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에 들어가기 전에 일단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 글은 본지가 잘 써먹는 정치적 은유나 패러디가 아니라 진짜 외계인과 그 문명에 관련된 거란 점이다. 혹시 가카나 딴날당 등을 외계문명으로 지칭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가다가 결국 말미에는 '외계쥐를 잡자'로 바뀌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아니란 말쌈.
그럼 독자 열분들은 의아할 것이다. 새해 예산과 노동법이 날치기 통과된 이 엄중한 시기에, 진보대연합을 통해 지자체 선거에서의 승리를 노려야 할 중차대한 2010년의 벽두부터...
외계인이라고? 이 무슨 허공에 삽질…?
고백하마. 본지, 작년 한해 열심히 하긴 했지만 와중에 황색언론의 정체성을 다소 망각한 것이 사실이다. 핑계거리야 수없이 많고 다들 아시니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우리가 민족정론의 기치를 내걸고 그럴듯한 언론질에 정신이 팔려 잘난 척 하는 동안, ‘뉴스 오브 더 월드’, ‘위클리 월드 뉴스’ 등 해외 유수의 경쟁 매체들은 황색언론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고 아래와 같이 범우주적 현안에 대한 특종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위클리 월드 뉴스의 특종기사. 오바마 및 역대 미 대통령의 선출 뒤에는 외계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움직일 수 없는 증거 사진과 함께 전세계에 타진한바 있다.
이런 엄혹한 국제 무한 경쟁의 언론 현실 속에서 우리도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수만은 없는 일. 가카와 그 일당이 제아무리 날뛰어 우리를 진짜 언론으로 만들어보려 한들, 본지의 똥색 본능을 잠재우기엔 그저 역부족인 것이다.
그도 그렇고, 2009년 총결산 기사의 소녀시대 ‘해명’에 나와 있듯이, 본지가 좀 헤비하게 간다 싶을 때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게 본 우원의 사명이라 개인적으로 믿고 있다. 글타고 머 의무감만으로 이러는 것도 아니고, 편집장에 따르면 딴지 최고의 휴머니스트라고 하나 때론 그런 정체성에 손발이 오그라들어 견딜 수 없는 우원이니 이 점 헤아려 주셨으면 싶다.
이런 배경하에, 이제 2010 신년특집 기획으로 지난 십수년간 심심할 때마다 연구해 온 외계문명과 인류의 수수께기 등을 향후 여러 편에 걸쳐 좀 풀어보려 한다. 마 저 위의 위클리 월드 뉴스보다는 훨씬 진지하지만 진짜 과학에 비하면 또 소설이라는 점, 감안하고 흥미위주로 보시면 되겠다.
이런 부분들을 인정한 상태에서, 독자 열분들의 몰입을 위해 요 밑에서부터는 가급적 진지 & 심각한 톤으로 일관할 생각이니 오해 없으시길.
Chapter 1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 그 넘들을 쳐다보며 한번쯤 저곳에는 누가 살까 궁금해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다.
맑은 날 공기 좋은 곳에서는 육안으로도 6천 개나 보인다는 (우원은 12살 때 강원도 진부령과 29살 때 밴쿠버의 시모어 마운틴에서 그 장관을 목도하고 충격과 전율에 휩싸인 바 있다) 이 별들은 실은 인간이 관측 가능한 우주에만도 1000억의 1000억 배나 널려 있다.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생명과 또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을지는 우리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여기서 일단 한 가지 적시하고 넘어가자. 바로 이런 이유로 외계인은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없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2천년 전 프톨레마이오스식 사고 방식의 잔재일 뿐이다. 물적 증거는 없지만 그건 아직 우리가 그런 증거를 제대로 포착할 만큼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며 ‘너무나도 광대한 우주’라는 정황 증거 하나만으로도 이런 선언을 내리기엔 충분하다고 우원은 오랜 고심 끝에 결론을 내렸다.
자, 이렇게 외계인은 존재하며 고로 신년특집 외계인편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이상.
…이라고 할 수는 당근 없는 일이다. 왜냐, 우리의 관심사는 그래서 외계인들이 있다고 쳐도 저들이 과연 지구에 오는 건지, 온다면 왜 오는 거며 뭘 하고 있는지, 위클리 월드 뉴스의 보도처럼 오바마를 당선시킨 것이 그들인지 등등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와 그들이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느냐는 거고 이건 그들이 단지 어딘가에 존재할 거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일단, 일마들은 실제로 지구에 맨날 나타나고 있다. 그것도 최근에 등장한 것도 아니고 수백 년 수천 년 전부터 그래왔다. 이 내용은 우원의 옛날 글이나 다른 데서 읽은 분들도 있겠지만 여하튼 중요하니 다시 좀 짚고 넘어가자.
아래 그림들을 보시기 바란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는 유명한 명화들로 출신성분이 확실한 넘들이다.
'수태고지' 1486년.
Carlo Crivelli 작. 런던 National Gallery 소장.
UFO에서 성모의 머리로 금색 광선이 발사되고
있다
'십자가 처형' 1350년.
코소보의 Visoki Decani Monestary
소장. 왼쪽과 오른쪽 위의 특이한 비행체들을 눈 여겨 보시도록. 특히 아래 확대한 그림 속에는 조종사의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예수의 세례' 1710년.
Aert De Gelder 작. 영국
케임브리지 피츠윌리엄 박물관 소장.
전형적이고도 현대적인 UFO가 광선을
내뿜는 모습이 선명히 그려져 있다.
이태리 몬탈치노의 산 로렌초 성당에 걸려 있는
그림의 일부. 1600년.
이태리의 보나벤추라 살림베니 작.
인공위성을 닮은 저런 기계 장치는
그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1803년 일본 이바라기 현의
하라토노 해안에서 관찰된 비행체
스케치. 우측 위 이상한 외계 문자에
주목하시길
그 외에도 많지만 이 정도만 소개하자. 이 옛날 그림들에 묘사된 기괴한 물체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눈에 익숙한 UFO(원래는 미확인 비행 물체라는 광범위한 뜻이지만 이 글에선 좁은 의미로 사용하도록 한다)의 형태와 너무 똑같이 닮아 있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여기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 머 우연의 일치라던가 별을 이상하게 그린 거라던가 상상이나 심지어 장난이라던가 등등 UFO 설을 비켜갈 수 있는 이론도 나름 내놓아 볼 수 있다. 그리고 저런 류의 그림들 중 일부는 실제로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경우들이나 마찬가지로 이때도 ‘오컴의 면도날(가장 단순한 답이 정답이라는 원리)’을 적용하는 게 옳은 태도일 거다. 아직도 UFO를 두고 별이니 구름이니 구전현상이니 ‘벌레의 군집’등 오만 가지 자연현상으로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아 물론 그런 것들도 당연히 있겠지만 저 그림에 그려진 것들, 혹은 요 아래 사진들과 같은 것이 그런 자연 현상을 과장하거나 착각한 거라는 주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암튼, 그렇게 본다면 이 화가들은 이것들을 실제로 보거나 과거의 기록에서 찾은 것이고, 그래서 그림에 그려 넣은 거다. 다시 말해 현대에도 중세에도 또 그 이전에도 지구상의 하늘에는 저런 초현대적 형태를 가진 비행체들이 무수히 날라 다니고 있는 것이다.
미 공군의 전투기가 비행접시에 다가가고 있다. 이런 사진은 비행
기와의 비교를 통해 UFO의 크기, 속도, 고도 등을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비행기와 비행접시의 명암을 비교함으로서 사진 조
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라스베이거스 상공에서 촬영된 UFO. 상당히 낮은 고도에서
선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내부 구조도 약간 드러나는 듯 하다.
위 사진과 같은 날 다른 사람에 의해 촬영된 UFO.
정반대 지점에서 촬영한 것으로 앞뒤가 반대로 찍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지금까지 두 가지를 규정했다. 첫째는 이 우주 속에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둘째는 이미 오랜 세월 많은 UFO가 지구를 방문했다는 거다. 그럼 이제 이 두 가지를 연관시킬 때다. 저 UFO들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안드로메다? B 612? 천공의 성 라퓨타…?
여기에서 우리는 이제 과학적, 논리적 문제들에 봉착하게 된다. 장거리 우주여행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광속한계다. 아인슈타인은 질량을 가진 물질은 광속, 즉 초속 30만km 나 그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우주의 본질로 규정했다. 우주선이나 인간(외계인도) 역시 질량을 가진 물질이기 때문에 당근 이 한계의 적용을 받는다.
와중에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센터우리의 알파성만 해도 편도로 4.3 광년(빛이 4.3년 달려야 도달하는 거리) 떨어져 있고, 우리 은하의 이웃에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20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반면 인간이 만들어 쓰고 있는 우주선은 최고 초속 11Km 정도인데 이런 속도로는 태양계를 벗어나는데 만도 10여 년 세월이 걸린다.
근데 태양에서 목성까지의 거리가 불과 40광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우리의 과학으로선 저런 먼 외계에 도달한다는 건 말 그대로 택도 없는 소리다. 현재 인류의 현실은 고작 1.3 광초 거리에 있는 달에 가본 수준이다.
그럼 외계인들도 마찬가질까? 머 우리보다는 빠른 우주선을 쓰겠지만 광속한계가 만약 우주의 법칙이라면 그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건 결국, 광활한 우주 속의 머나먼 별들을 제 앞마당처럼 돌아다니는 건 발달된 외계인들에게도 쩜 무리일 거라는 뜻이다. 글고 그넘들한테도 항성간 여행은 큰 비용과 시간, 노력이 드는 일일 텐데, 별 이유도 없이 툭하면 변방의 지구에까지 수시로 우주선들을 보내고 있을 리는 없다.
하드 SF 작가인 아서 클락의 작품 ‘라마’ 에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 규모의 거대한 우주선이 등장한다.
광속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 항성간 우주 여행은
이런 접근만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지구상에는 분명 오늘도 수많은 UFO들이 출몰하고 있다(고 우원은 주장한다). 그럼 얘들은 대체 왜 여기까지 오는 거냐?
이 질문에 명쾌무비한 답을 낼 수 있는 넘은 그넘들 자신 말고는 없겠지만, 광속한계를 완전 극복한 신적인 존재가 아닌 한 아무래도 아래의 몇 가지 중 하나일 수 밖에 없을 거다.
1. 지구가 우주에서 열라 중요한 곳이다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이유(조물주의 아들 예수가 하필 지구에서 태어나는 등), 혹은 자원과 식량(인육이 실은 무척 맛있다고들 함)등 경제적인 이유로 우리 지구가 실은 우주적으로 나름 의미 있는 행성인 거다. 성지순례를 위해, 혹은 사냥과 목축, 광업 등의 이유로 은하계의 알파 사분면(스타트렉의 우주에서 은하계를 4등분한 지구쪽 지역. 자세한 것은 스타트렉 참조)에서 주요한 여행지나 투자처인 것.
2. 웜홀 등 외계인들이 찾아오기 수월한 지리적 이점이 있다
스타트렉의 ‘딥 스페이스 나인(Deep Space 9)’ 시리즈를 보면 강대한 카다시아 제국의 식민지였던 베이조(Bajor) 행성 주변에서 우연히 수만 광년 떨어진 델타 사분면으로 직통하는 신비의 웜홀이 발견된다.이를 통해 약소국이던 베이조가 갖는 은하계에서의 지정학적 위치도 급상승하게 되며 이 지역으로 수많은 외계인들이 몰려들어 각축을 벌인다.
혹시 지구가 머 이런 비슷한 입장에 있는지, 알게 머냐…
3. 외계인들은 실은 그렇게 먼데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광속한계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수많은 UFO들이 지구상에 출몰할 수 있다면, 역시 오컴의 면도날에 의거해 가장 심플한 답을 추론해 낼 수 있다. 이넘들은 열라 먼데서 개별적으로 오는 게 아니라 지구 주변 어딘가에 오랜 세월, 항상 진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들 중 우원이 무게를 두는 것은 3번이다. 1, 2번도 가능은 하겠지만 별로 그럴싸하지 않고, 아무래도 지구상에 나타나는 수많은 UFO들을 설명하려면 3번의 논리가 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럼 이제 이넘들이 대체 왜 이 주변에 퍼질러 있느냐는 새로운 질문이 대두된다.
이와 관련되어 우원의 추론은 이렇다.
지구와 그 주변에서 과거의 어느 시점에 엄청난 우주적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지구와 태양계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쳤고,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기록도 남지 않고 공식적으론 잊혀졌지만 설화와 신화, 전설 등등의 형태로 인류의 집단적 기억 속에서 지금껏 면면히 전해져 왔다.
그러나 이 사건은 아직도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다. 여전히 그 영향에 따른 세력과 조직의 움직임이 존재하고,주도권에 대한 각축, 존속과 재건, 복수, 경쟁과 모략이 횡행하고 있다. 이는 지구상에 나타나는 UFO는 물론 태양계의 비밀과 인류 문명의 근원, 나아가 과거 필자도 깊숙이 다룬 바 있는 프리메이슨과 각종 비밀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미스터리들의 궁극적인 바탕과도 관련된다.
그렇다…. 지금 우원은 열분들이 궁금해 하는 모든 음모론의 근저가 되는 숨겨진 역사, 누구도 감히 함부로 상상하거나 언급하기 어려운 태고의 범우주적 비밀에 대해 접근해 보려는 거다.
그리고 이 논의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제 지구가 아닌 태양계의 다른 행성 하나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
살해된 별… 비극의 땅 화성으로.
To be continued
신년특집 외계문명과 인류의 비밀 Chapter 2
본 우원이 초등학교 2,3학년 때쯤일 거다. 동네의 유일한 만화방 ‘별서점’에 ‘화성 특공대’라는 (일본) 만화가 있었다.
평범한 소년인 주인공은 어느날 밤 고대 화성으로부터 찾아온 전령을 만나게 된다. 그는 이미 오래 전에 멸망한 화성의 운명을 바꿔놓을 사람은 소년과 그 가족밖에 없다는 뜻 모를 말과 함께 그들을 수만 년 전의 화성으로 데려간다.
그때 화성은 문명의 사활을 건 전쟁 중이었고, 이미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화성인들은 전쟁의 승패를 가늠하게 될 마지막 전투에 남은 전력을 집중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소년과 가족이 가진 어떤 힘이 필요했다. 머 누구와 싸웠는지, 그 힘이 뭐였는지 등은 기억나지 않는다. 30년 전이니 이해하시라…
암튼 그래서 비장하고도 영웅적인 한판 승부가 벌어지게 되지만 역부족. 와중에 소년의 어머니도 희생되고 결국 화성 문명은 절멸의 길을 향하게 된다. 그러나 소년과 가족은 대파국 직전에 다시 현재의 지구로 돌려보내지고, 그들은 마치 긴 꿈을 꾼 것처럼 자다가 일어난다.
하지만 이미 죽은 엄마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우원은 그 어린 시절 딱 한번 본 이 만화를 30년간 잊지 않고 있다. 왠지는 모르지만 그 스토리가 내게 준 충격과 전율이 이상할 정도로 강렬했기 때문이다. 저것이 당연히 사실이어야 할 것 같은, 무언가 엄청난 비밀을 알고 만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그리고 세월은 지나 이제 어느덧 2000하고도 10년.
그 30년 동안 여러 대의 무인 화성 탐사선이 화성을 방문했고 점점 선명하고도 놀라운 사진들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우원이 그 만화를 읽기도 전인 70년대 바이킹 탐사선이 찍어온 사진들을 통해서도 ‘인면암(Face on Mars)’, ‘사이도니아(Cydonia)’ 등 화성의 인공 구조물에 대한 많은 논의가 촉발되었었다.
1976년 바이킹이 찍은 이 사진은
인공적 조각상이 아니냐는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인면암에서 멀지 않은 사이도니아 지역.
주변의 언덕과 산 등등의 지형이 기하학적
으로 의미 있는(혹은 계산된, 즉 인공적인)
배치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된다.
우원도 10여 년 전까지 인면암이나 사이도니아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하학적 구도, 즉geometry 적 분석은 결국 정황 증거에 불과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런 건 처음엔 대단히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은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라도 그럴듯하게 끼워 맞추는 것이 쉬운 분야이다. 즉 사실보다 해석이 우선할 여지가 너무 큰 거다.
그리고 20세기 말 새로운 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Mars Global Surveyor) 가 찍은 인면암의 사진은 이 형상이 인간(휴머노이드)의 얼굴은 물론 어떤 형태의 인공물이어야 할 개연성도 제거해 버렸다. 결국 자연현상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낸 착각이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리처드 호글랜드 같은 연구가는 여전히 얼굴이라고 주장하지만).
90년대 말 글로벌 서베이어가 찍은 ‘인면암’
그래서 이 사진들이 퍼지던 시점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실망과 좌절을 경험한 것이 사실이다. 우원 역시99년 캐나다에서 이 자료들을 신속히 접하고는 큰 실망감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서베이어는 물론, 비슷한 시기 화성 표면에 착륙한 패스파인더 등이 촬영한 더 많은 사진들이 쏟아져 들어오며 전세는 다시 역전되기 시작한다. 위 인면암 만큼의 직관적인 충격이나 감동은 부족하더라도, 찬찬히 보면 오히려 더 신빙성이 높은 많은 자료들이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질이 좋아서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착시의 효과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그럼 이런 관점에서 새로운 사진들을 좀 보시자.
위는 화성의 땅바닥에 떨어져 있던 것이다. 아주 이상한 형체고 마치 사막에서 죽은 동물의 뼈 같이 보이는데 머 착륙선에서 떨어져 나간 부속품 쓰레기라는 주장도 있다.
이건 속칭 ‘해골’이다. 휴머노이드 계통의 해골과 유사하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렇게 보이시는가…?
이건 소위 ‘석상’이다. 사람이 앉아서 손을 들고 있는 모양과 비슷해 보인다. 화성 문명의 증거일까..?
그럼 이런 사진들에 대한 우원의 소감을 말씀 드려 보자.
...흥미롭긴 하나, 오히려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지표에서 찍은 이런 사진들은 해상도가 떨어지기도 하지만(아주 작거나 멀다는 뜻), 그보다도 우리의 시각적 습관을 바탕으로 사람이나 동물, 얼굴 같은 익숙한 형상에 맞추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건 인간의 본능이지만, 그렇기에 위의 인면암 경우처럼 특히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이런 것들은 얼핏 눈길을 끌지만 실은 좀 특이하게 생긴 돌무더기나 흙덩이가 우연히 이렇게 찍혔을 가능성이 너무 높기 때문에 큰 가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흙 속에 진주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아주 정밀한 사진을 보고서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우원의 견해다.
이 정도 전제해두고 이제 더 그럴싸한 것들로 들어가보자.
이것은 화성 궤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상한 튜브의 중간중간에 원형의 지지대들이 촘촘히 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두 개가 아니다..
이 튜브 혹은 터널들은 폭이 약 20~40미터이고 길이는 수백~수 킬로미터에 달한다. 만약 이것이 자연이 만든 거라면, 대체 이런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연 현상은 무엇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상에 이 비슷한 것들이라도 있던가…?
재미있는 것은 이 튜브 혹은 터널의 존재를 미리 알거나 예견한 것 같은 두 가지 일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19세기 말 미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로웰이 제기한 화성의 ‘운하’ 설이다. 그는 오랜 관측 끝에 화성에서500여 개 이상의 운하를 발견했다고 보고했고 1896년 ‘화성과 운하’, ‘생명 발상지로서의 화성’ 등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러면서 그는 화성에는 지구인보다 진보된 종족이 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운하론은 이후 성능 좋은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운하를 관찰하지 못한 다른 천문학자들에 의해 착각과 집착의 산물로 치부되고 사라져갔다. 하지만 혹시 로웰이 본 것은 바로 이 튜브들은 아니었을까. 그가 관찰하던 당시 어떤 환경적 특성이나 이유들로 유별나게 관찰이 용의했던 건 아닐까?
이제 아래를 보자.
‘10개의 놀라운 이야기’ 라는 1940년대의 만화책이다. 오른쪽 아래 ‘Mars-Tube’라는 제목이 보이고, 왼쪽 위에는 우리가 방금 본 사진과 똑같은 구조의 투명한 튜브 그림이 그려져 있다. 갈비뼈 같은 원형 지지대가 촘촘히 박힌 점까지 동일하다.
이런 것도 그냥 우연에 불과한 걸까…?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설사 이것이 인공 구조물은 아니라고 한들, 적어도 특수한 식물이나 모종의 생명 현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화산이나 지진 등 지질학적 이유만으로 생겨나기에 이 형상은 너무 복잡하고 크고 또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나가 보자.
이 사진에서 땅속에 반쯤 묻힌 사각형의 유적지를 보는 것은 우원 혼자 뿐인가?
아까 인간의 시각적 습관에 대해 언급했듯, 인간이나 동물 등 우리 눈에 익숙한 형체는 자연에서도 얼마든지 찾아 질 수 있다. 그러나 각 모서리의 내각이 90도를 이루는 직사각형의 대형 구조물은 자연계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열분들도 만약 화성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이 사진을 봤다면 어땠겠냐? 당연히 고대 유적지의 항공 사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게 다가 아니다. 아래 영상을 함 보자.
보는 바와 같이 화성 표면에 일종의 구조물 같은 것이 있고, 거기서 강력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빛이 발산되는 지점의 구조물은 아무래도 기계 장치로 보이고 금속적인 질감도 느껴진다. 이게 단지 그림자와 광원의 착각에 불과한 걸까?
한편 아래의 것도 있다.
왼쪽부터 점점 확대한 사진인데, 길쭉하게 솟은 직사각형 모양의 기둥(monolith)임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다. 이런 형태의 바위는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한 장면이 떠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
최근 뉴스에 나온 거지만 아래와 같은 형상도 발견되었다.
이 물체의 특기할 점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얇고 복잡한 형태와,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좌우대칭이고 돌이나 흙보단 금속성의 질감이란 점이다. 뉴스에서는 외계인 우주선의 잔해 운운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건물에서 떨어진 마크나 기계의 부속품 같은 느낌이다.
이런 인공스러운 물건들 외에, 마치 거대한 숲처럼 보이는 사진들도 많다. 아래는 그 중 일부다.
어떠신가. 이게 열분들이 배운 죽음의 별 화성의 실제 표면이라는 점, 믿을 수 있으신가?
그러나 역시 화성 문명의 진정한 증거는 바로 아래의 충격적인 한 컷이다.
이 사진이야말로 화성에 인류와 유사한 지적 생명체가 명백히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화성 표면의 척박한 환경 하에서도 생존할 수 있음은 물론, 탐사명목으로 제 맘대로 우주선을 보내고 심지어 ‘정복’ 운운 하는 인류의 오만함을 경계하고 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인 것이다.
미안하다. 도저히 이 유혹은 참을 수 없었음이다...
어쨌거나, 다들 알다시피 화성에는 과거 풍부한 물이 있었고 지금도 얼음 형태로 많아 남아 있다. 이것은 NASA나 정식 학자들도 이제는 모두 인정하는 바이고 어쩌면 미생물들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역시 공식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위의 사진들을 보다 보면 미생물보다 훨씬 복잡한 생명체의 존재는 물론, 과거 어느 때인가 인류문명에 버금가는 고등 문명이 존재했던 건 아닌가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우원 등 엉뚱한 넘들만 했던 게 아니다. 1960년 3월,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의 자문관인 프레드 싱어 박사는 화성의 두 위성 중 하나인 포보스(Phobos)가 실제로는 오래전 화성인이 발사한 인공위성으로 속이 빈 물체 가능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반지름 6Km에 불과한 포브스의 이상한 형태와9,378Km라는 낮은 궤도(달은 38만킬로), 7시간 39분을 주기로 하는 엄청난 공전 속도, 기묘한 궤도 등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 포브스의 표면에도 위에서 본 것 같은 모노리쓰가 하나 서 있다. 이것도 마냥 우연인 걸까.
이 모든 사진들의 정체를 떠나서라도, 화성에는 아래와 같이 거대한 강이 흘렀던 흔적들과 물에 의해 퇴적된 델타가 존재한다는 점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아마 지구 이상으로 많은 물이 넘쳐났을 것이고, 그게 가능했다는 것은 온도가 최소 빙점 이상이었다는 뜻이고 대기 역시 지금보다 훨씬 두터웠다는(아니면 물이 증발) 의미다.
그런 세계라면 지구처럼 푸른 하늘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그때의 화성은 ‘레드 플레닛’이 아닌 지구와 아주 비슷한 행성이었던 거다...
이렇게 지구와 유사한 환경이었다면 진화 역시 유사한 경로로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아마 생명체가 있(었)고, 심지어 모노리쓰를 세우거나 유적을 남기거나 튜브를 만들거나 인공위성을 띄울 정도의 문명이 발달했을 수도 있다. 지구가 그렇게 된 걸 생각하면 화성이라고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새로운 질문이 대두된다.
대체 화성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생명체나 도시는 물론이고 저 많던 물까지 싹 말려 버려 사실상 죽음의 별로 만들어 버린 엄청난 재앙…
그 무시무시한 사건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To be continued
그럼… 화성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한번 추적해 보자.
먼저 아래의 사진을 주목해 주시기 바란다.
1편 맨 마지막에도 등장한 화성 사진이다. 지난 번에 이걸 보면서 멀 느끼셨는가.
붉은 행성? 으스스한 포스? 아 물론 그런 것도 당근 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우리 눈에 익숙한 달 같은 곳보다는 보다는 훨씬 표면이 매끈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 와중에 한 가운데에 먼가 가로로 길게 그어져 있는 생채기 같은 것도 보인다.
색깔을 다르게 처리한 아래의 사진을 보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 자국은 실은 거대한 계곡이다. 화성의 대협곡(Mars Grand Canyon)이라고 불리는 이넘의 규모는 길이가 장장 3천여 킬로미터에 깊이는 8천 미터. 지구상에서 가장 큰 협곡인 미국 애리조나의 그랜드캐년이 겨우 450km에 1500미터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지구보다 훨씬 작은 화성 표면에 있는 이 계곡이 얼마나 말도 안되게 거대한 것인지 짐작 가능하다.
그럼 대체 이런 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그랜드 캐년은 수억년 간 콜로라도 강에 깎이고 또 주변에 고원이 융기하면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하지만 그보다 훨씬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대협곡도 과연 그렇게 만들어진 것일까. 그러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나 많은 양의 강물과 지각 변동이 필요한 걸까?
아래는 중심부를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이건 아무래도 물에 의해 생긴 거라기 보다는 뭔가에 왕창 긁히거나 길게 퍼낸 것 같이 보이지 않냐? 강물 땜에 만들어진 거라면 어떻게 저 자리만 저렇게 될 수가 있냔 말이다.
실제로 지구상의 그랜드 캐년과 비교해 보면 그 형태상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한 눈에 확인 가능하다.
...이제 아래 사진을 보시자.
왼쪽 아래 태양계에서 제일 큰 산인 올림푸스 산과 분화구가 뚜렷이 보인다. 보다시피 화성의 곡면과 비교해도 그 엄청난 크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는데, 높이는 2만 4천 미터로 에베레스트산의 3배에 달할 정도다. 산 전체 기반의 직경만 해도 600킬로미터에 달하는 가히 괴물 화산.
그런데 직경이 지구의 절반에 불과한 작은 별(구의 체적은 4/3 x 파이 x 반지름의 세제곱이므로 지구의 반지름이 2고 화성의 반지름이 1이면 부피의 차이는 8배. 참고로 중력은 37.6%이며 대기의 양은 1/100 에 불과하다)에 이렇게 거대한 화산이란 건 좀 부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이런 엄청난 화산을 만들어낸 지질학적 힘은 대체 무엇이며, 그 에너지는 지금은 다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이제 다시 아래 사진을 보시라.
이건 저 위 화성 전체 사진의 왼쪽 구석을 클로즈업한 것이다. 거대한 화산 세 개가 연이어 늘어서 있는데, 요 밑의 사진을 보면 이 세 화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올림푸스 산도 함께 모여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크기를 비교해 보면 이 세 화산도 지구에 가져다 놓으면 최대의 화산이 되고도 남을 넘들이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 유독 이 지역에서만, 화성은 물론이고 태양계 전체에서도 가장 큰 화산들이 연이어 만들어질 정도의, 말 그대로 미친듯한 지질 활동이 일어났었다는 뜻이다.
지구에 이런 규모의 화산들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그 활동은 아마 지구에서는 한번도 벌어진 적이 없는 규모의 어떤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것이다. 지각이 요동치는 수준을 넘어 행성이 통째로 흔들리고, 그 결과 높이 24km의 화산이 만들어져 그 엄청난 에너지를 분출하면서 하늘에 뿜어 대는....
이 지경이 되면 이제 우리가 접해 온 무시무시한 재난 영화나 둠스데이 시나리오 정도는 우스워진다. 땅과 하늘이 뒤집어지며 모든 것이 불타고 무너지고 땅 속으로 꺼지고 공중으로 날아간다. 대기가 사라지면서 한때 파랗던 하늘은 검게, 이어서 붉게 변하고 바다와 강은 순식간에 증발하거나 얼어붙는다. 이 모든 경천동지의 대 참사가 몇 달, 어쩌면 불과 며칠 사이에 벌어지고 마는 거다.
이런 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가능하다. 그리고 이것은 그저 우원의 상상만이 아니다. 아니, 오랜 세월 상상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아래를 보라.
위는 ‘뉴스 오브 더 월드’ 따위의 기사가 아닌 위키피디아 뉴스에 실린 내용이다. 대충 번역하자면, 미국의 마스 르네상스 오비터와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 등 최신 무인 탐사선의 조사에 따르면 화성의 북반구에‘명왕성 크기’의 초거대 소행성이 충돌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
현재 화성의 북반구에는 화성 전체 면적의 40%에 달하는 움푹 파인 지형이 있는데 이를 보레알리스 분지(Borealis basin)라고 한다. 사진상으로 보면 파인 것으로까지 보이진 않지만, 실제 이 지역은 남반구에 비해 약 3Km나 낮은 거대한 분지이다.
70년대 바이킹 탐사선이 사진을 찍어온 후, 이런 이상한 지형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많은 의문과 이론이 제기되었었다. 그러나 이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직경 1900 킬로미터에 이르는 엄청난 크기의 천체가 충돌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는 거다.
위 사진은 화성의 지형을 고도에 따라 색깔로 표시한 것이다. 푸른 색이 낮은 지대, 붉은색으로 갈수록 높은 지대이다. 마치 귤껍질을 벗기다 만 것 같은 형상으로, 위 우측로 보이는 푸른 지역이 바로 보레알리스 분지인데 그 면적이 화성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우측 구석에 올림푸스 산 등이 보이고 앞에서 본 계곡은 사진 뒤편으로 나 있다.
행성 하나를 이 꼴로 만들어 놓을 정도의 충돌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규모였을지는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 그러나 우원의 생각에는 위키피디아 뉴스의 관점처럼 보레알리스 분지 쪽 북반구에 직접 타격이 이루어진 건 아니다.
왼쪽 아래 검푸른 지역에 주목해 보자. 이것은 역시나 태양계에서 가장 큰 충돌 분화구(impact creator)중 하나인 헬라스 플래니시아(Hellas Planitia) 이다. 이 충돌 자국의 직경은 2300킬로미터에 이르고 깊이도 7km나 된다. 북반구의 분지에 비해 푸른 색이 더 짙다는 점은 그만큼 더 깊단 소리다.
따라서 화성을 절멸시킨 타격은 실제로는 여기에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럼 보레알리스 분지는 왜 생긴 걸까?
우원도 동의하는 일부 연구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이것은 헬라스에 충돌한 물체의 엄청난 힘이 반대편의 지각을 통째로 날려 버린 결과다. 무협지에 간혹 등장하는, 배에 장력을 맞았는데 등짝이 터져나가는 것과 유사한 상황을 상상하면 된다.
생각해 보자. 아무리 강력한 충돌이 발생한다고 해도 행성 전체가 당구공처럼 휙 날라가 버리는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그건 행성의 엄청난 질량 때문이다. 따라서 충격이 거의 흡수/분산되지 못하므로 그 에너지는 고스란히 행성 내부에서 바깥으로 터져 나가는 힘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건 마치 교통사고를 낸 경우 차라리 차가 적당히 찌그러지거나 굴러가는 게 낫지, 어떤 이유로든 전혀 찌그러지지 않거나 충돌 위치에 고정되어 버리는 경우 내부의 2차 충격을 탑승자가 고스란히 받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무겁고 차체가 강한 SUV가 오히려 위험하다는 논리의 일반적인 근거).
다시 말해, 헬라스 지역에서 발생한 엄청난 충돌 에너지는 1차로 주변을 초토화시킨 후, 곧이어 몇 시간에 걸쳐 행성의 중심과 내부를 통과해서 반대편으로 향했을 것이다. 그 타격 에너지로 보레알리스의 3km두께의 지각 껍데기가 터져 나가면서, 그 위의 모든 생물이나 건물 등과 함께 우주 공간으로 흩뿌려지는 거다.
거대한 협곡은 아마도 이 에너지의 분출이 가장 크게 집중된 지역일 것이다. 즉 배에 맞은 장력의 내공으로 등짝이 터져나가 과정에서 척주의 갈라진 부분인 거다. 이 지점은 반드시 충돌 지점과 정확히 반대일 필요는 없는데, 화성 내부 물질의 밀도 분포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어 지각과 멘틀 내부에 엄청난 지진파들이 돌아다니며 올림푸스 산을 비롯한 화산 활동을 만들어 내고(따라서 이 화산들은 일단 지표가 날아가버린 후 그 밑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용암과 화산재, 분진들을 뿜어 내 결국은 보레알리스 지역을 반반한 현무암으로 깨끗이 도배하게 된다.
주류 학자들에 따르면 이 충돌은 수십억 년 전 태양계의 소행성 움직임이 아주 활발하던 시절에 일어났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정황에 따른 해석일 뿐이며 인류가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거대 규모의 지질학적 조사를 벌이지 않는 한 이를 정확히 알아낼 방법은 없다.
특히 보레알리스 분지의 경우 달표면 등과 달리 자잘한 충돌의 흔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이 현무암 표면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이 부분이 바로 우리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둔다. 만약 이 사건이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니라면? 수십억 년도 수억 년도 수천만 년도 아닌, 불과 십여만 년 전이나 몇 만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면 어떨까?
인류의 알려진 역사(기록이 시작된 때)는 불과 1만년도 되지 않고, 그 이전은 2만년 전이던 3천만년 전이던 역사적인 시각에서는 그저 선사시대나 ‘과거’로 뭉뚱그려질 뿐이다. 즉 가까운 행성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던 간에 우리의 역사 기록에는 어차피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구전되며 변형되는 전설과 신화, 민담 등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풍화된 도시의 흔적인가 자연 지형인가…?
…아득한 옛날. 화성에는 현재의 인류와 비슷한 지적 생명이 출현했다. 그들은 차차 문명을 세우고 도시를 건설하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우주를 탐사하며 번영해 갔다.
그런데 그들에게 공포의 그림자가 비치기 시작한다. 하늘 너머 우주에서 비롯된 재앙…. 그로 인해 한때 풍요로 가득했던 화성은 다시는 생명이 살 수 없는 불모의 행성으로 죽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멸망 직전, 일군의 화성인들은 살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곳, 그간 사파리나 휴양처로 쓰여오던 푸른 행성으로의 도피를 시도했다. 그 중 일부는 그곳에 무사히 도착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발달된 기술로 이미 오랜 세월 진화에 간여해 오고 있던 터라 종족간의 교배는 어렵지 않았고, 점차 화성인과 원주민의 피가 섞인 새로운 종족이 태어나고 문명이 발달해 갔다.
그 행성의 이름은, 이후 지구라고 불리게 된다.
…머 이 정도가 그 동안의 이야기에서 떠올려지는 스토리일 거다. 허나, 여기서 멈춘다면 우원이 아니다. 이 시나리오를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겨둔 채, 우원은 여전히 남아 있는 의문에 대해 또다시 과감하게 접근해 보려 한다.
과연 화성에 충돌한 것은 무엇인가? 그저 우주 공간을 떠돌던 소행성이던 걸까….?
To be continued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이란 게 있다.
프로이센의 비텐베르크 대학의 교수 티티우스(J.D Titius)가 1766년에 발견, 1772년에 베를린의 천문대장 보데에 의해 공표된 이 법칙의 내용은, 지구를 1행성으로 하고 거리를 1 AU(약 1억 5천만 킬로미터)로 잡으면 n번 행성의 거리 a는 아래와 같이 된다는 것이다.
a=2n×0.3+0.4
이 법칙은 만유인력의 법칙에서 도출된 것이 아니라 수금지화목토의 확인된 위치에 따라 경험적으로 산출된 것을 수학으로 정리한 거다. 그러나 이 6개의 행성에 적용되는 법칙이라면 단순히 우연은 아닐 것이고, 따라서 이를 근거로 새로운 행성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이후 계속되었다.
18세기 말 당시에는 망원경과 관측 기술의 한계로 수금지화목토, 즉 지구+5개의 행성 밖에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 식을 통하면 관측이 되지 않는 행성들의 위치도 대략 추정해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목표하는 것이 어디쯤 있는지 예상할 수 있다면 관측이 훨씬 용이한 만큼, 이런 법칙의 존재는 분명한 도움이 된다. 그리하여 결국 1781년 천왕성을 발견했고, 이후 해왕성을 찾게 되었던 거다.
그런데 이러는 과정에서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에 따르면 n=3일 때 2.8AU 의 위치에 하나의 행성이 있어야 했다. 지구가 1이니 화성은 2, 그 다음 행성은 3이 되는 거니까 순서상으로는 목성인데, 실제 목성의 위치는 n=3이 아니라 4에 해당되는 곳에 있다. 즉, n=3 에 있어야 할 행성은 그 자리에 없는 거다.
이곳은 바로 목성과 화성 사이의 지점이다.
그러나 그곳이 텅 비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의당 4번째 행성이 있어야 할 이 위치에는 대신 무수한 작은 소행성들이 소행성대(asteroid belt)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높이 1억 km, 두께 2억 km 에 걸쳐 수백만 개의 소행성이 모여 띠를 이루고 3.3~6년 간격으로 태양을 공전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은 2006년에 왜소행성(Dwarf Planet)의 지위를 부여 받은 세레즈(Ceres)이다.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에 의거, 천문학자들은 예전부터 이 세레즈를 행성과 비슷한 지위에 놓고 싶어했다. 그러나 지름이 950킬로미터에 불과해 한반도 수준인 이넘을 행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이고, 2.8AU의 위치에 있어야 할 n=3 의 답이라고 하기에는 아무리 봐도 심히 부족하다. 세레스와 몇몇 외의 나머지 소행성들은 말 그대로 바위 덩어리 수준일 뿐이다.
그럼 이제 궁금해진다. 이 거대한 소행성대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왜 ‘행성 대신’ 이런 돌 부스러기들이 이곳에 있는 걸까?
이쯤 되면 열분들도 직관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n=3에 있던 행성은 파괴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우원이나 열분들만의 상상이 아니라, 심지어 주류학자들조차도 소행성대가 행성의 잔해일거라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다만 그 시점을 태양계 생성기인 수십 억년 전으로 잡고 있을 뿐이다.
증거가 마땅히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생각에는 그게 가장 그럴싸하기 때문일 뿐이다. 붕과의 원인으로는 목성의 인력이라던가 접착물질의 부족 등이 이야기되고 있으나, 이것들 역시 추정일 뿐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우리한테 또다시 상상의 여지를 준다.
화성의 Hellas planitia 의 위용…
왼쪽 끝에서 오른 쪽 끝까지 2300km
상상이 되시는가.
그럼 이제 논리적으로 접근해 보자.
1) 화성 표면에는 거대한 충돌의 자국이 남아 있다
2) 그 충돌은 멀쩡한 행성 하나를 완전 괴멸시킬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3) 그 화성의 바로 바깥쪽 궤도에는 수백만 개의 소행성들이 있다
4) 이 소행성들은 그 자리에 있던 행성의 잔해로 추측된다
이 속에서 화성의 괴멸과 n=3 행성의 파괴가 먼가 관련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럼 이걸 바탕으로 더 생각해 보자.
보수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저 소행성대는 이미 수십 억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고 그 중 하나가 어쩌다가 튀어 나와서 화성에 부딪힌 거라고 가정할 수 있다. 허나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우원은 부정적이다. 이유는 현재 소행성 중 가장 큰 넘인 세레즈도 지름 950km 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자들에 따르면 화성에 부딪힌 물체는 지름 1천 킬로가 훨씬 넘는, 명왕성에 육박하는 크기라고 한다.
그렇다면 수백만 개의 소행성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어느 날 궤도에서 빠져 나와 우연히도 화성과 정면 충돌했다는 건데, 이런 확률은 희박해도 너무 희박하다.
태양계의 행성들과 위성 일부의 지름 크기 비교.
당당히 행성의 지위를 가진 수성은 실은 가니메데나 타이탄 등 목성과 토성
의 위성들보다 작다. 한편 지구의 달은 모성인 지구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무지막지하게 크며, 얼마 전까지 행성의 지위를 가졌던 플루토(명왕성)는
비교적 초라한 크기이나 이런 것이 화성이나 지구에 부딪힌다면
그 위의 모든 생명체들에게는 아무런 생존의 희망도 없다.
두 번째로, 문제의 행성 (앞으로 Z라고 지칭한다. 그냥)이 파괴 and 폭발할 때 화성도 그 타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때는 수백만 개의 잔해들이 사방으로 흩뿌려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 거대한 파편 하나가 우연히 화성의 헬라스 지역에 충돌한다…
일견 그럴 듯 하다. 그러나 이 가정을 잠시 멈춰두고, 이 시점에서 충돌 사건의 발발 시기에 대해 함 생각해 보자.
이 충돌이 과연 수십억 년 전 태양계 생성기에 일어난 일일까? 그렇게 보기엔 앞뒤가 좀 맞지 않는다. 알다시피 충돌을 통해 화성은 하늘과 땅이 뒤집어지는 대파국을 맞았고, 그 과정에서 모든 물은 증발하거나 얼어붙었다.따라서 지금 화성의 강과 델타의 흔적들은 모두 충돌이 있기 오래 전에 만들어진 거다.
그렇다면, 다른 행성들은 이제 겨우 포메이션을 갖추어 가던 수십 억년 전에 화성에는 강과 평야와 퇴적지가 이미 다 있었다는 건가? 이건 말이 안 되는 만큼, 아마도 충돌은 그렇게 오래 전에 벌어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 과연 언제일까. 다시 추론해 보자.
화성에는 초속 100미터의 엄청난 모래 폭풍이 불곤 한다. 이런 폭풍이 하는 장기적인 역할은? 당연히 풍화와 퇴적이다. 초속 100미터면 시속 360킬로미터니 지구상에서는 거의 경험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풍속.
이런 모래 바람이 상시로 불어 닥친다면 지표면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산이 깎이고 계곡이 사라지고 강의 흔적이 지워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러나 지난 시간에 본 것처럼 화성 표면에는 아직 너무도 선명하게 강줄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 따라서 화성에서 일어난 대 충돌은 어쩌면 주류 학계의 견해보다 훨씬 최근인, 몇만 년 전이나 몇 십만 년 전의 일일지도 모른다. 증거는 없지만 불가능한 가설은 아니다.
그렇다면, 한 몇만 년이나 몇 십만 년 전쯤에 모종의 이유로 행성 Z가 먼저 파괴되고, 이어 그 중 거대한 파편이 화성에까지 날아와 같이 죽어 버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화성 입장에서는 새우등 터진 거니 여간 억울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도 그리 일어날 성 싶지는 않다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충돌한 물체가 너무 큰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되는 결과는 수많은 크고 작은 파편들의 융단 폭격이지, 명왕성 크기의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덩어리 하나가 휙 날라가서 태양계에 몇 개 밖에 없는 행성에 우연히 부딪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Z의 크기가 얼마나 되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소행성대의 돌덩어리 잔해들로 보아 목성이나 토성 같은 가스 행성이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크기 역시 그리 거대하지는 않고 지구나 화성, 금성 등의 내행성들과 유사했을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통째로 폭발한다 한들 지름 천여 킬로미터에 이르는 파편 덩어리가 많이 생성될 가능성도 크지 않고,더욱이 그 중 하나가 수천만 킬로미터를 날아가서 마침 지나가는 화성을 정면으로 때린다는 우주적 교통 사고의 발생 가능성은 아마 우원이 제시카와 사귀게 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일 거다(그러나 며칠 전 날라간 내 노트북을 복구하는 가운데 새 배경화면은 티아라 효민으로… 미안 시카. 니 사진은 진짜 오래 있었어).
물론 제시카도 여전히 좋지만, 며칠 전 상상더하기에 나왔던 효민이 엉터리 김혜자 춤을 추는 광경을 보는 순간 내 맘은 어쩔 수 없이…
아니, 암튼간에, 흠, 결국 Z가 폭발하는 상황에서도 화성이 이런 거대한 파편을 맞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소리다.
그럼 대체 머란 말이냐…?
이제, 우리는 사라진 행성 Z에 대해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미 없어진 행성이니만큼 객관적인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와중에도 실마리들은 있다.
아래 사진을 보자.
전형적인 달표면 비슷한 곳으로 눈에 익숙한 광경이다. 그런데, 잘 보면 우측 위쪽에 이상한 것이 하나 있는 걸 알 수 있다.
확대하면 이렇게 된다…
보다시피 직사각형의 모양에 아래쪽으로 관 같은 것이 하나 뻗어 있고, 판판한 지붕은 햇살을 받아 반작거린다.한편 우측의 그림자는 이 물체가 상당한 높이를 갖고 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이건 지금껏 우원이 본 달, 화성, 포보스 등등 수백 장의 특이한 사진들을 통틀어 가장 인공물에 가까운 모양이다.
그럼 달표면에 놔두고 온 아폴로의 착륙선 받침대 같은 걸까? 아니면 화성 표면에 버려져 있는 무인 탐사선의 잔해인가. 절대 그럴 수는 없다. 이 사진은 화성도 달도 아닌, 제 3의 장소에서 찍힌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소행성 에로스의 표면인 것이다.
지름이 32km 인 바위 에로스는 밀집된 소행성대에 있지는 않고 지구와 화성, 화성과 목성 사이의 궤도에 섞여 공전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행성 Z에 대폭발이 일어났다면 그때 날라왔을 파편으로는 현실적인 크기일 거다.
2010년 1월 23일 토요일의 에로스 위치.
푸른색으로 표현된 궤도를 보면 화성 궤도의 외부와 내부를 넘나드는
에로스의 특이한 공전궤도를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특기할 점은, 이 소행성을 탐사하기 위해 미국이 무인 탐사선까지 보냈다는 사실이다.
니어 NEAR (Near Earth Asteroid Rendezvous, 2000년 슈메이커 Shoemaker 로 개명) 라고 이름 붙여진 이 탐사선은 98년 12월에 에로스에 접근하다가 로켓에 문제가 생겨 실패하고, 2000년 2월 14일 다시 에로스의 궤도에 진입하여 사진 촬영 등 탐사 활동을 벌인 후, 2001년 2월 12일에는 에로스의 표면에 착륙하기에 이른다(물론 위의 사진은 착륙 전에 찍은 거다, 다시 뜨지는 못했으니).
이 부분에서 황당한 것은, 원래 이 탐사선은 공식적으로는 착륙을 위해 만든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존스 홉킨스대 응용물리학 연구소의 로버트 파쿠하르 박사는 ‘슈메이커의 연료가 거의 바닥이 나서 계획에는 없던 착륙을 시도했다’ 며 ‘착륙장치가 없기 때문에 매우 부드러운 착륙은 아니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지름 32km의 눈꼽만한 소행성 탐사를 위해 엄청난 돈이 드는 탐사선을 발사한 것도 조금 갸우뚱 하는데, 착륙장치도 없는 와중에 억지로 착륙시킨다?
그리고 착륙장치 없이 소행성 표면에 내린다는 게 과연 가능한 걸까? 그렇다면 실은 추락시킨다는 건데, 아무리 연료가 바닥이 난다 한들 이런 짓을 할 이유가 뭐냔 말이다. 더욱이 슈메이커는 4개의 태양전지에서 컴퓨터와 카메라 등의 주된 동력을 얻는데, 이미 에로스의 궤도에 안착된 상태에서 지구로 돌아올 것도 아니면서 무슨 연료가 또 필요하단 말인가.
…그들은 거기서 무엇을 보았고 또 알고 있는 건가?
에로스의 구조물을 3D로 형상화한 모습. 흐릿하고 엉성한 형태를 이런 작업으로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에 회의적인 우원이나, 이 경우만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에로스의 표면에 있는 것이 실제로 인공 구조물이라면, 그리고 에로스가 행성 Z의 잔해던가 아님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다면, 우리는 또 한가지의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파괴된 행성 Z에도 문명이 있었던 것인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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