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스크랩] 우주는 신의 꿈이다 2002.1.15.

황령산산지기 2007. 2. 1. 11:18

 크노프, 잠자는 메두사

잠자는 메두사 the Sleeping Medusa (1896)
by 크노프 Fernand Khnopff (1858-1921)
파스텔, 72x29cm, 개인 소장



      벨기에의 상징주의 화가 페르낭 크노프가 그린 이 작품의 제목은
      "잠자는 메두사"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잠자는 뮤즈"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인간의 얼굴과 새의 몸을 가진 그림 속의 존재는
      머리카락이 뱀인 그리스/로마 신화의 괴수 메두사와는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예술의 여신 뮤즈의 모습도 아닙니다.

      이 신비로운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들 중의 하나랍니다.
      그렇지만 왜 이 그림을 특별히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저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예전에 "코스모스 Cosmos"라는 책에서 읽은
      '우주는 신의 꿈이다'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저자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 Carl E. Sagan (1934-1996) 이
      힌두교의 거대한 시간 개념과 우주순환론을 소개한 부분을 보면,
       힌두교의 창조신 브라마 Brahma (불교의 범천 梵天)의 하루는 86억 4천만년
      (칼 세이건에 따르면 우주의 대폭발 Big Bang 이후 흐른 시간의 절반)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주는 이 브라마 신이 꾸는 꿈이며 1백 브라마 년을 주기로
      신이 잠들고 깨어나는 것에 따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크노프의 그림 속 잠자는 존재를 보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꿈꾸는 브라마 신을 떠올리게 되고
      이 불가사의한 존재가 마침내 눈을 뜨고 날개를 펼치는 날
      하나의 세계가 멸망하고 다른 새로운 세계가 탄생할 것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이 그림에서 묘한 긴장감과 경외감을 느끼는 됩니다...
      ...너무나 주관적인 감상이지요...
      하여튼 이런 제멋대로의 느낌으로 저는 이 그림을 좋아합니다.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http://blog.daum.net/isis177

출처 :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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