 범상치 않은(!) 심민경의 외모 자체와 멜로디에서 흘러 나오는 대학생 답지 않음이 어필된 이 곡은, 정치적이고 시대적 파문과 상처를 남기기도 했지만, 시대가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 받는 명곡 중 하나가 되었다. 지금 들어도 전혀 천박하지 않고 촌스럽지 않은 동양풍의 선율은 언제 들어도 감미롭다. 당시 방송에서 MC를 보던 이수만이 "심민경씨는 드럼도 잘치세요. 여자로써 쉽지 않은데..."라고 했으나, 실제로는 본적이 없어 지금까지도 많이 궁금한 대목이다.
1 소나기 - 누군가 (1990년)
외적으로는 T-SQUARE와 CASIOPEA, 내적으로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영향을 받은 듯 한, 퓨전 재즈 밴드. 캠퍼스의 낭만과 어울리는 조합의 멜로디와 함께 80년대에서 90년대로 넘어가는 시점의 하이테크놀로지에 대한 동경과 희망이라는 시국이 잘 맞아떨어진 곡 구성으로 인하여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1990년에 수상했던 '누군가' 대학가요제가 낳은 최고의 곡이자, 소나기 자체도 대학가요제 역사적으로는 최고의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이 그룹은 2001년 '청춘가'라는 곡으로 또다시 한번 대상을 수상했었다.
P.S : 2001년 대상을 수상한 소나기의 리드보컬이던 김희영씨는 현재 썬데이 브런치로 활동중입니다. 당시 무대위에서 당차고 자신감을 지나쳐 자만심까지 엿보였던 숙녀가, 갖은 음악적 실패와 수년간의 백수폐인생활에 걸친 스트레스 탓인지, 살이찌고 음울한 눈동자를 보여주고 있더군요. 이대로 묻히기 아까운 재원같은데 개인적으로 잘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내 개인 블로그 들어와서 이노래가 더 좋네 저노래가 더 좋네 떠들구 지랄좀 떨지 마라^^ 미치지 않았어?
하여간 대한민국 오지라퍼들 알아줘야 한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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